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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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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초매트의 틑어지는 단점을 보완하여 멀칭하자_211006 el seis de octubre el miércoles_шесть Октябрь среда 작업시간 : 150분, 걷은 부직포 갯수 : 5이랑개, 걷은 비닐 개수 : 2이랑 개 21년 봄에 제초매트를 약 10m 단위로 잘라서 이랑을 덮었다. 일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제초매트를 까는 시간은 10% 더 걸렸다. 새 제초매트는 잘 말려있기 때문에 펴기가 쉽기 때문이다. 1차년도에는 그렇지만 2차년도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랑길이가 똑같지 않기 때문에 제초매트를 들고 길이가 같은 이랑을 찾느라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한다. 매우 힘든 일이다. 게다가. 제초매트의 절단작업은 마당에서 편안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1차년도에 시간을 10% 더 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21년 가을에 제초매트를 걷는 시간. 이랑단위로 기다란 제초매트를 걷고 개려면 시간당 2개를 할 수 있다. 왔다갔다 하는 시..
노동은, 느끼고 비교하고 판단하고 계획을 세운다_211005 어머니가 톱으로 잘라놓은 고추대를 뽑았다. 어머니가 어떻게 작업을 했나 봤더니 고추대 일단에 묶어놓은 양말목을 풀고 철근과 고추대 사이로 톱을 집어넣어 자르셨다. 힘든 일이었겠지만 즐겁게 하셨기를. 마른 고추대를 한쪽으로 치우고, 고추대를 뽑아서 수레에 싣고 밭둑으로 가서, 철근을 쌓아두었다. 예전에는 크고 작은 것 구분없이 마구 쌓았는데, 이제는 큰 것과 작은 것을 구분하여 쌓았다. 보기에 좋았다. 모두 다섯 줄의 철근과 고추대를 뽑아서 정리하고 나니 해가 진다. 내일은 부직포를 걷고 비닐을 걷아야겠다. 비가 내리지 않아야 일을 할 수 있다. 다음 주에는 벼베기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할텐데. 노동은, 느끼고 비교하고 판단하고 계획을 세운다.
업은 애기 3년 찾는다_함백산에서 대관령휴양림까지_211001~03 해발고도 713미터의 고한역에서 아들들을 기다렸다. 청량리역에서 오후 7시 10분에 출발하여 10시 30분에 도착한다. 탄가루의 검은 색이 떠오르지만 역사는 물론이고 주변도 모두 깨끗하다. 아무도 없는 빈 공간은 우리 차지인데, 보이지 않는 별을 찾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다. 날이 쌀쌀해서 두터운 가을 잠바를 입고, 아들들에게 입힐 옷도 준비했다. 객차 3량(?)만을 매단 무궁화호 열차가 거의 텅 빈 상태로 들어온다. 아들들이 열차안에서 손을 흔들고 그리미는 그런 아들들을 금방 발견한다. 핏줄이 당기는 모양이다. 통밀과 천연발효효모를 이용한다는 동네 빵집 디셈버에 들러 두 번의 아침식사를 위해 고소한 빵을 샀다. 수도권을 쉽게 빠져 나오기 위해서 오후 2시 출발. 고한지역은 외딴 시골 동네라 먹을 것도..
달팽이를 잡으며 수경재배를 생각하다_210927~30 el treinta de septiembre el jueves_тридцать сентябрь четверг 매일 매일 해야 할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노는 시간과 빈둥대는 시간을 줄여야 하는데, 농사일기 쓰는 시간이 줄어든다. 농사일기에 정보를 담아내지 못하고, 비슷한 느낌들을 계속 기록해 온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정보와 지식을 축적하지 못하는 일이라 언제든 폐기될 수 있다.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도 월요일과 화요일에 걸쳐서 무우 배추밭에 약을 뿌렸다. 벼 무름병과 나방 약은 물에 섞어서 배추에 뿌리고, 달팽이 약은 동그랗고 파란 알갱이로 되어 있는데, 배추 주변에 뿌린다. 귀여운 달팽이들을 죽여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데, 배추를 수확해서 김장 김치를 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실내 수경 재배로 농사를 전환하는 것이 맞을까. 물이 아니라 온갖 화공약품이 섞인 배양액으로 기르는 배추, 무..
괴산 산막이길과 안성 죽주산성_210920~21 el veinte de septiembre el lunes_дв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понедельник "새로운 형식의 욕쟁이 아줌마"의 매운 정식집에서 저녁을 먹고 긴 추석연휴 행사를 마무리했다. 일을 줄이고, 주변을 산책하며즐기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 19일 밤 늦게 무일농원으로 내려왔다. 90분만에 도착했으니 행복한 귀향길이다. 도착하자마자 아들들의 요구로 소주 한 잔을 했다. 안주가 시원찮아서 살라미햄과 계란 후라이, 크로아상을 먹으며 소주와 싸구려 보드카를 마시고 기분좋게 잠이 들었다. 8시에 느지막히 일어나서 어머니와 천재와 그리미는 생선을 찌고, 나물을 볶았다. 무엇을 할까 하다가 예초기를 매고 마당의 풀을 베었다. 두 시간 정도 마당을 정리하고 났더니 기분이 좋았다. 점심을 먹고 한 시 반에 괴산 산막이길로 갔다. 어머니가 걷기가 힘드시므로 유람선을 타고 왕복을 하기로 했다. 한 시간 내내 ..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의 향연_210916 el dieciseis de septiembre el jueves_шестн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Четверг 경제학은 인간의 가장 단순한 행위를 연구한다(12쪽) 현대 자본주의 경제, 특별히 미국 경제에 대한 이론과 답변과 중요한 사실들은 이 책으로 정리되어 있다고 보고 오래도록 읽기 위해 좀처럼 사지 않는 책을 샀다. 내가 죽을 때까지 자본주의 경제는 폴 크루그먼이 정리한 이 경제학의 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부분의 책을 성경 a testamaent 대하듯이 읽는다. 하루에 한 구절을 읽고, 묵상하고, 나와 세계를 생각한다. 지루하고 답답하게 읽는다. 성경일 수 없는 엉터리 책은, 적당한 순간에 읽기가 멈춰진다. 좋은 책 한 권의 읽기가 언제쯤 끝날까 싶다. 한 개의 문장이 나를 지배하는 그 순간을 즐긴다. 친구들이 보내 준 글이나 동영상도 그렇다. 내 글도 누가 그렇게 좀 읽어 줬으면 좋겠다...
비닐을 찢었더니 날짐승들이 땅콩 파티를 했다_210913~15 el quince de septiembre el miércoles_пятн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среда 땅콩이 잘 자랐다. 더 많은 땅콩을 수확하기 위해서 이랑의 비닐을 찢어서 씨방 자루가 흙속으로 잘 파고들 수 있도록 했다. 땅콩은 꽃이 지고 씨방 자루가 마치 볼펜 심처럼 발달하여 흙속으로 5cm 내외를 파고 들어가 그 속에서 두 개의 땅콩 알을 만든다. 비닐이 있으면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해서 씨방 자루가 흙속으로 잘 파고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를 해 두었다. 한 달도 더 된 일이다. 13일 저녁부터 14일 아침까지 땅콩을 캐면서 매우 실망했다. 일단 비닐을 찢었더니 지난 한 달 동안 비가 많이 내려서 흙이 너무 젖어 있었다. 땅콩은 모래 땅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로 흙이 모래처럼 흘러내리는 환경이어야 하는데, 습기가 너무 많아서 캐기가 힘들고, 싹이 트는 땅콩들도 있었다. 게다가 진흙을 일일이 털어내면..
내가 BTS를 좋아할 수 있을까_Butter_210908 el ocho de septiembre el miércoles_Bocemb сентябрь среда 방탄소년단이 등장해서 초등학생들에게 인기라는 소식을 들은 것이 거의 10년은 된 듯하다. 방탄이라니. 왠 군사용어인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가 막 꽃피려는 나라에서 방탄이라는 군대 용어를 사용하다니. 볼 것도 없다. 관심도 두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내가 산울림을 좋아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였다. 이상한 노래 '아니 벌써'를 들었는데, 왠지 기분이 좋았다. 그로부터 내리 40년을 산울림의 팬으로 살고, 일주일에 적어도 한 두 번은 그들의 노래를 듣는다. 서태지가 나왔다. 힙합. 좋지 않았다. 2집의 '하여가'가 좋았다. 마지막의 '그 곳에서'가 특히. 자주 듣는다. 방탄소년단이 2013년에 출발했다고 하니 이제 8년 정도 뒤쳐져서 방탄소년단을 따라가야 할 모양이다. 그럴려면 좋아야 한다. 작년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