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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괴산 산막이길과 안성 죽주산성_210920~21 el veinte de septiembre el lunes_дв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понедельник

"새로운 형식의 욕쟁이 아줌마"의 매운 정식집에서 저녁을 먹고 긴 추석연휴 행사를 마무리했다. 일을 줄이고, 주변을 산책하며즐기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

 

19일 밤 늦게 무일농원으로 내려왔다. 90분만에 도착했으니 행복한 귀향길이다. 도착하자마자 아들들의 요구로 소주 한 잔을 했다. 안주가 시원찮아서 살라미햄과 계란 후라이, 크로아상을 먹으며 소주와 싸구려 보드카를 마시고 기분좋게 잠이 들었다.

 

8시에 느지막히 일어나서 어머니와 천재와 그리미는 생선을 찌고, 나물을 볶았다. 무엇을 할까 하다가 예초기를 매고 마당의 풀을 베었다. 두 시간 정도 마당을 정리하고 났더니 기분이 좋았다. 점심을 먹고 한 시 반에 괴산 산막이길로 갔다. 어머니가 걷기가 힘드시므로 유람선을 타고 왕복을 하기로 했다. 한 시간 내내 긴 협곡을 왕복하는 배(만 원)와 협곡을 건너는 짜릿한 다리까지 왕복하는 배(편도 6,000원 / 멋진 다리에서 내릴 수 있다) 두 가지로 운행하고 있었다. 걷지 않으려면 만 원 짜리, 돌아오는 길에 또는 가는 길에 걸으려면 6천원 짜리 배를 타면 된다. 걷고 싶은 길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새로 문을 연 금왕시장 족발집에서 대자 하나를 사 와서 8식구가 모여 저녁 식사를 맛있게 먹었다. 술도 한 잔 마셨다.

 

추석날 아침 8시에 느긋하게 일어나 상을 차렸는데, 밤을 안 쳤다. 부랴부랴 밤을 치고, 9시 50분에 차례를 시작했다. 푸짐한 상이다. 동생에게 기타를 치라고 하고, 조상님들께 노래를 불러 드렸다. 님이 오는 소리, 향수에 젖어서, 허공 등등등. 좋아들 하셨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상을 치운 다음에 한 시간씩 누워서 쉬었다. 1시 반에 안성 구포성당으로 갔다. 시내 한 복판이라 주차 장소가 적당하지 않아서 길가에 대충 세우고 성당에 들어갔다. 성당을 이렇게까지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은 경우는 처음 봤다. 개의치 않고 문을 열고 들어가서 100년 된 성당을 둘러보았다. 아름다웠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성당 마당에 앉아서 손자들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쉬었다. 쫓겨날 때까지 쉬다가 나왔는데, 왠만한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서 노는 것보다 좋다.

 

 

 

 

성당에서 나와 죽주산성을 갈까 칠장사를 갈까 하다가 그리미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죽주산성으로 향했다. 안 갔으면 큰 일 날뻔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런 모양이다.

 

"죽주산성은 1236년(고종 23) 죽주방호별감 송문주가 몽골군과 15일간 전투를 펼쳐서 승리한 곳이다. 이는 6차에 걸친 몽골 침입에서 고려가 승리한 대표적인 전투 중 하나이다. 조선시대에도 한양으로 통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인식되어 지속적으로 산성을 보수하여 활용하였다. 국난극복의 성지로 알려져 산성에 대한 정비가 추진되었고 그 과정에서 2001년부터 발굴조사도 연차적으로 실시되었다. 그 결과 죽주산성은 내성, 중성, 외성 등 3중 성벽 구조로 밝혀졌다. 내성은 조선시대, 중성은 신라시대, 외성은 고려시대 등 축조시기도 규명되었다. 전체 둘레는 약 1688m이고 원래 높이는 6∼8m(내성 및 복원 성벽은 2.5m 내외) 정도이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죽주산성(竹州山城))]

 

 

 

 

 

마지막으로 미륵불을 보고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부천까지는 아직도 150분이 넘게 걸릴 예정이어서 샤워까지 하고, 한잠 푹 잔 다음에 이동하기로 했다. 참 즐거운 추석 연휴였다. 

 

달이 참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