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1382) 썸네일형 리스트형 추수, 마늘, 김장의 세 가지 일_211020 el veinte de octubre el miércoles_dbadchatb oktyaBpb cpeda 농사일기는 멈출 수 없는 기록이다. 열 시가 넘어서야 논에 도착했다. 먼저 예초기로 풀을 베고, 낫으로 벼를 베어 뉘어 놓았다. 농부들은 잘 묶어서 세워 놓는데, 묶기가 힘들어서 11년째 눕혀 놓는다. 세워 놓으면 더 잘 마른다. 세군데의 벼를 베어 정렬해 놓은 다음에 모터를 철수한다.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기념 동영상을 찍고 농원으로 돌아왔다. 예초기를 내려서 벼를 말릴 마당에 풀을 베었다. 점심을 먹고 다시 3시부터 마당을 청소하고, 그물망을 깔아서 벼를 받을 준비를 해 두었다. 5시다. 반장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다. 30분을 더 기다리다가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었다. 처제에게 보낼 배추를 작업하시던 어머니가 배추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이상 기온으로 배추가 물러서 죽어가고 있.. 찰벼를 베어 열흘동안 말리자_211019 el diecinueve de octubre el martes_девятнадцать Октябрь вторник 앞으로 열흘 이상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 얼른 벼를 베어서 말리자. 날이 차기는 하지만 해만 난다면 잘 마를 것이다. 반장에게 전화했지만 받지를 않는다. 예초기와 낫을 들고 논으로 갔다. 찰벼논을 먼저 베기로 했다. 찰벼는 볕에 말리는 시간이 길다. 적어도 1주일은 말려야 한다. 열흘을 말리면 더 좋을 것이다. 찰벼는 말려서 즉시 실어다 정미소 마당에 내려 놓아야겠다. 먼저 메벼논에 물을 대던 호스를 걷었다. 예초기를 돌려 입구 주변과 모퉁이 주변의 논둑 풀을 베었다. 다섯 군데의 벼를 베어 논둑에 가지런히 놓았다. 꼭 2시간 만에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적당한 노동이다. 돌아오는 길에 반장을 만났다. 내일이나 모레 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 논의 찰벼를 베기로 했다. 80대분의 흙을 받을 계획이다_211018 el dieciocho de octubre el lunes_восемнадцать Октябрь понедельник 친구들과 만나서 점심을 먹고 2개의 카페를 옮겨 다니며 수다를 떨다가 5시가 넘어서 농원에 도착했다. 어머니가 몸을 꽁꽁 싸매시고 앉아서 마지막으로 들깨를 까불리고 계셨다. 어머니의 지시대로 두 장의 포장을 걷어 하우스로 옮기고 밭을 돌아보며 생각했다. 평균 높이 3m x 넓이 500㎥ = 1,500㎥ 25톤 트럭 1대의 흙 운반량을 20㎥라고 하면 80대 정도면 된다. 300만원 정도면 우리 밭을 좀 더 농사짓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밭 서쪽의 임야를 누군가 사서 개발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실제로 이루어지는 일인지는 알 수 없다. 계획이다. 어머니가 털어놓은 들깨 그릇을 카트에 싣고 농원으로 돌아오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어머니는 손의 지문이 다 닳아버리도록 일하셨다. 그것으로.. 감동이었다, 북한산일 수 없었다_211015 el quince de octubre el viernes_пятнадцать Октябрь Пятница 역곡에서 불광역까지 90분, 불광역 1번 출구에서 7212번을 타고 진관사 입구까지 15분 거의 두 시간에 걸쳐 등산로에 도착했다. 삼천사로 가는 계곡길을 따라 오르다 응봉을 올라 사모바위까지 갔다가 비봉을 거쳐 향로봉 입구에서 이북 5도청으로 내려간다. 친구가 열심히 기획했다고는 했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왜? 나도 북한산 다닐만큼 다녔다. 아니었다. 등산로로 들어가는 순간 모든 문명들이 사라지고 깊은 숲길이었다. 계곡을 따라 감동들이 이어졌다. 가는 길 내내 아름다운 의상봉, 용출봉, 용혈봉 그리고 단풍과 맑은 물이 함께 하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설악산이나 함백산에서나 이런 깊은 원시림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북한산에서도 코스를 잘 잡으면 얼마든지 원시림과 깨끗한 .. 흙의 분자식은 Al2Si2O5(OH)4다_211014 el catorce de octubre el jueves_четырнадцать Октябрь четверг 내일 내리는 비만 가볍게 지나간다면 들깨 수확도 무사히 끝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고 타작용 공간을 마련하는 작업을 했다. 부직포를 고정하던 핀을 뽑고, 부직포를 걷고, 비닐을 걷고, 이랑을 무너뜨려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3시간 동안에 무사히 마쳤다. 제초 매트 위에 고여있던 흙위에서 풀이 싹이 터서 제초 매트에 구멍을 뚫어 놓았다. 흙의 분자식은 Al2Si2O5(OH)4로 kaolinite 즉 고령토다(알씨오수2254). 흙은 2분자의 SiO2와 알루미나로 불리며 알루미늄을 만드는 Al2O3, 2분자의 물 H2O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 위에 3번째로 많이 분포하고 있는 광물이 알루미늄이고, 두번째로 많은 광물이 규소 Si다. 유리병은 SiO2로 만들고, 알루미늄 캔은 Al으로 만든다. 가장 흔.. 공영재개발이 필요하다_이재명의 대장동 이야기_211013 1985년 대학교 3학년이던 나에게 묘한 알바자리가 들어왔다. 알바비는 차비와 식비. 상계동 재개발 지역으로 가서 당시 재개발을 추진하던 4평방의 소유주들에게 재개발 관련 의견 설문을 받아오라는 것이었다. 공영재개발. 4평 또는 6평의 단칸방에서 힘든 삶을 살던 분들에게 공영재개발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신지를 확인해서 받아오는 일이었다. 많은 분들과 만나서 힘든 세상이야기를 즐겁게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지만, 짬뽕은 맛있게 먹었었다. 상계동은 결국 공영재개발을 실시하지 않았고, 내가 사흘 동안 만났던 상계동의 주민들은 어떻게 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대장동도 결국 공영재개발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재개발 이익을 시민들에게 되돌리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이.. density is destiny 들깨를 베다_211013 trece de octubre el miércoles_тринадцать Октябрь среда 9시 반에 들깨를 베러 새 낫을 들고 밭으로 갔다. 계속되는 비로 혹시 썩지나 않았을까 걱정은 되지만 그냥 베기로 했다. 털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으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들깨 줄기는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낸다. 어제 오후 5시까지 내리던 비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잘 자란 들깨 줄기는 굵기가 엄지손가락 굵기 보다 굵어서 낫을 힘차게 휘둘러야 했다. 다칠까 무섭다. 들깨를 충분히 휘어서 낫을 대면 굵은 줄기도 낫을 휘두르지 않고 벨 수 있다. 다칠게 무서워지면 그렇게 베고, 베는 일이 귀찮아서 아무 생각이 없어지면 낫을 휘두른다. 인간이여. 들깨를 안전하게 베어서 하루 정도 잘 말려야 한다. 첫 번째 고비는 불과 세 개의 들깨 줄기를 베었을 때 왔다. 자꾸 걸린다. 내가 잡아서 벤 줄기를 땅바닥에 .. 장봉도 암석여행을 다시 해야 한다_211009~10 el nueve octubre el sábado_девять Октябрь Суббота 우리나라에서는 물론이고 세계를 돌아다니면서도 보지 못한 멋진 암석들로 가득한 장봉도는, 암석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갖고 찾아가야 할 곳이다. 암석과 지질, 지구와 한반도에 대해서 몰랐기에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장봉도 암석여행을 해야겠다. 영종도를 뜨고 내리는 비행기들로 인해 수시로 시끄럽다. 포근하고 차분한 여행은 불가능하다. 차를 가지고 장봉도로 들어가는 계획은 실수였다. 차는 영종도 삼목항 주차장에 두고 움직여야 했다. 차를 가지고 배를 타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 두 시간, 배타는 시간 한 시간. 무려 세 시간을 영종도 삼목항에서 진을 빼야 했다. 섬 안으로 들어가자 버스가 운행하고 있어서 섬 구석구석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장봉도 선착장에 내려 오른쪽으로 보이는 섬을(작은멀..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17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