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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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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고도는 와 무섭다_210828 el veintiocho de agosto el sábado_двадцать восемь август Суббота 아주 멀리서 바라보니 희끗한 잡티가 보여서 뭐 저런 산이 있었나 싶었다. 친구가 꼭 가보라고 해서 왔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광주 상무지구 숙소에서 아침을 먹었다. 8시. 사장님이 화가 나셨다. 버려지는 음식들 때문에. 하얀 쌀밥에 미역국으로 아침을 먹고, 샌드위치에 토마토와 스크램블 에그로 아침을 먹었다. 배가 부르다.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진도 읍내까지는 90분이 걸린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다가 갑자기 해가 쨍하게 난다. 시장에 들러 포도와 오징어, 차례주를 사서 차에 싣고 산소로 갔다. 작은 아버지께서 두 차례나 벌초를 했는데도 온통 풀밭이다. 그래도 걸어 다닐만하다. 낫으로 간단하게 주변 정리를 한 다음에 차례로 술을 따라 놓고 절을 했다. 논을 팔았다고 손자들이 열심히 연구하고..
민주주의를 사랑하므로 민주의산에 오르다_210826~27 이제 아버지 산소를 가는 길은 한반도 여행길이 되었다. 오전 11시. 고속도로에는 차가 많다. 화물차들의 행렬은 대한민국 경제의 건강함을 증명한다. 무주에서 빠져나와 벌초를 할 수 있도록 낫과 호미를 사서 차에 싣고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산채비빔밥 정식. 만 원의 행복이었다. 나오는 길에 머루주와 머루 소주를 사들고 민주지산 휴양림으로. 시험공부를 하느라 지난 한 달 동안 일과 공부만 하다가 오랜만에 산을 오른다. 산장의 관리자는 다섯 시면 해가 진단다. 다섯 시가 조금 넘어서 안전을 위해 등산을 멈추고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아니었다. 안전을 위한 협박이었다. 해는 7시가 넘어서야 떨어졌다. 산은 마치 원시림처럼 울창하다. 깨끗한 계곡물은 마을 사람들의 식수원이다. 거대한 돌로 등산로를 깔아놓..
호스를 정리하니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다_210825 el veinticinco de agosto el miércoles_двадцать пять август среда 늘척지근하게 준비해서 8시가 다 되어 고추밭에 갔다. 4번째 고추 따기. 한 시간 만에 어머니는 두 시간 만에 세 바구니의 고추를 땄다. 올해는 고추밭에 농약을 두 번 뿌렸다. 그런데도 탄저병과 벌레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 날씨가 가물어서 병이 잘 퍼지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나비나 나방들도 예년처럼 번성하지 않아서 벌레들도 적은 것이 그 이유다. 고추를 따는 동안 정말 즐거웠다. 다른 해 같으면 물컹해진 고추들을 보면서, 까만 반점이 번진 고추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책으로 만들어야겠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책 만드는 작업을 하고 싶다. 누가 내 글을 책으로 내주지도 않을 것이니,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종이 책이 아니라 전자..
대한민국 대전환_한반도는 스스로 길을 선택할 것이다_210824 el veinticuatro de agosto el martes_двадцать четыре август вторник 사실 지금 급한 것은 '어게인 쇼크'다. 손해평가사 공부하듯이 문제와 답을 맞혀가면서 읽어야 하는데, 새로 책을 샀으니 욕심이 나서 깨끗한 새것을 손이 간다. 어차피 손을 대도 끝까지 읽지 않을 것이다. 비가 내리고, 아침에 일도 했으니 이제 책을 본다. 2001년 여름부터 경제 공부의 과제는 경제 통계를 읽는 것이었다. 못했다. 누군가 읽어주는 경제 통계를 따라 읽는 것으로 간신히 과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서문에서 최배근이 늘 주장해 온 '새로운 처음'형 충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인류 사회가 경험해 보지 못한 충격은 많다. 검은 백조 black swan으로부터 시작해서 박근혜 탄핵과 트럼프의 당선, 조국 가족의 희생 등등. 최배근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런 충격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
험한 것들에게도 친구처럼 기대라_210824 두 번의 긴 휴식을 가지면서 마당과 정원의 풀을 절반 정도 깎았다. 어깨가 좀 아플까 싶으면 예초기를 내려 놓고 사진도 찍고 글도 썼다. 8월 말이니 앞으로 한 번 더 풀을 베면 될까. 굳이 이런 질문을 하고 답을 하지 않아도 될텐데, 풀을 깎을 때마다 매번 이런 생각이 든다. 어제 다구와 풀깎는 이야기를 했다. 하우스에서 자라는 대나무를 뽑기 위해서 땅을 30cm나 파서 뿌리까지 완전히 뽑아내었다. 힘들었지만 칡을 캐는 듯한 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부럽다고 했다. 지난 15년 동안 풀을 깎았지만 어떤 격려나 보상을 받지 못했던 나로서는 시간당 8천 원이라는 없느니만도 못한 최저임금이나마 부러웠다. 보상은 고사하고, 부모님의 걱정을 태산처럼 무거운 예초기 위에 얹고 풀을 베어야 했다. 풀을 베다가 황매화..
배추 모를 심다_210818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대전 현충원에 안장되는 장면을 봤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직접 참석해서 경건하게 이루어졌다. 대전 현충원에 가서 장군의 묘소에 참배하고, 홍범도 장군 기념관에도 들러야겠다. 6시에 일어나서 느긋하게 차와 복숭아를 먹고 밭으로 갔다. 세 판. 70개씩 210포기인 줄 알았더니 125개씩 375포기란다, 허걱. 바람은 시원하고 날이 흐려서 작업하기에 좋았다. 참깨 그루터기 사이에 구멍을 파서 물을 주고 참깨를 심었다. 오후에 소나기가 내린다고 했으니 잘 자라줄 것이다. 배추 모종을 심다보니 참깨 그루터기가 걸린다. 배추가 자라는데 방해가 될 것으로 보였다. 손으로 잡아 뽑으려 했더니 너무 힘들다. 낫을 가져다가 그루터기를 바짝 잘라내었다. 풀은 생장이 멈추거나 뿌리가 잘리면 햇살과 바..
현산어보를 찾아서 1권_좋아하는 일을 하면 먹고 살만하고 책도 쓸 수 있다_210817 el diecisiete de agosto el martes_семнадцать август вторник 한울빛도서관의 서가를 얼쩡거리다가 현산어보를 찾아서 6권을 보았다. 이 서가에 올 때마다 눈에 들어오고 있지만 애써 무시했고, 그리미가 읽을 때도 그러려니 했다. 1권을 제외한 모든 책들이 깨끗한 상태의 책이다. 누구나 읽지만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는다. 나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21일(토) 손해평가사 2차 시험을 봐야 하지만 일단 서문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으로 가져왔다. 친구가 생각나는 책날개의 글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은이 이태원. 1972년 (중략) 현재 세화고등학교 생물 교사로 재직 중이다. 어릴 때부터 뭔가 잡으러 다니길 좋아했다. (중략) 파도에 몸이 흠뻑 젖고, 굴 껍질에 발바닥을 베이기도 하며 고둥, 게, 망둑어를 잡았다. (중략) 물 빠진 못을 찾아다니며 미꾸리를 ..
해가 뜨니 몸이 무겁다_210811 el once de agosto el miércoles_одиннадцать август среда 다음 월요일에는 관리기를 임대해서 배추밭을 갈아야겠다. 판검사들이 사법지배로 대한민국을 지배하려 하지만 어림없는 일이다. 힘을 얻은 경찰들까지 이 판에 가세하고, 군대까지 가세하더라도. 김경수에 이어 정경심, 문재인을 잡아 넣어도, 사람들은 많다. 싸우다 안 되면, 도망가면 된다. 잘 먹고 잘 살아라. 하여튼 친구들, 정치가는 꿈도 꾸지 말아라. 잘 하기도, 살아 남기도 어려운 직업이다. 조국은 결국 정치판으로 가야 한다, 살기 위해서라도. 11시 넘어서 잤어도 5시 50분부터 움직여서 일을 했다. 쥐똥나무 가지치기. 해 놓고 났더니 나무가 너무 불쌍하다. 좀 예쁘게 정돈하고 싶은데. 올해까지는 벼를 말려야 하니 저렇게 볼품없이 밀어버릴 수밖에 없다. 예초기 날 대신에 톱날로 날을 바꿔서 가지치기를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