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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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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은 새로운 학문의 시작이었지 끝은 아니었다_종의 기원_210907 el siete de septiembre el martes_Семь сентябрь вторник 아직도 논쟁을 통한 발전과 진보라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논쟁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내가 받아들이지 못한 생각들을 받아들인 것이 있나? 1) 기본소득이 10여년 전에 제기되었을 때,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가, 이제는 받아들이고 있다. 2) 영종도 신공항과 고속전철 : 90년대 초반에 이 논쟁이 벌어졌을 때, 살짝 환경론자들의 편에 서 있었다가 이제는 필요했고, 잘 한 결정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3) 기후변화 : 왔다갔다 한다. 환경론자들의 지나친 억측이라는 생각과 행성 지구의 역사에 비추어 지구는 멀쩡하지만 생명이 멸종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왔다갔다 한다. 논쟁은 편을 먹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앎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더 많은 사실들을 알아야 하고, 사실들을 쌓아서..
다윈 평전_210906 el seis de septiembre el lunes_шесть сентябрь понедельник 다윈에 대한 공부는 이미 중학교 시절인 1981년에 끝났었다. 자연환경에서 유전 가능한 돌연변이가 가장 잘 적응하여 현재와 같은 생물들이 만들어졌고, 신에 의해 뭇 생명들이 창조되었다는 이론은 종교인들의 믿음의 영역이다.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진화의 근거를 찾았고 오늘날 의심받지 않는 이론으로 확립된 쉬운 이론이었다. 작년에 읽은 도킨스의 '눈 먼 시계공'은 내가 정확하게 알고 있던 모든 진화론에 관한 생각들이 전부 틀렸다는 것을 일일이 지적한다. '용불용설'은 진화론의 한 갈래가 아니다. 훈련에 의해 획득된 형질은 유전되지 않는다. 용불용설은 그냥 열심히 공부하고 운동하라는 이야기다.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탄생한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아무리 위대한 창조자라도 바퀴벌레 한 마리가 가지고 있는 복..
설악산 대승폭포에 오르다_210904 el cuatro de septiembre el sábado_chtblpe сентябрь Суббота 한계령 코 앞까지 왔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8시까지 늦잠을 자고 커피와 빵, 오뚜기 누룽지로 아침을 먹고 간식과 음료수를 챙겨서 장수대 휴게소로 출발한다. 곳곳에 무단 주차된 차들이 너무 많다. 너무 늦게 왔나 보다. 일단 장수대 휴게소로 가 보자. 장수대 휴게소의 주차장은 넓지 않지만 다행히 우리 차를 댈 수 있는 곳이 많이 남아 있다. 남교리로 넘어갈 경우 전화를 달라는 택시기사 분들도 와 계시는 것을 보니 대중교통 만으로도 이 산행은 즐거울 수 있는 조건이다. 제일 편안한 곳에 차를 대고, 그리미는 어제 산 등산화를 졸라 매고, 나는 운동화를 신었다. 9시 반. 장수대 휴게소에서 대승폭포까지는 40분, 폭포에서 대승령까지는 80분. 해발 500m에서 1,200m까지 계속 오르기만 하면 된다. 합계 ..
완성된 단순하고 소박한 아름다움_박수근 미술관_210903 마치 이곳에 가야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원자력병원에서 친구의 빙모상이 있었다. 시흥에 있는 트랙스타 매장에 두 개의 등산화를 수선을 맡기고, 양양으로 출발했다. 길이 좋아졌어도 경춘가도는 여전히 답답하다. 화덕에 구운 피자가 먹고 싶다는 그리미의 말에 잠깐 차를 세우고 검색했더니 바로 앞에 있다. 피자 하나 돈까스 하나, 사이다를 주문해서 맛있게 먹었지만 절반 밖에 먹지 못해서 포장하고 부지런히 길을 나섰지만 시간이 계속 늦어진다. 오후 4시 반 도착. 6시에 문을 닫는다지만 작은 미술관이니 금방 돌아보겠지. 박수근 미술관은 화백의 생가터에 근사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입장료 6천원인데, 양구사랑 상품권을 3천원 지급한다. 양구에 들러서 그리미의 등산화를 하나 새로 샀다. 11.8만원인데 상품권 두 ..
배터리가 나간 농약살포기_210902 el dos de septiembre el jueves_два сентябрь четверг 박문호의 유튜브 강의를 재미있게 듣다가 늦잠을 잤다. 안되겠다. 다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자. 다구 덕분에 일찍 일어나는 훈련을 해서 5시, 6시에 일찍 잠이 잘 깼는데, 금방 습관이 허물어져 버린다. 일찍 일어나서 나를 위한 일로 하루를 시작하고, 나를 위한 일로 하루를 마감하자. 고추 두 바구니 반을 땄다. 지금 달려 있는 고추들이 동시에 같이 익으면 다섯 바구니를 딸 수 있고, 한 번에 건조를 할 수 있을텐데. 아직도 익지 않고 있는 고추가 많아서 약을 한 번 더 뿌려야겠다. 배추밭에 약을 치려고 농약을 타서 준비했는데 배터리가 방전이 되었다. 분명히 충전을 해 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모양이다. 배터리를 충전기에 꽂아놓고 어제 마치지 못한 보일러실 정리를 했다. 외벽 칠을 위해 사둔 롤러와 붓..
코로나의 미래_코로나 환자수와 사망률의 국제 비교_210901 el uno de septiembre_один сентябрь 지금 필요한 것은 코로나 상황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 중국과 러시아, 일본과 독일의 미래가 무척 궁금하다. 한국의 공동체의식과 시민의식은 코로나 상황에서 빛났다. 시민과 공동체를 무시하는 대통령을 평화시위로 탄핵한 나라의 국민답게, 시민들이 서로를 배려하며 어려운 고비들을 잘 넘겨왔다. 언론에서 정부 비하와 정책 부정을 계속하고 있는데도,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월등하다. 웃기게도 한국 언론의 덜 떨어진 질책이, 한국 정부와 시민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어, 더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덜 떨어진 언론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한국은 코로나 과정에서 가장 성장한 나라가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은 언제든 전체주의의 광풍에 휘말릴 수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
완효성 비료에 대하여_하나의 일기에 하나 이상의 정보를 넣어야 한다_210901 el uno de septiembre el miércoles_один сентябрь среда 하나하나의 일기에 많은 정보를 넣어야 한다. 농사일기를 책으로 만들려고 하다보니 아무래도 정보가 부족하고 감정만 많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는 내 감정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집어 넣어야 내 글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생긴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것은, 땅에서 가원을 운영하며 사는 삶을 살면 행복하다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정보를 원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몸수로 풍요롭게 살게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정보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오전에는 비 내리는 것을 감상하느라고 아무 것도 하지 않다가 11시에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농협에 들려 배추에 뿌릴 벌레약과 배추에 뿌릴 완효성 비료를 사 가지고 왔다. 농협 직원이 한가한 지 밭에 완효성 비료를 넣으면 물..
마음 편히 참깨를 털다_210831 el treinta y uno de agosto el martes_тридцать один август вторник 여섯 시간 동안 깨를 털고 주변 정리를 했다. 비가 오려고 날이 흐려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을 했다. 힘든 일도 아닌데 힘이 들어서 지난 성묘 여행 동안에 산을 너무 많이 타서 그런가 보다 했더니 너무 오랜 시간을 일했기 때문이다. 하우스에 널어놓은 깨는 비가 오거나 안 오거나 마음 편안하게 마르고 있었다. 지난 주말 동안에 어머니께서 홀로 꽤 많은 참깨를 정리해 놓으셨다. 도리깨를 돌려 참깨를 터는데, 얼마나 많이 털리는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세 개의 참깨단을 힘 있게 열 번을 털고 뒤집어서 다시 한번 열 번을 두들겨 내어 놓았다. 하우스에 흙을 채워서 물이 고이지 않도록 했는데도 비가 많이 오니 물이 살짝 차오른다. 하우스 동쪽 문 앞의 배수로를 좀 더 파 내야겠다. 집 주변을 한 바퀴 도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