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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의 향연_210916 el dieciseis de septiembre el jueves_шестн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Четверг

경제학은 인간의 가장 단순한 행위를 연구한다(12쪽)

 

현대 자본주의 경제, 특별히 미국 경제에 대한 이론과 답변과 중요한 사실들은 이 책으로 정리되어 있다고 보고 오래도록 읽기 위해 좀처럼 사지 않는 책을 샀다. 내가 죽을 때까지 자본주의 경제는 폴 크루그먼이 정리한 이 경제학의 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부분의 책을 성경 a testamaent 대하듯이 읽는다. 하루에 한 구절을 읽고, 묵상하고, 나와 세계를 생각한다. 지루하고 답답하게 읽는다. 성경일 수 없는 엉터리 책은, 적당한 순간에 읽기가 멈춰진다. 좋은 책 한 권의 읽기가 언제쯤 끝날까 싶다. 한 개의 문장이 나를 지배하는 그 순간을 즐긴다. 

 

친구들이 보내 준 글이나 동영상도 그렇다. 내 글도 누가 그렇게 좀 읽어 줬으면 좋겠다.

 

생각없는 사람들은 뭇매를 맞기 일쑤다. 그러나 생각없는 사람들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은 생각 즉 사상이다. 생각없이 사는 사람들도 사실은 어떤 사상을 갖고 있다. 틀림없다. 1학년 아이가 유치원생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는 진지하고 단호한 모습을 보라. 분명히 있다. 사상이.

 

"경제학자와 정치철학자들의 사상은 옳건 그르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사실상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그 외에 별로 없다. (중략) 빠르든 늦든 선이든 악이든 위험한 것은 기득권이 아니고 바로 사상이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고용, 이자 및 화페에 관한 일반 이론' / 속표지에서)

 

정치학이나 경제학은 논박 불가능한 공리나 원리나 법칙이 없다. 인간은 죽는다는 것 말고는. 물리학은 '단순한 우주'의 신비를 거의 풀었다. 생물학은 '생명의 신비'를 많이 풀었다. 정치학은 정치에 대해서 그럴싸하게만 이야기할 뿐이다. 경제학은 경제에 대해서 뒤따라 다니며 심각하게 말할 뿐 예측도 예방도 하지 못한다. 즉, 선량한 정치학도나 경제학자는 물리학자나 수학자로 환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러분이 만일 좋은 경제학도, 선량한 경제학도라면 물리학자로 다시 태어날 것이네" (인도출신 경제학자의 윤회설 / 10쪽)

 

천재를 소사역에 데려다 주는 오늘 아침 5분의 시간에 나눈 대화다. 내가 정리를 못해서 난삽하다.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제대로 된 물리학과 경제학과 정치학을 하자는 것이었다.  


"만든 사람이 원리를 알 수 있다. 자연은 신이 창조했으니, 신이 원리를 알고 있다."
"물리학자는, 자연법칙을 발견해 가고 있다."
"사회는 인간이 만들었으므로 인간이 원리를 알 수 있다"


시계나 자동차와 같은 단순한 물건은 만든 사람이 원리를 아는 것이 분명하다.
우주는 단순하다. 그래서 누구나 원리를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누구나 우주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우주의 원리를 잘 설명한다고 해서, 신은 아니다. 신의 목소리를 들은 것도 아니다.
열심히 공부한 결과이고, 사실들을 축적한 결과로 우주의 원리를 잘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도킨스의 주장에 따르면, 복잡하고 정교한 사룸life은, 창조자의 설계로 만들어 낼 수 없다. 누적 선택과 누적 진화만이 사룸을 설명할 수 있다."


"인간 사회도 누적선택에 의한 누적된 진화로 현재와 같은 복잡한 체계가 만들어졌으므로 창조자인 인간이 설계했다고 할 수 없다. 그저 진화할 뿐이다."

 

다시 읽어보니 크루그먼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 다음 문장이었다. 물리학자들처럼 100년 후에 지구로 근접할 핼리 혜성의 궤도를 설명하고 싶지만, 경제학자들은 가격과 소득의 한 달 후의 변화를 전혀 알 수 없다. 고민의 근거로 복잡한 수학을 끊임없이 나열하지만, 그들 스스로가 안다. 인간과 경제는 너무 복잡해서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우주는 4개의 힘과 거대한 질량 덩어리들 뿐이다. 그러니 단순한 수식으로 예측 가능했다. 수식으로 경제를 예측한다고, 할 수 없다. 크루그먼은 분명하게 말한다. 

 

"(경제학자들이) 수학으로 복잡하게 표현하는 것은 진부한 생각을 멋지게 꾸미려는 유서 깊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훌륭한 경제학자는 (중략) 난점을 토로하고 있음을 안다." (10~11쪽)

 

"경제학의 향연 - Peddling Prospertiy : Economic Sense and Nonsense in the Age of Diminished Expectations(1994)"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 나오는 '많이 먹이는 정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알고 싶어서였다.

 

크루그먼은 '경제의 마법'은 없다면서, 사상으로 시작한다. 경제학자와 정치학자의 사상. 맹자의 사상. 여민동락.

 

케인즈의 주장대로 나의 철학은 나의 것이 아니다. 어딘가에서 주입된 것이다. 주워 들은 것이다보니 제대로 알지 못한다. 올바른 것을 주워 들어서 내 생각의 방향이 올바르다고 해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 공동체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없다. 좀 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즉,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 제대로 공부하려면 암기해야 한다. 시대 학문의 결정판이라 할 교과서들을 암기하며 공부한 것처럼, 다시 암기하며 공부해야 한다. 분야는 학생시절과 같다. 세마science, 철학, 양자역학, 분자생물학, 뇌세마, 수학, 정치학, 경제학 등등이다.

 

ped : to be busy with trifles

trifle : something of little value, substance or substance

prosperity : the state of being successful usually by making a lot of money

 

 

크루그먼은, 경제학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재화와 서비스를 화폐 및 기타 다른 것으로 교환하는 행위는 다른 사회의 상호작용에 비해 덜 복잡하고 아마도 사람의 특성이 덜 드러나는 행위이기 때문(12쪽)"이라고 했다. 바꿔말하면 경제학은 '덜 사람다운 단순한 행위'를 연구한다.

 

그러나 경제학이 천문학처럼 지난 200년 동안 꾸준히 지식을 축적하지 못한 이유는, 적당히 공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경제학의 결론은 (중략) 정부 정책에 직접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중략) 대다수의 사람들이 경제학에 관심을 갖고 철저하게 연구해야 한다는 뜻(이지만/ 중략 / 사람들은) 스스로 믿고 싶어 하는 바를 알 만큼만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면 된다(12쪽)"라고 생각하고, 그 정도만 공부한다.

 

물리학이 실험과 예측으로 정통 과학이론과 사이비과학의 경계를 분명히 나눌 수 있는 것에 비하여 경제학은, "통제된 실험을 행할 수가 없다(13쪽)"는 약점 때문에 "모호하지 않은 사례는 거의 없다시피 복잡하기만(13쪽)" 한 역사의 증거를 연구해야 해서 정통경제학과 사이비경제학의 경계선을 긋기가 어렵다. 

 

"그 결과 경제학은 꾸준히 지식이 누적되어 온 한편으로, 의미가 있든 없든 대중의 편견을 조장하는 학설을 요구하는 시장이 상존하고 있다." (13쪽)

 

이해하고, 베껴쓰고, 외우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다 외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노력을 멈출 수는 없다. 오히려 더 노력해야 한다. 정말로 외워져서 술술 입밖으로 흘러 나올 때까지. 정통 경제학자들의 이론 대신에 경제기획가들의 대중을 선동하는 사이비이론은 배척해야 한다. 논쟁으로 이것을 구분해서 배척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는 알아야 한다. 사이비이론을 설파하는 policy enterpreneur의 헛소리를.

 

"이 책은 미국의 생활 수준이 오랫동안 정체되기 시작한 1973년 이래의 시기 - 전에 쓴 책에서 나는 이 시기를 '기대 체감의 시대 Age of Diminished Expectations'라고 명명한 바 있다 - 를 대상으로 경제 사상과 정치의 상호 작용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시기는 심각하고 중요한 경제학 논쟁의 시대이다.

 

대체로 말해서 첫 10년 동안은 보수주의자들이 득세하여 정부 개입주의의 입장에 대해 강력하게 도전하였고, 그 이후에는 개입주의적인 입장이 더욱 복잡한 형태로 부활하게 된다. 그러나 이 시기는 또한 정책기획가들 policy enterpreneur, 즉 정치가들에게 그들이 듣고싶어 하는 바를 말해 주는 경제학자들의 시대이기도 한다. 보수주의 경제학자들조차 넌센스라고 간주한 학설을 설파한 '공급중시론자들 supply-siders'이 미국의 경제 정책을 주도하게 된 과정은 우리 시대의 경이로운 현상 중의 하나로 남아 있다." (13~4쪽)

 

폴 크루그먼은 자신한다. 정통 경제학이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사실을. 나도 막연히 믿어왔지만, 확실히 알고 싶다. 모든 경제학 책을 다 읽을 필요는 없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을 증명해 주는 책이면 충분하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더불어 즐거운 세상을 만드는 방법이기에, 자유로운 공동체 지향의 철학이기에, 정통 경제학자의 입장과 같다. 그런 경제학 책을 몇 권만 읽으면 될 것이다. 이 책이 그런 책의 한 권일 것이라 믿으며 읽는다.

 

"심오한 경제학자들의 사상은 정책기획가들의 손쉬운 슬로건보다는 진리로 안내하는 더 나은 길잡이일 뿐 아니라 더욱 흥미진진하다는 사실을 독자 제현께서 확신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된다면 필자로서는 더 바랄 나위가 없다." (15쪽)

 

서론         마법사를 찾아서

 

크루그먼은 전후 미국 경제의 시대구분을 이렇게 한다.

 

1) 1945~1973 : 번영의 시대 age of magic economy

2) 1973년 이후 : 기대체감의 시대 age of diminished expectations

 

정치가들은, "경제의 끝없는 성장과 번영이라는 마법"을 실현시켜 줄 마법사를 찾아 다닌다. 용한 마법의 사상으로 포장한 정치가들은, 유권자들의 공감과 믿음을 얻어낸다. 경제학자들은 마법을 연구하고, 마법을 이용해 줄 정치가와 마법을 즐기며 정치가를 권력의 길로 떠받들어 줄 대중이 필요하다. 마법은 '새로운 경제사상'이다. 경제사상은, 경제의 끝없는 성장과 번영을 실현시켜 줄 수 있다.

 

"이 책은 좀 복잡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다루는 생각들이 미묘한 것이거나 잘못된 것 또는 둘 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미묘한 것이라면 미묘한 점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고, 잘못된 것이라면 왜 잘못되었는지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중략 / 이 책의 주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좌에서 우로, 다시 우에서 좌로 왔다 갔다 하는 이데올로기의 반복이라는 낯익은 주제이다. (중략 / 또 하나는) '경제학자 economist'에는 두 유형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각각 교수 professor와 정책기획가 policy entrepreneur라고 불린다. 불행하게도 정치가들은 거의 언제나 정책기획가 쪽을 선호한다." (20쪽)

 

정치의 성공은 사상의 성공이다. '비전'이라는 말은, 전망이나 결론, 확신, 사상, 의견, 추론 등 많은 것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한다. 

 

"문제가 클수록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데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지 못하다. (중략 / 대중의) 비전을 정립하는 데 어느 누구보다도 성공한 사람이 로널드 레이건이었다. (중략) 미국의 중산층은 큰 정부의 부담을 떠 안고 과도한 통제와 무거운 세금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략) 미국인들은 선진국 국민 가운데 세금이 가장 낮은 편이며, 또 그 세금도 대부분 사회보장이나 의료보장 같은 중산층에 인기 있는 프로그램에 쓰인다. 사실상 레이건은 현실과는 거의 무관한 강요된 신화를 기반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중략) 정치란 넓은 의미에서 이익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사상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20~22쪽)

 

경제학자 중 대학교수

 

"교수에 관한 명백한 사실은 그들이 교수라는 것이다. (중략)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종이다. (중략) 매년 수천 편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논문을 정체불명의 잡지 수십군데에 발표한다. 이들 논문은 대부분 읽을 만한 가치가 없으며, 설령 읽으려고 해도 난해한 수학과 그보다 더 난해한 전문용어로 가득 차 있어서 아예 읽기가 불가능할 지경이다. (중략) 교수들 사이에 가장 인기있는 경제학 이론은 근본 변화를 가하지 않고도 그럴듯하게 다듬어도 되는 이론이다.  대개는 좀 더 멋진 수학의 상표를 붙인 새병에 오래된 술을 담아 내놓음으로써 뛰어남을 보여 주는 방식을 써서. 

 

(중략 / 경제학자들은) 극단의 인플레이션 예방법(이에 대해서는 확실하게)과 경기침체의 예방법(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에 대해 유용한 충고를 들려줄 수 있다.  (중략) 그들은 가난한 나라를 부유한 나라로 만드는 법을 알지 못하고, 또 경제성장의 마법이 사라져 버린듯이 보일 때 그것을 회복하는 법을 모른다. (중략) 간명하고도 현실과 밀접한 정책 논점을 잘 만들고 그러면서도 학문평판도 높은 경제학자들이 결코 부족한 것은 아니다. (중략) 정치가들이 교수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의사소통이 안되어서가 아니다. 다만 정치가들이 각별히 다른 정치가들로부터 권력을 쟁취하려고 할 때,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어서이다." (23~26쪽)

 

경제학자 중 정책기획가

 

"교수는 대개 다른 교수들을 위해 글을 쓴다. 만일 우연한 기회에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글을 써야 한다면 누구나 알기 쉽고 간명하게 쓸 수 있다고 해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항상 동료들의 반응에 신경을 쓰고, 그러다보니 듣기에는 좋지만 그 자신과 동료들이 틀린 것으로 알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못하고 만다.

 

(중략 / 경제기획가들은) 경제난국의 시기에 마법 회생의 비법을 알고 있다고 서슴없이 주장한다. 그리고 교수들이 교수직의 긍지나 동료 간의 의견불일치 문제에 걸려 망설이는데 비해 정책기획가들이 그런 문제에 얽매일 필요가 없음은 물론이다." (26~9쪽)

 

중학교 때부터 들었던 위대한(?) 경제학자 존 K. 갤브레이스를 박살내는데, 욕설 한마디 쓰지 않고, 정말 눈꼬리만큼의 자비심도 없이, 완전히 박살을 낸다. 갤브레이스를 읽다 말기를 정말 잘했다. 김용옥이나 강유원, 김어준 이래로 가장 통쾌한 글을 읽는다. 맞든 틀리든 주장이 선명해서 좋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다.

 

"갤브레이스는 하버드의 경제학 교수이기는 하지만, 학계 동료들은 그를 '매스컴 명사 media personality' 정도로 여겨서 한 번도 그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한 적이 없다. (중략)「새로운 산업국가 The new indistrial state」는 무시해도 좋다는 학계의 생각은 옳았다. (중략) 전부 빗나간 예측이라는 사실 (중략) 고용 증가는 대부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중략) 자율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여겨졌던 경영인들이 주주들을 무시할 수 있기는커녕 주주들에게 얼마든지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자들의 매수합병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중략) 갤브레이스의 영향력이 실제 정책 결정에 미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J. F. 케네디는 그를 행정부로 끌어들였지만 인도 주재 대사로 발령함으로써 사실상 경제 정책에는 손대지 못하게 하였다." (29~31쪽)

 

구성

 

1막 1장(~1973년) : 경제마법의 시대 -> 현실의 대세 : 높은 고용과 누진세에 기초한 복지국가 -> 경제학의 대세 : 조세와 정부계획이 근로와 투자의욕 저해 : 프리드먼과 마틴 펠스타인의 등장

 

1막 2장(70년대 후반) : 기대체감의 시대 -> 현실의 대세 : 강력한 보수주의 이데올로기 운동 -> 경제학의 대세 : 조세삭감과 정부지출의 축소 -> 공급중시론(보수 경제학자들도 넌센스라고 인정했다. 쉽게 말해서 틀린 이론이라는 이야기)

 

2막(1980년대) : 소득정체 불평등 분배의 시대 -> 현실의 대세 : 권좌에 오른 보수주의 -> 보수주의 교수들은 상아탑으로 후퇴

 

3막 1장(공급중시론의 시대) : 슬로건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새로운 경제학의 대두 : 신케인스주의 거시경제학 new Keynesian macroeconomics과 전략무역정책 strategic trade policy

 

3막 2장(1990년대) : 누진세와 정부계획을 중심으로 한 정치의 실패 -> 단순한 전략무역론의 실패 -> 알지 못하는 이유로 미국경제의 마법이 살아나고 있다.

 

1부 보수주의 경제학의 융성

 

1장  케인스에 대한 공격

 

크루그먼이 정리한 제1장과 2장의 핵심.

 

"보수주의가 1960년대에서 1980년경 사이에 주요 사상가들 가운데서 점차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수 있었던 원천을 규명하는데 있다. 나는 과연 무엇이 우익으로부터 20년 넘도록 미국의 경제학을 주도하게 하였고, 또 경제학에 비해 정도는 덜하지만 다른 분야도 이끌게 하였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42쪽)

 

한국에서 1997년 11월에 1쇄를 찍은 이래 24년이 지난 2021년에 1판 20쇄를 찍은 책이다. 고친 것이 없다. 대단하다. 이 주장이 분명하고 명쾌한 이야기들을 경제학자 중 '대학교수'들이 동의한다고 하는데, 그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경제학에 자질구레한 수수께끼는 수없이 많으나 해결 난망의 미스터리는 오직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 미스터리는 왜 경제성장률이 시대와 국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가 하는 문제이다. 가령 미국 경제의 경우 1973년 이전에는 연 3퍼센트의 생산성 성장률을 시현하였지만 이후에는 불과 1퍼센트에 그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실로 아무도 모른다. 또 일본은 제2차 세계 대전의 패망을 딛고 세계 경제열강으로 부상하였고 영국은 서서히 삼류 국가로 전락하고 있는데, 아무도 그 이유를 모른다.

 

두번째 미스터리는 경기순환 - 순조로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경기후퇴와 회복의 불규칙한 리듬 - 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보수주의자들은 당대의 정통인 케인스의 경기순환론에 도전하면서 최초로 경제학에 대해 근본에서부터 재고하게 되었다. (중략)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최악의 경기 후퇴기였던 1930년대의 대공황을 자본주의의 비합리성의 증거라고 아주 기쁘게 지적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한 사태가 왜 그리고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다만 사회주의가 그 사태를 고칠 수 있다고 장담할 뿐이었다." (42~4쪽)

 

크루그먼이 답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답할 수 있다.

 

1) 일본의 경제성장은, 일본이 생산한 물건들을, 미국이 묻고 따져가며 왕창 사 주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기간 15년 동안에 연평균 10억 달러 이상의 특수를 노렸으니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 당연하다. 반면, 영국은 2차대전 후에 모든 경제식민지들을 내놓아야 했고, 전후복구로 미국의 원조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경제성장이 어려웠다. 너무도 자명해 보이는데, 폴은 모르겠다고 단정한다. 아래와 같은 한국의 논문들을 읽지 않은 것인지, 논문이 교수들의 이론을 반영하지 못한 경제기획가들의 에세이라는 것인지 궁금하다.

 

"한국전쟁의 발발을 계기로 등장한 특수는 1950년대를 통하여 일본경제를 규정하는 요인의 하나였다. 특수는 한국전쟁기간 중 연 8억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외화획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일본경제의 성장을 촉진했다. 경제성장의 지속을 위해 한국전쟁의 휴전 후에도 한국전쟁특수를 대신할 수 있는 신특수의 확보가 모색되었다. 그 결과 미국의 대외원조의 역외조달을 활용함으로써, 일본은 1950년대 후반에도 연 4, 5억 달러에 달하는 특수 수입이 가능해졌다. 특수는 외화획득이란 면에서만이 아니라 일본의 군수산업 부활의 계기가 되었으며 일본의 동남아시아 경제진출의 선봉이 되기도 했다." (정진성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 '일본비평'에 게재된 KCI 등재 논문 초록 중에서)

 

"베트남전쟁의 특수로 일본은 고도경제성장 국가로 발돋움하였다. 일본의 직접 특수는 통산산업성 발표에 따르면, 1965년 3억2천만 달러, 1966년4억7천만 달러, 1967년 5억 달러, 1968년 5억9천만 달러, 1969년 6억4천만 달러, 1970년 6억6천만 달러에 이른다. 또한 한국과 같은 베트남 특수를 누렸던 파병국에 대한 수출이나 대미수출(간접특수)도 급증하였다. 일본의 대미무역은 1965년 수출초과로 바뀐 이후 1975년까지 연평균 21%로 급속히 성장하였다. 일본은 패전 직후 한국전쟁 특수로 단기간에 전후복구를 할 수 있었고, 곧 이어 찾아 온 불황과 미일안보투쟁 등의 정치 혼란은 베트남전쟁특수 등을 통해 극복하고 고도경제성장 국가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편자 정재정 / 동북아역사넷 / '동아시아의 역사' 중에서 발췌)

 

2) 1929년 공황에 대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의 주장을 단순하게 말하면 과잉생산공황이다. 시장에서 소비가 일어나야  확대재생산이 가능한데, 성금은 - 임금이라는 개념을 폐기했다 - 여전히 쥐꼬리만한 상태에서 자본에 의한 이익독점이 생산증가를 따라가지 못해서 과잉생산공황이 발생하였다. 그래서 루즈벨트가  실업자에게는 일자리를 주고, 저소득층에게는 복지비를 제공하여 사람도 살리고 경제도 살린 것이다. 이 또한 자명하고도 정확한 분석인데, 폴은 장담만 하고 있다고 무시해 버린다. 이런 무시는 경제학의 입장에서 정말 맞는 것일까.

 

이 표는 틀렸다고 본다. 연간 GDP가 5,000달러라는 게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4장에서 다시 다룬다고 하니 중요한 개념들을 정리하는 용도로만 이 표를 보자. 물론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 판단은 4장에서 다시 하려고 한다.

 

1) 잠재 GDP : 경제가 5% 이내의 실업률인 상태에서의 생산 추정치

2) 경기후퇴기 : 실질 GDP가 잠재 GDP 이하일 때

3) 경기회복기 : 경제가 성장하여 실질 GDP가 잠재 GDP에 근접하는 수치를 보이는 시기

 

개념과 표를 비교해 보면, 1973년 이후는 경기후퇴기 즉 age of diminished expectation이다.

 

 

 

폴이 정리한 '케인스의 정수'를 다시 요약해 보자. 너무나 쉬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정리하기도 쉽다. 먼저 케인스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를 폴이 정리한다.

 

"경기 후퇴기에 벌어지는 사태를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또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는지를 어느 정도 유용하게 조언한 사람이 바로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 John Maynard Keynes였다." (45쪽)

 

가계와 기업의 현금보유를 늘리려는 노력(지출과 투자를 축소하면 가계와 기업의 보유 현금이 늘어난다) 

 가계와 기업의 소득과 매출 축소(가계의 지출 축소는 기업 매출을 축소시키고, 기업의 투자 축소는 가계 소득을 축소시킨다) 

→ 기업의 매출 축소와 생산 축소(기업의 매출이 줄어들고, 더 팔릴 가능성도 없어지니, 생산도 줄인다)

가계와 기업의 현금보유를 위한 노력(상황이 어려워지니 지출과 투자를 더욱 축소해서 보유 현금을 증가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경제주체들의 살려는 노력이 경제전체를 위험에 빠뜨린다.)

 공장은 망하고 노동자는 실직(현금은 늘어나지 않고, 기업의 매출과 생산이 더욱 축소되어 공장은 망하고 노동자는 실직한다)

 경기후퇴(더 이상 매출과 생산을 축소할 수 없을 때까지 경기가 후퇴한다)

 가계와 기업의 현금 수요와 공급 일치

 

1) 가계와 기업은 현금을 지출하거나 저축한다. 지출과 저축 두 가지 행동 이외에는 없다.

2) "이러한 과정은 소득이 대폭 감소함에 따라 현금 수요도 공급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질 때가 되어야만 그 한계에 도달한다." (47쪽)

 

현금 수요의 원인은 저축이다. 저축이 불가능할 정도로 소득이 떨어지면 모든 소득은 지출한다. 이러한 원인 분석에 따른 문제해결 지침은, 지출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저축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조금 더 찍어내어 유통시킨다. 아래와 같은 케인즈식 경기후퇴 예방책이 등장한다. 

 

(가계와 기업이 현금을 늘리고 싶어서) 지출 축소 => 가계의 소득 축소와 기업의 매출 축소 => 가계와 기업의 지출 축소 => "공장은 망하고 노동자는 실직"하기 전에 => 돈을 찍어 현금수요 충당(현금 수요와 공급의 일치) => 가계와 기업의 지출 유지 => 공장의 매출과 노동자의 직장 유지 => 소득과 매출 유지 => 경기후퇴의 해소

 

 그런데, 여기서 케인스의 대안이 이상하다. 책에 오타가 난 것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이상하다. 돈을 찍어 숨겨놓고 보물찾기 하듯 '기업을 운영하는 소년들'에게 돈을 찾도록 하자고. 뭘까, 이 장난스런 말이.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이용한 암호화폐 채굴과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cryptocurrency.

 

실제의 정책은 '공개시장 조작', 양적완화 quantitative easing. 국채를 발행하여 확보한 돈을 은행에 이체하면 은행이 가계와 기업에 현금을 공급한다. 

 

"케인스는 묘한 제안을 하였다. 병에다 현금을 가득 채워 기업을 운영하는 소년들이 찾아내기 쉬운 곳에 숨겨 놓자는 것이다. (중략) 다행스럽게도 통화 정책의 품위를 위해서는 좀 더 존경받을만한 방법이 있다. 이른바 공개시장 조작이라는 방법이다. 연방준비이사회는 미국정부의 채권을 사들이면서 그 대가로 새로 발행된 화폐를 지불하며, 그럼으로써 경제에 화폐를 투입하여 유통시키고 있다." (51쪽)

 

1987년의 black friday 때는 이 정책이 통했다. 그러나 통화공급만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유동성 함정 liquidity trap'도 있다고 한다. 가계와 기업이 보유하기 원하는 양만큼의 현금을 공급했는데도 실물경제에 돈이 돌지 않는 것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상황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재정투자, 즉 공공개발사업이다.  멈춰버린 경제를 돌리기 위해 돈과 수요를 창출하는 마중물 전략이다. 여기까지가 케인즈의 경기후퇴 진단과 대책이라고 한다. 단순 명쾌하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은 항상 케인스의 경제학을 정부의 대대적인 시장 개입을 노린 미끼로 간주하여, 다른 대안을 모색하면서 케인스주의를 거부해왔다.

 

 이점에서 그들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에 걸쳐 케인스의 사상은 보수주의자들의 비판에 시달려 점차 시들어 갔다. 그리하여 1982년 카네기 멜론 대학의 에드워드 프레스콧은 자기 대학의 학생들은 케인스란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자부할 정도까지 되었다. 왜 그토록 오랫동안 우파 지식인들이 좌파 지식인들을 자취도 없이 사라지게 하였는지를 이해하자면, 그와같은 비판의 강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54~5쪽)

 

돌이켜보면 30대부터 좌파 경제학자들의 글을 거의 읽지 않았다. 좌파 경제학은 뻔하고, 세계를 구하는데 실패했다. 연구할 가치가 없다. 30년을 그렇게 살아왔으니 김수행과 정운영의 경제학은 그들의 죽음과 함께 잊혀지고 말았다. 김수행의 저작 중 읽어볼 것 : 자본론의 현대적 해석(서울대학교 출판부) / 세계대공황(돌베개)

 

"어떻게 마르크스 경제학자가 기독교 대학의 교수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이에 대하여 '그것은 성공회대가 좌빨 대학이기 때문이지'라고 빈정대는 것은 좋은 대답이 아니다. 이 질문에 대한 진지한 대답을 찾으려면 우리는 예수와 마르크스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김수행 교수 분향소, 성공회대에 차린 이유 - 오마이뉴스 기사 중에서)

 

폴이 정통 경제학이 결코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다고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한 대로, 지금까지의 논의는 충분히 즐겁다. 이렇게 험하게 말해도 그는 정통 경제학자로서 경제학 교과서들을 집필하고 , 논문을 발표하고, 노벨경제학상을 받으며 존중받을 수 있는 모양이다. 왜 그럴까. 너무 궁금해서 위키백과를 찾아봤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는 밀턴 프리드먼이 아닌가 한다. 그는 그의 보잘것없는 체구와 거동을, 거대 정부라는 골리앗과 맞서 싸우는 꼬마 보수주의자 다윗이란, 인간 등록상표로 전환시켰다. 그러나 그의 영향력이 단지 선전을 잘한 덕분만은 아니다. 그것은 그가 케인스 경제학에 대항하여 벌여 온 오랜 기간의 캠페인, 그리하여 경제 이데올로기와 현실 세계의 경제 정책 모두가 급격히 변화하는 속에서, 결실을 맺은 캠페인에 근거한다." (55쪽)

 

"폴 로빈 크루그먼(영어: Paul Robin Krugman, 1953년 2월 28일 ~ )은 미국의 지식인, 경제학자, 컬럼니스트, 작가이다. 2008년 신무역이론과 경제지리학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크루그먼은 국제 무역과 경제활동의 지리적 분포를 규모의 경제와 소비자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호한다는 것을 통해서 설명했다.

 

크루그먼은 경제학자이며, 그의 관점은 그의 저서 《하찮은 번영》(Peddling Prosperity)에 요약된다. 크루그먼은 사회자유주의 또는 진보주의자로 평가되며, 조지 W 부시 정권의 외교와 미 국내정책의 열렬한 비평가이다. 그는 오바마를 비판하는 노벨상급 비평가라고 언급된 적도 있다. 수많은 다른 경제학 평론가들과는 달리, 그는 동료에게 학계의 중요한 공헌자로 평가된다. 크루그먼은 학계와 일반인을 위해, 200여개가 넘는 논문과 20여권의 저서를 썼다.

 

크루그먼은 자신의 무역 이론 및 신 무역이론과 환율 위기에 대한 해설을 담은 자신의 교과서로 학계에서 잘 알려져있다. 그 저서는 기업과 나라가 규모의 경제 때문에 생산하고 거래하는 것에 관한 모델을 제시한다. 크루그먼은 1990년대 후반 《뉴이코노미》지의 비평가였다. 크루그먼의 《국제경제학 : 이론과 정책》은 미적분학을 포함하지 않는 국제경제학에 관한 표준적인 교과서이다.

 

1997년 동아시아 재정위기가 닥치기 전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고정 환율'과 타이의 경제정책을 비판하였다. 1998년 러시아 경제위기 직전에 LTCM (Long-Term Capital Management)과 같은 투자자들을 비판하였다." (위키백과에서)

 

폴은 프리드먼의 통화주의와 스태그플레이션을 요약 정리해서 논파한다. 먼저 통화주의. 프리드먼이 말한 것을 폴이 쉽게 요약해 줘서 내가 더욱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프리드먼이 분석한 케인스의 통화 정책 : 경기 후퇴가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신중한 검토 => '길고도 가변적인 시차를 갖는 long and variable lags' 신중한 통화정책 실시 => 신중한 통화정책으로 "피드백이 늦는 자동온도조절기로 적정 수준의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는 집처럼" 경제 상황 악화 => 경기후퇴 

 

프리드먼의 통화주의 monetarism : 통화량  공급을 꾸준히 유지하면 경기는 꾸준히 좋다 

 

"프리드먼은 그러한 적극적인 정책은 불필요할 뿐만아니라 실제로 해롭기까지 (해서 / 중략) 단순하고 기계적인 통화준칙으로 대체해야 한다 (중략) 경기후퇴는 민간 부문이 고정된 화폐의 보유량을 증가시키려고 해서 일어났던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통화량의 감소로 인하여 일어났다. (중략) 적극적인 통화정책도 포기하고 대신 난방장치를 일정한 간격으로 가동되도록 하는 방법과 비슷한 전략, 즉 통화 공급을 물가 안정 및 장기 경제 성장에 일치하는 비율로 일정하게,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면 연간 3~4퍼센트 정도로 서서히 증가시켜 나가는 전략을 따르라는 것이다.

 

(중략) 적극적인 통화 정책이 배제된다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은 더욱 불필요하다. (중략 / 재정정책은 정부가 채권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시행하는 것이므로) 민간투자분에서 저축을 빼내어 정부 채권의 구매에 밀어 넣는 것이다. 그리하여 순 경제확장 대신에 확장적인 재정 정책이 생산투자를 구축하게(몰아내게) 될 것이다. (중략) 그의 비판은 대부분 옳았다."(56~9쪽)

 

그러나, 정부 경제 개입을 비난하는 시장주의자 프리드먼의 '통화주의 monetarism'은 틀렸다. 크루그먼이 간단하게 증명한다.

 

1929년 미국 주식시작 급락 => 경기 후퇴 => 통화 공급이 유지되는데도 과도한 예금 인출로 가계와 기업의 현금보유 수요 폭발 => 은행 파산 => 기업파산 => 생산량 정점기의 1/3 이하로 생산량 감소 => 1930년대의 경기후퇴 => 보수자의자의 재정 정책 반대 => 경기회복 실패 => 제2차 세계대전 발발 => 번영의 1950년대 

 

정부가 통화량을 줄인 것이 아니라, 가계와 기업과 은행의 현금 보유 수요가 증가하여 은행과 기업이 파산하고, 생산이 감소하고, 소득이 줄어 공황이 발생한 것이었다. 프리드먼은, 경기후퇴는 정부가 총통화를 축소해서 일어났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가계와 기업의 현금 수요 증가로 인해 은행이 파산하면서 시작된 것이었다.

 

"생산량이 1929년 정점기의 3분의 1 이하로 떨어진 공황으로 번졌다. 프리드먼은, 이 돌연한 파탄 상태가 그가 정의한 총통화량이 급격히 축소된 데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중략) 그러나 연방준비이사회는 실제로는 통화를 흡수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일어난 사태는 모든 종류의 예금의 안정성에 대해 공포심을 유발한 은행 파산의 물결이었다. (중략) 가계는 돈을 은행에 예치하지 않고 현금으로 비축하기 시작하였다.

 

(중략) 통화주의의 선동가답게 프리드먼은 이렇게 말하는 것같다. "연방준비이사회가 통화공급을 축소함으로써 그렇지 않았더라면 상당히 안정되었을 민간 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었다." 이 말은 시장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명제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그의 실제 이야기는 이렇다. "연방준비이사회는 은행시스템이 저절로 붕괴해 버렸기 때문에 현금을 경제에 투입하는 데 실패하였다. 만약 연방준비이사회가 내가 선호하는 총통화량을 안정시키기 위해 충분한 현금을 (은행에) 투입하였다면 불황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60~1쪽)

 

폴의 프리드먼 비판은 신랄하다. 정책 목표가 "총통화증가율 3%가 최선"이라는 근거없는 이야기하지 말고, 정직하라고.

 

"프리드먼의 저작에는, 자기 스스로 믿고 싶어하는 바에 대해 근거가 되는 논증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약은 사람의 느낌이 배어 있다. (중략) 1960년대 말에 이르러 프리드먼과 그의 동료들은 비록 영향력은 있으되 다른 많은 동료들로부터 어느 정도 좋지 못한 평가를 받게 되었다" (62쪽)

 

지금까지의 내용을 다시 정리해야겠다.

 

1. 프리드먼은, 케인즈의 '가계와 기업의 화폐보유 확대'로 인한 경기후퇴와 '신중한 통화공급과 재정지출'이라는 경기회복 방안을 비판하면서 통화주의를 제창했다.

2. 마르크스는 경기후퇴와 공황을, 저임금으로 더욱 가난해진 노동자들은 소비능력을 상실했는데도, 기업은 생산 능력이 확대되어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하게 되었고, 결국 팔리지 못하는 상품들이 원인이 된 '과잉생산이 공황과 경기후퇴의 원인'이라고 분석하였다.

3. 케인즈는, 가계와 기업이 현금보유를 늘리려고 하면서 지출이 줄고, 소득과 매출이 줄어 경기후퇴가 나타난다고 했다.

4. 프리드먼은, 시장 즉 가계와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경제활동에 필요한 통화량이 부족해서 경기후퇴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5. 프리드먼은, 시장은 자기조절능력이 충분하므로 부족한 통화량을 보충해 주기 위해,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수준으로만 꾸준하게 총통화를 공급하면 경기후퇴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6. 케인즈는, 정부가 신중하게 여러 경제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경기후퇴가 일어날 조짐을 보이면 적절하게 화폐를 공급하면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7. 프리드먼은, 시장이 알아서하므로, 경제학자나 정부의 시장개입은 필요없다는 것이다. 미국과 같은 경우 매년 3~4%의 통화가 꾸준히 확대 공급이 되면 경기후퇴는 없을테니 걱정말라고 했다.

8. 크루그먼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과 함께, 대공황기의 경기후퇴는 통화공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장이 불안해서 대규모 예금인출사태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통화와 수요부족에 의한 급속한 경기후퇴가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9. 크루그먼은, 프리드먼이 비겁하게도 자신의 분석과는 달리, 1929년에서 30년 사이에 3~4%의 통화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시스템이 붕괴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통화를 공급해야 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알아챘다.

10. 프리드먼은, 경제학자의 분석이나 정부의 개입이, 반응이 늦은 온도조절기처럼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하면서도, 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대규모 재정 지원을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 크루그먼과 경제학자들의 분석이다.

11. 크루그먼은, '1960년대 말에 이르러 프리드먼과 그의 동료들은 비록 영향력은 있으되 다른 많은 동료들로부터 어느 정도 좋지 못한 평가를 받게 되었다'며 150cm의 다윗을 경제학자 대열에서 멀리 던져버렸다.

 

통화량 개념

  ° 본원통화:  화폐발행액 + 금융기관의 對한은 원화예치금

  ° M1(협의통화)

    -   현금통화 +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 동 금융상품의 예금취급기관 간 상호거래분

  ° M2(광의통화)

     -   M1 + 기간물 정기예금,적금 및 부금 + 시장형금융상품(CD,RP,표지어음) + 실적 배당형금융상품(금전신탁,수익증권 등) + 금융채 + 기타(투신증권저축, 종금사 발행어음) - 동 금융상품 중 장기(만기 2년이상) 상품 - 동 금융상품의 예금취급기관 간 상호거래분

  ° Lf(금융기관 유동성)

     -   M2 + M2 중 만기2년이상 예적금 및 금융채 + 한국증권금융(주)의 예수금 + 생보사(우체국보험 포함)보험 계약준비금 + 농협 국민생명공제의 예수금 등 - 동 금융상품의 Lf 편제대상기관 간 상호거래분

 

프리드먼의 스태그플레이션 : 예측은 맞았으나, 해결책은 통화주의로 돌아가고, 통화주의로는 경기후퇴를 해결할 수 없었다.

 

프리드먼의 예측 : 정통 경제학의 지적 성과라고 하는 필립스 곡선에 대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이 높아도 실업률은 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실업률도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1969년에서 1971년까지 닉슨 행정부가 낮은 실업률(즉 생산 수준의 유지 또는 증가)을 유지하기 위해 필립스 곡선에 의한 인플레이션 감내 정책을 펴다가 70년대 내내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했다. 프리드먼의 예측이 맞았던 것이다. 그러나,

 

1. 필립스 곡선 : 1959년 런던 경제대학의 필립스 교수가 영국의 장기 경제통계에서 실업률과 성금변동률 사이의 부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국에서는 1960년대 내내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율이 부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케인즈는, 경제를 '완전고용(실업률 5% 수준)' 수준으로까지 확대하라고 했다.

3. 필립스 곡선에 따르면,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르는 비용이 낮은 실업률에 따르는 수익을 초과할 때까지 경제를 확대하라는 것이다.

4.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을 낮은 실업률과 바꾸려고 높은 물가를 지불하다보면, 더 이상 물가를 높일 수 없을 때가 오게 되고, 그러면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실업률은 높고 생산은 축소되는 스태그플레이션 stagflation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1968년에 예측하였다.

5. 1969년에서 1972년 사이 닉슨 행정부는,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기 위한 인플레이션 정책을 실시했으나 실패했다. 프리드먼의 예측은 실현되었다. 미국은 70년대 내내 높은 물가와 높은 실업율, 경기후퇴(= 잠재 GDP 보다 실질 GDP가 낮은 상태)가 일어나는 가운데, 시카고학파의 위상은 정점에 달하게 된다.

6. 크루그먼은, 프리드먼의 예측이 맞았다고 해서, 정부가 시장을 조율하려는 정책을 버려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말한다. 즉, 정부의 재정 통화정책이 배제된 민간 기구들의 자율조정에 의해서 프리드먼이 주창한 자연실업률과 이에 걸맞는 인플레이션율이 실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7. 크루그먼은, 인플레이션 정책이 아니라 다시 케인즈의 정책, 신중한 경제 분석을 전제로 한 통화 재정정책으로 인플레이션 비용을 감내할만한 완전고용 상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리드먼의 자연실업률이라는 주장에 내포된 어떤 것도 민간 경제가 자체 기구만으로 움직일 때 자연실업률에 가깝게 실업률을 다소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경제는 어느 정도 자연실업률을 시현하겠지만 자연실업률을 중심으로 격심하게 진동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여전히 케인스의 정책을 고집할 수도 있다." (71쪽)

 

화폐의 수요와 공급을 알아야 하는데, 이 개념이 어렵다.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내는 것이 화폐의 공급이고, 투자와 지출 또는 저축을 위해 가계와 기업이 돈을 끌어모으는 것을 화폐의 수요라고 생각하는데, 꼭 그런 것이 아닌 모양이다. 일단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자.

 

화폐의 공급이란,

1. 화폐의 구매력이 높아져 더 많은 생산물을 소비함으로써 추가로 화폐가 공급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

     즉, 화폐가치가 높아져서 물가가 떨어졌다는 의미. 1달러로 계란 한개를 사다가, 2개를 살수 있다는 의미

2. 화폐의 공급이 실제로 늘어나 임금과 물가가 떨어져 화폐의 구매력이 높아지는 것

    즉, 중앙은행이 정부나 은행의 채권을 매입해서 화폐를 공급했는데도, 임금과 물가가 떨어지면 1과 같은 효과

 

화폐의 수요란,

1. 가계의 저축과 기업의 사내유보나 부동산투자가 많아져서 경제활동에 필요한 화폐를 더 필요로 하는 것

     즉, 경제활동에 필요한 돈이 천달러였는데, 저축이나 부동산투자로 100달러가 빠져버려서 화폐를 더 필요로 하는 것

2. 물가가 높아지면서 화폐의 구매력이 떨어져서 경제활동에 필요한 화폐를 더 필요로 하는 것

     즉,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계란 1개를 1달러에 사다가 2달러에 사야하므로 화폐가 더 필요해진다. 

     

합리기대론 rational expectations : 로버트 루카스

 

"(로버트 루카스는) 마음만 먹으면 간명하고 힘 있는 영어를 얼마든지 쓸 수 있지만 고도의 수학을 통하여 그의 사상을 표현하는 편을 택하였고, (중략) 최근 들어 루카스는 안전하고 기술적인 요소가 강화되고 있는 이론경제학으로 후퇴하는 듯하다." (73쪽)

 

케인즈도 시장의 자율기능에 의해 경기후퇴는 오랜 기간 long-run에 걸쳐 치유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사람은 반드시 죽기 때문에' 아픈 환자를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경기후퇴라는 경제의 아픔을 치료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다.

 

케인즈의 반대편에서 선 로버트 루카스는 경기후퇴가, 케인즈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오랜 기간 long-run'이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모든 기업과 노동자가, 경기후퇴 사태를 깨닫고, 즉시 가격을 내리고 임금을 삭감하면 되기 때문이다. 왜? 경기후퇴로 인한 피해는 기업과 노동자가 모두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다니. 그런데도 70년대 최고로 영향력 있는 시장주의 경제학자였다고 한다. 누가 임금을 깎고, 누가 가격을 내리나.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기업과 노동자는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이성을 작동하여 함께 살려고 한다면, 임금 삭감과 가격 인하가 가능하리라. 

 

"(케인즈는 신중한 경제분석과 통화 재정정책을 이용한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경기후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프리드먼은 적극적인 통화 정책이 실제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된다고 논하였으나, 루카스는 원리적으로 오직 손해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논하였던 것이다. (중략 / 루카스는) 경기 후퇴는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주장하였다. (중략) 경기 후퇴는 사람들이 상황이 정말로 일반적인 침체 국면임을 깨닫자마자 자동 조절된다." (73~4쪽) 

 

크루그먼이 정리한 합리기대가설 rational expectations은 이해하기 어렵다. 위키백과를 이용해 정리해 보면 이렇다.

 

고전파 경제학자들과 같은 시장주의 경제학자들은, 가계와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획득 가능한 모든 정보를 활용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경제활동을 한다고 믿는다. 미래가 불확실해서 약간의 실수와 혼돈이 발생하지만 대체로 시장의 기능에 의해 '혼란에 의한 경기후퇴'는 조정되고, 경기는 자연스럽게 회복된다는 것이다.

 

이런 결정을 하는 시장에, 정부가 잘못 개입하면 오히려 경기를 더 망친다고 루카스는 주장한다.

 

"연방준비이사회라고 해도 경기 조건에 관해 좋은 경제신문에 나와 있는 정도의 정보만을 가질 뿐이라고 루카스는 논하였다. 따라서 통화 정책은 실제로 경기 후퇴 국면에서 경기 회복을 촉진할 수 없다. (중략) 실업률이 1퍼센트 증가할 때마다 통화 공급을 1퍼센트 증가시키는 규칙에 따르는 정책을 취하고 (중략) 기업들은 그 정책을 그들의 기대와 가격 책정에 도입하여 실업률 통계 수치가 올라갈 때마다 가격을 인상하게 되므로, 결국 통화 확대는 산출물이 아니라 오직 가격에 영향을 끼칠 뿐이라는 사실이 확실해진다고 루카스는 주장하였다." (75쪽)

 

크루그먼은 루카스에 대한 잘못은 뒤에서 다시 다루기로 한다면서, 두 가지가 틀렸고, 그런데도 70년대부터 무려 20여년 동안을 학술논쟁을 주도해 왔다는 사실을 인식하라고 한다. 틀린 학설인데도 학계를 주도하고 세상을 지배했다는 것이다. 정말 자신만만하다. 틀렸어요, 이 사람. 그런데도 세상은 그가 주도했어요. 웃기죠.

 

"하나는 기업들이 실제 경제 상황을 착각하고 있는 동안에만 경기 후퇴가 지속된다는 명제이다 - 실제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동안만 경기 후퇴가 일어난다. (중략) 또 하나의 약한 고리는 기업이 가격을 결정할 때 통화정책을 주의깊게 관망한다거나, 또는 그보다 더 나아가 통화 정책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거시 경제 지표를 주의깊게 관망한다는 생각 전체이다. (중략) 루카스의 이론은 기업과 가계가 정말로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관하여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체감 앞에서 붕 떠 있는 듯하다." (76쪽)

 

크루그먼이 보기에 20여년 이상을 루카스가 경제학과 세상을 지배한 이유는,

1. 경기 순환을 엄밀한 미시 경제학의 모형으로부터 도출해 낼 수가 있을 것 같았고,

2. 추종자들을 만들기 좋고, 떠날 수 없게 할 정도로 어렵고 전문적이었으며,

3. 보수주의자들이 바라는 정부 개입을 막아서는 세상을 만드는데, 어리석은 이론이지만 확실하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루카스 자신도 결국에 가서는 자신의 기법으로 해결하려 하였던 문제보다 기법 그 자체에 더 치중하는 듯하다." (79쪽)

 

제1장의 주제는 명료하다. 시장주의 경제학자들이 60년대 이후 케인즈를 공격하고 얻은 학계의 승리를 통해, 즉 정부의 통화 공급과 공공사업은 시장의 자율성을 방해해서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준다는 경제사상으로 승리를 거둠으로써,

 

"우파가 정책화하는 데 진정 성공한 사상이 한 가지 있었으니, 바로 중과세 high taxes와 과도한 규제 excessive regulations가 미국의 경제 성장에 주된 장애물이라는 사상이었다." (81쪽)

 

즉, 통화주의와 합리적 기대론의 승리는, 세금은 최소로 내고, 규제의 사각지대를 만들어 자유롭게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으로 만들고 싶어하던 사람들의 승리였다. 부동산이든 자본이든 금융이든 파생상품이든 주식이든, 온갖 상품과 온갖 편법을 동원해서, 돈 벌고 탈세하고 승계하는데 성공하였다. 금융위기가 터지든 검은 백조가 나타나든 그들은 무조건 돈을 벌어야 했다.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기 위해, 돈으로 수많은 노예를 거느린 재벌이 되고 싶은 사람들의 승리였다.

 

2장 조세, 규제 및 성장

 

생산성 정체

 

크루그먼의 이 책을 읽는 이유는 분명했다. '모두에게 많이 먹이는 정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답을 분명하게 제시해 주고 있다.

 

"한 나라를 가난하게 하는 것은 경기 후퇴나 물가 앙등, 내전, 부패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 나라를 부유하게 하는 것은 생산성 성장 productivity growth이 유일하다." (84쪽)

 

미국의 생산성 성장기

19세기말 ~ 1945 연평균 1.8% 성장(40년에 두배) 전 가구의 54% 자동차 소유
전 가구의 44% 자기집 소유
빈곤층 : 인구의 40% 
90년대 그리스나 포르투갈 수준
1945~1973 연평균 2.8% 성장(25년에 두배) 가구당 1대꼴 자동차 소유
전 가구의 63% 자기집 소유
빈곤층 : 인구의 10%
중산층의 나라가 된 미국
1973년 이후 ~1990년(?) 연평균 1% 미만 성장(80년에 두배) 가구당 2대의 자동차 소유
자기집 소유 가구 감소
빈곤층 : 인구의  30%
불평등한 소득분배의 미국
16년 동안 공화당 집권

 

왜 생산성 성장이 둔화되었는가

기술과 생산성 둔화

 

놀랍고 즐거운 사실을 하나 읽었다.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증기기관 보다 앞서 발명된 하그리브스의 다축방적기라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위키백과를 비롯해서 인터넷을 뒤져 보았지만 이런 생각에 동의하는 글은 발견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크루그먼은 모두가 동의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산업 혁명을 일으켰던 결정적인 기술혁신은 재론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1764년 하그리브스 Hargreaves가 발명한 제니 방적기였다. 그렇지만 영국의 전반적인 산업화는 1840년대에 와서야 두드러지게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전기는 1880년대에 소개되었지만, 역사학자 폴 데이비드는 전기가 생산에 적극 활용된 것은 1920년대에 이르러서였다고 논한다." (88쪽)

 

기술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술을 성숙시킬 충분한 시간이 적어도 30년 내외가 필요하다. 경제 마법의 시대에는 그 이전에 개발된 기술이 성숙해서 생산성이 피부로 느낄 정도로 향상되었지만, 그 이후의 기술은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가 21세기도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서야 성숙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이 글을 쓴 1994년이라면 크루그먼이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970년대 초까지 전후의 호경기를 이끌어왔던 일련의 기술은 거의 다 활용되었으나 궁극적으로 또 다른 호경기를 일으킬 기술은 아직 성숙기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본다. (중략) 생산성 둔화에 대한 기술적 설명은 현재의 상황을 인내해야 한다고 권고" (92쪽)

 

사회학적 설명

 

60년대의 문화 풍토가 즉, 1) 자본주의의 위선에 대한 저항 2) 수월성 지양으로 성적으로 표시된 교육 수준의 저하 3) 빈곤 계층의 확대가 생산성 침체에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3)의 경우 원인이자 결과가 되어버린다.

 

생산성 둔화에 대한 정치적 설명

 

"우파 쪽에서 재미있는 생각이 나왔다. (중략) 조세와 규제로 인한 시장의 왜곡 및 유인 incentive의 감소이다. 우리는 이를 생산성 성장에 대한 정치적 설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경제난을 정부의 잘못으로 본다." (95쪽)

 

(to be continued. like reading a new testament)

 

 

https://www.youtube.com/watch?v=toTfZB7xKn0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