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620)
마늘을 캐다_240603~4 오후 6시부터 2시간동안 마늘밭을 정리하려다가 지나가던 반장의 말을 듣고, 그냥 마늘을 캐기로 했다. 해가 지면서 날이 시원하다. 일찍 마늘을 캐니 마늘대가 그대로 살아있어서, 캐기가 편했다. 마늘은 자랄만큼 자랐는데, 앞으로 열흘정도를 더 두고 보면 더 자랄것인지는 알수 없다. 시장에서 판매하는 큼직한 마늘보다는 작다. 4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양파도 캤다. 양파망 20개를 사가지고 와서, 그늘에서 줄기를 잘라내고 담았다. 한참이 걸렸다. 누구에게 나눠야할지를 고민했다. 밥을 해먹어야 양파를 쓸텐데, 점점 밥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으니, 양파도 쓸일이 적다.  그리미가 못난이 양파와 캐면서 상처가 난 마늘을 가지고 간장에 절였다. 이것도 열심히 먹어야하는데, 가족들이 모여서 함께 고기를 구워먹는 시간을..
마음은 있지만 내몸과 시간을 아끼기로 했다_240424 얼마전에 한국에 7년을 산 네팔친구를 만나서,"네팔남자들은 여자들에게 일을 맡기고  맨날 락시(네팔소주)나 마시고 논다고 들었는데,  친구는 정말 열심히 일하는군. 대단해."그 친구 대답이, 농사일을 여자들이 많이 하는것은 맞지만, 네팔남자들이 노는 것은, 할일이 없기 때문이란다. 무슨일이 되었든 열심히 하면 좋고,공동체의 일할 사람들을 위해부지런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다. 7미터 길이의 밭이랑 주변의 풀을 뽑고,쓰레기를 주워내고,다시 비닐을 씌웠다.1년후에는 이 비닐은 쓰레기가 되므로다시 주워내야한다.비닐 말고도 부직포도 있다.내가 쓰고 만든 쓰레기다.하기는 방안에서도 계속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다.잘 분해되는 비닐이 있다고 하는데,값이 3배 가까이 비싸다고 해서 엄..
딸기밭, 취나물밭, 도라지밭을 만들다_240418 배수로를 10m 팠다. 오전내내 손가락과 허리를 희생해서 15㎡ 의 딸기밭과 도라지밭, 취나물밭을 얻었다. 딸기밭에는 언덕과 배수로에서 험하게 자라던 딸기를 뽑아서 옮겨심었다. 취나물밭에는 취나물 씨앗을 뿌려두었다. 올해는 수확을 거둘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년에는 틀림없이 취나무을 먹을수 있을 것이다. 도라지밭은 비닐을 덮어두었다가 5월에 와서 씨앗을 뿌리기로 했다. 배수로를 깊이 파서 물빠짐이 좋게 밭기울기를 바로 잡았다. 눈은 엉터리여서 기울기의 올바름은 비님이 알려주실 것이다. 마을수도의 수도관 교체작업을 해준다고 한다. 충주호와 연결되는 광역상수도에 대비하고, 노후하고 지름이 짧은 관을 교체해주겠다고 한다. 읍내에 나와 우유차를 한잔 마시고 보온병을 씻어서 차도 한잔 마셨다. 한방차는 종이컵에 ..
배수로를 파고 가지치기를 하다, 그리고 베타붕괴와 양성자_240417 가지치기에 재미가 들려서 개나리와 쥐똥나무의 가지치기를 수시로 하고 있다. 비가 오는 날에는 가지치기한 나무를 밭가에 심어서 함부로 우리 밭으로 차를 들이미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밭일을 하면 쓰레기가 끊임없이 나온다. 어제 옆집 형님과 길게 이야기를 나눴다. 매일 매일 쓰레기를 주워서 이 근처를 깨끗하게 만들자고. 쉽지 않은 일이다. 저녁쌀을 씻으며 쌀뜨물을 받아 놓았다. 냉동갈치로 조림을 해먹으려고. 그리미는 힘들어 한다. 삼시세끼 시어머니와 남편의 식사를 혼자 준비해야 하니 그렇다. 내가 이렇게 쌀을 씻고 쌀뜨물을 받아 놓으면 숨쉴 여유가 생긴다. 지구도 그리미도 그러므로 더불어 나도 숨쉴 여유가 생긴다. 마지막 남은 10미터 정도의 배수로를 파려고, 삽, 괭이, 곡괭이까지 동원했지만, 얼마나 ..
배수로를 파고 가지치기를 하고 도배를 하다_240416 el miércoles, dieciseis de abril_Среда, шестнадцать апрель 뭘 하나를 진득하게 해서 끝내야하는데, 1) 방울꽃을 심으면서 황매화를 정리하고 꽃양귀비를 심을 부분을 둥그렇게 북돋웠다. 2) 대충 끝났을때, 삽을 들고 햇님발전소 뒤의 배수로를 팠다. 5미터쯤 파다가 얼굴에 개나리가 걸려서 전지가위로 쥐똥나무와 개나리를 꺾어서 들고 밭으로 갔다. 3) 밭의 가장 아래쪽 4군데에 꺽어온 개나리와 쥐똥나무를 심었다. 화물차들이 밭을 마구 밟아놓아서 나무를 심어보기로 했다. 4) 밭의 배수로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후 1시까지 배수로를 팠다. 점심을 먹고났는데, 어머니 방에 벽지가 떨어져서 벗겨봤더니 1.3미터 넓이로 곰팡이가 폈다. 벽지와 초배지를 모두 벗겨내고, 물휴지로 닦아낸 다음에 곰팡이 제거제를 발랐다. 너무 피곤해서 쉬었다. 5) 읍내에 나가서 도배를 ..
부직포와 비닐을 모두 걷다_231206 el miercoles, seis de diciembre_Среда, шесть Декабрь 그리미는 일을 놔두고 쉬지를 못한다. 내려오면서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다른 농부들의 밭을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깔끔하게 정리해두고 싶다고 한다. 어제 오후부터 일하러 나가자고 서두른다. 책이나 보고 싶지만, 억지로라도 일하는 것이 사실 즐겁다. 그래서 5분만을 반복하다가 결국 옷을 갈아입었다. 맥문동 씨앗을 매화나무 주변에 흩뿌리는 것으로 일을 시작했다. 작은 땅이지만, 손을 풀을 매기에는 꽤 넓은 면적이다. 과연 이곳에서 풀을 이기고 맥문동이 발아할 수 있을까? 우리는 여러 꽃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김매기를 잘 해 줄 수 있을까? 옷을 두겹씩 두툼하게 껴입고, 버프까지 쓰고 일을 했다. 모자는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는데, 잘못했다. 기온이 5도 내외라면 얇은 모자라도 반드시 쓰고 일해야 한다. ..
도라지를 캐다_230912~13 martes, doce de septiembre_Вторник, двен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잠을 푹 자지 못했다. 침대가 불편한가 보다. 6시 반을 넘어서 간신히 눈을 뜨고 한 잔에 요거트와 빵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고, 도라지를 캐러 갔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난감하다. 도라지는 꽃을 보기 위해 심은 것인데, 캐서 먹어야 한다. 작년에 한 번 캔 기억은 나는데,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비가 온지 오래 되어서 흙이 딱딱하다. 삽도 호미도 작동하지 않는다. 쇠스랑으로 간신히 흙을 뒤집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그리미의 말대로 먼저 부직포를 걷어내고, 비닐을 걷은 다음에, 쇠스랑과 호미를 이용해서 캐자. 간단하게 끝날 것으로 생각했던 일이 장난이 아닌 일이 되어 버렸다. 실제로 오래 묵은 도라지는 캐기가 어렵단다. 먼저 하우스 안을 정리해서 천막을 깔아놓은 다음에 그 위에다가 도라지 줄기를 베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힘들지 않게 고추대를 뽑다_230911 lunes, once de septiembre_Понедельник, одинн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땅이 넓기는 하다. 아무런 소득도 없으니 보람이 없다. 이런 상황이 일을 더 힘들게 한다. 방법은 하나다. 우리가 찾으려고 했던 그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일은 즐겁게 하되 줄이고,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서 한다. 오늘은 고추밭을 정리했다. 지난 주말에 동생 부부가 와서 말뚝도 절반을 뽑아 놓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줄도 걷고, 삼양동에 보내드릴 빨간 고추도 따고, 고추말목도 뽑고, 고추대도 뽑았다. 원래 계획은 상태가 좋은 나무는 살려두고 계속 고추를 따먹을 생각이었으나, 병을 이기지 못하고 모두들 죽어가고 있다. 고추를 뽑아내는 데도 힘이 하나도 안든다. 뿌리가 제대로 박혀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도 필요한만큼 마지막 고추 수확을 했다. 날이 더워서 땀도 흐르고 발걸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잠시 쉬면서 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