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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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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벼를 담고 정미를 하다_211102~03 el dos de noviembre el martes_два Ноябрь вторник 주말에 모처럼 비가 내린다고 하니 이번 주에 정미를 끝내고, 다음 주에는 비닐 포장을 해야겠다. 어머니와 함께 30개의 30kg 포대를 만들었다. 전부 다 포대에 담으면 훨씬 마음이 편하겠지만 몸에 무리가 간다. 마음이에 올리는 작업까지 하고 나니 벌써 해가 지려고 한다. 이것만 해도 벌써 800kg이 넘는 양이다. 포대가 부족할까봐 걱정이다. 내일은 꼭꼭 눌러담은 포대를 만들어야겠다. 벼가 잘 익어서인지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낸다. 마음이에 30포대를 실으니 오른쪽 바퀴가 많이 주저 앉는다. 바퀴를 밟아보니 제법 단단한 것을 보면 잘 버텨줄 것이다. 윗동네의 개들이 마치 들개처럼 마당으로 들어온다. 철근을 들고 가서 쫓아냈는데, 30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내려온다. 고양이들을 쫓는 사냥의 즐거움을 잊을..
부천에는 비가 내리고 음성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기쁘게 찰벼 정미를 하다_211101 el un de noviembre el lunes_один Ноябрь понедельник 어제 저녁 7시경에 부천에는 잠시동안 폭우가 쏟아졌다. 어머니가 아시면 괴로우실 것으로 예상이 되어 말씀드리지 않았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오늘 가원에 도착해 보니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았다. 대신에 마치 비가 내린 것처럼 서리가 많이 내렸다고 하신다. 날도 우중충하다가 비로소 해가 났다. 태창정미소에서 1시간을 기다렸다가 찰벼 정미를 마쳤다. 기대한 대로 900kg의 찹쌀이 나왔다. 6시가 넘어서 집에 도착해서 캄캄한 밤중에 쌀포대 46개를 나르고 났더니 힘이 든다. 이제 메벼만 남았다. 아마도 메벼는 15가마 1,200kg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오늘보다 훨씬 힘들게 쌀포대를 날라야 할 것이다. [ 연도별 메벼 수확현황 ] 2021년 벼 1,400 kg / 쌀 1,000kg(72% / 12가마 + 4..
찰벼를 담다_211028 오전에 쉬었더니 아팠던 오른팔의 통증이 가셨다. 11시 50분에 빵 한조각을 먹고 찰벼 퍼담기를 했다. 쉬시라고 해도 어머니가 나오신다. 오후 3시 반까지 내가 25포대를 담았고, 어머니가 설렁설렁 18포대를 담으셔서 총 42포대. 약 1,200kg. 역대 최고의 수확을 거두었다. 다구와 날씨가 도와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벼 상태도 좋으니 찹쌀도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고양이들은 벼를 말리는데 전혀 도움이 안된다. 올해로 끝이니 용서해 주기로 했다. 고양이들이 지붕 위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받침대를 멀리 치워버렸다. 28포대를 싣고 태창정미소로 가서 파레트에 보관해 두고, 월요일 오후에 정미하기로 했다. 나머지 벼는 그날 운반해 오기로 했다. 올해는 찹쌀 상태가 매우 좋다고 한다. 시장에 가서..
볏짚을 너무 많이 덮지는 않았는지 궁금하지만, 마늘은 말이 없다_211027 el veintisiete de octubre el miércoles_двадцать семь Октябрь среда 오전에 마늘을 심고 오후에 볏가마를 담으려 했는데, 마늘 심는 작업을 하는 도중에 그냥 마늘만 심기로 했다. 볕이 좋아서 벼가 잘 마르고 있지만 나흘밖에 되지 않았으니 하루 더 말리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기다란 마늘밭을 언제 다 심을까 했지만 어머니가 쉼없이 심고, 나는 허리 운동을 해가며 천천히 심었는데도 5시간 만에 끝났다. 빵과 귤로 간식을 먹었더니 배도 고프지 않았다. 관리기로 갈아놓은 땅은 대체로 좋았는데, 한줄 5미터 정도가 제대로 갈리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작업하는 동안 내내 걸려서 신경이 쓰였다. 날이 덥지 않으니 5시간을 일해도 견딜만 하다. 쪼그리고 앉아서 일하다 보니 허리와 무릎이 아파서 나중에는 다리를 뻗고 일했더니 훨씬 좋았다. 어머니가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에 마음이에 볏짚..
관리기에 쟁기를 달아야겠다_211026 el veintiséis de octubre el martes_двадцать шесть Октябрь вторник 서리가 덜 내려서 일하기 좋은 날씨다. 9시 반에 밭으로 나가서 관리기를 돌렸다. 기존에 만들던 마늘밭 보다 30%를 넓게 만들었다. 그래야 마늘심는 비닐을 깔기도 좋고, 마늘을 심기도 쉽다. 관리기로 퇴비와 흙을 잘 섞어 놓은 다음에 긴 괭이로 밭을 다듬었다. 12시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자 어머니가 마늘 심는 비닐을 덮으신다. 점심을 먹고 나갔더니 어머니가 비닐을 80% 깔아 놓으셨다. 헐. 관리기를 털어 반납할 준비를 했다. 한 시간이 걸렸다. 겨우 하루 쓰고 한 시간을 청소하다니. 잠시 생각해 봤더니 당연하다. 내 기계이더라도 기계는 그렇게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몸수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다. 작동이 잘 되지 않아 창고에 보관해 둔 관리기를 생각했다. 빌리 관리기를 관리하듯이 열심히 아껴주었다면..
나이든 사람이 예의가 없으니 가르칠 길이 막막하다_211025 el veinticinco de octubre el lunes_двадцать пять Октябрь понедельник 오후 1시에 출발했더니 90분만에 가원에 도착했다. 30분 동안 누워서 쉬다가 4시에 농협으로 가서 5포의 축분퇴비를 샀다. 16,100원. 금왕 농기계임대센터에 가서 관리기를 빌렸다. 8천원. 집으로 돌아와 먼저 옷을 갈아 입고, 5포의 퇴비를 내린 다음에 퇴비를 뿌렸다. 어머니께서 비료 포대를 따 주셔서 편하게 뿌렸다. 비싼 유박퇴비를 많이 뿌린 것이 마늘의 작황에 도움이 될까. 읍에서 돌아오는 길에 논으로 갔다. 식당 사장님이 우리 밭에서 볏짚을 걷고 계셨다. 마늘밭에 써야 하니 절반만 가져 가시라고 말씀 드렸다. 반장이 가져다 쓰라고 해서 가지고 간다고 하신다. 마을 사람들과 나눠쓰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고 늘 나눠쓰지만, 내가 필요해서 볏짚을 준비해 두었는데, 내 허락도 없이 가져가는 것은 곤..
혁신 또 혁신_찰벼 베베기를 했다_211023 오늘 저녁에 찰벼를 베어준다는 약속을 받고 점심을 먹고 음성으로 내려간다. 1시간 넘은 시간인데도 여전히 놀러가는 차량들이 많아서 길이 밀린다. 그래도 두 시간 만에 도착했다. 마음이에 포장을 씌워 1톤의 찰벼를 먼저 받았다. 깜부기가 별로 없는 깨끗한 벼가 떨어지는 것을 보니 즐거웠다. 마당에 깔아놓은 그물망 위에 찰벼를 퍼 내려야 하는데, 작년까지는 뒷문만 열고 내렸다. 일이 너무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올해는 마음이를 중앙에서 왼쪽으로 약간 치우치게 대고, 뒷문과 오른쪽 문을 모두 열고 벼를 내렸다. 힘과 시간이 절반도 들지 않는다. 마음이를 세 번이나 옮기면서 작업을 했더니 일도 훨씬 쉬웠다. 일의 혁신이다. 1톤을 다 내리지 않고, 200kg 정도는 마음이에 남겨놓은채 다시 벼를 받으러 논..
퇴비 옮기기를 끝내다, 잘 했다_211021 el veintiún de octubre el jueves_двадцать один Октябрь четверг 콤바인들이 바쁘다. 모든 농부들은 자기 위주로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콤바인의 주인조차 일정을 마음대로 결정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세 번의 기회를 주었지만 모두 약속을 어겼다. 이런 사람과는 더이상 좋은 관계를 맺어서는 안된다. 논을 팔아버려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 행복하다. 욕은 할만큼 했으니 이제 더 이상 하지 말자. 욕된 삶에서 벗어나 즐겁게 살자. 콤바인만 넋놓고 기다릴 수가 없어서 마늘밭 정리 작업을 했다. 일단 관리기를 10월 26일(화)에 예약을 했다. 10월 26일은 두 사람의 처형이 이루어진 날이다. 1909년 안중근 대장은 대한민국의 적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빈에서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처형하였다. 1979년 김재규는 유신독재의 히틀러 박정희를 궁정동 안가에서 민주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