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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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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침묵 속에서 땅콩을 캐다_170920 쓰리다 среда 목포와 진도로 조문과 성묘를, 광주에서 결혼식을, 음성에서 풍물놀이를 하러 돌아다니느라 일도 못하고 정리도 못했다. 좋은 세월에 전국을 다녔으니 좋아할 일이기도 하다. 비가 내리면 땅이 좀 부드러워질까 해서 비를 기다렸지만 제주도와 남부지방만 잠깐 적시고 무일농원에는 거의..
작물의 정치학_모든 노고를 잊게 하라_170919, 빠니질리닉 понедельник 실로 오랜만에 헤르메스를 타고 안양천 도로를 따라 지지대 쉼터까지 올랐다. 엉덩이가 조금 아팠지만 견딜만 했다. 9,812km에서 다시 스포크가 부러지는 바람에 삼천리자전거 의왕공장에서 전체 스포크를 교체받았다. 다시는 부러지지 말았으면 좋겠으나 희망대로 되지는 않으리라. 땡볕에서 마음이를 몰고 농원에 도착했더니 조금 피곤했다. 그래도 지난 일주일 동안 큰어머님상을 치르느라 비운 시간을 보충해야 했다. 일 하기 참 좋은 날씨다. 낫 한 자루 들고 논둑을 슬슬 거닐다가 거슬리는 키 큰 풀이 있으면, 벼숲을 헤치고 들어가 베어내어 냇가에다 버려 버리면 된다. 논바닥이 바짝 말라 있어서 장화를 신고 걸어도 빠지지를 않으니 일하기가 더욱 좋다. 온 논을 덮은 듯한 풀들은 슬슬 일하는데도 금방 자취를 감춰버린다...
예초기, 호락호락 하지 않으나 할 일은 끝냈다_170907, 치띄예르그 Четверг 오전에 비가 내린다 하더니 새벽까지만 비가 좀 내리고 날이 밝다. 고장난 예초기 두 대를 들고 오늘 또 농협 농기계수리센터로 간다. 예초기 한 대는 조립 부품 하나를 결합하지 않고 조립해서 쓰는 바람에 너트가 겉도는 증상이 생겼다고 한다. 지난 몇 년 동안을 잘못 사용했던 것일까. ..
눈에 보이지도 않는 개미 덕분에 작업을 멈추다_170906, 쓰리다 среда 축구 경기를 보다가 늦게 자는 바람에 일찍 일어나지 못했다. 어머니가 마을 분과 함께 아로니아를 따러 가신다고 해서 모셔다 드리고, 잠깐 눈을 부쳤다 다시 일어났더니 9시다. 힘겹게 아침을 챙겨먹고 쥐똥나무 전지 작업을 하러 나갔다. 쑥쑥 잘 자라주어서 정말 고마운데, 봄 가을로 ..
넓은 마음으로 자연을 받아들이는 농부들_170830, 쓰리다 среда 마을 회식이 있었다. 회식 전에 낚시터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도 많이 내렸지만 옆산과 수목원에서 흘러내리는 흙더미 때문에 잘못하면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는 것에 대해 의견이 일치되었다. 식사를 하면서 제일 피해가 큰 반장님을 비롯해서 모든 마을의 젊은 ..
뽀송뽀송해서 살겠다_고통은 잊고 생존을 지향한다_170829, 프또르닉 вторник 어제 새벽 1시 반까지 여행 계획을 짜느라고 늦게 자고, 새벽에는 추워서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였다. 일어나서 옷도 입고 이불도 제대로 덮었으면 개운하게 잤을텐데, 졸려서 그냥 누워 있었더니 피로가 더하다. 억지로 일어나서 바질 페이스트에 토스트 한 조각을 먹고 나서 눈을 ..
헤르메스, 여성 라이더에게 굴욕을 당하다_150618, 목 오전에 9시부터 12시까지 땡볕을 맞으며 선글라스까지 끼고 찰벼논에 부직포를 깔았다. 어제 오후에 작업한 것까지 합해서 총 200미터를 깔았다. 감탄을 받아야 신나게 일할 수 있는데, 농사 방법에 대한 입장 차이로 격려가 아닌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들으며 일을 하려니 맥이 빠졌다. 3..
천둥과 벼락이 내려치는 속에서도 어리석게 일하다_170824, Четверг 치띄예르그 새벽에 또 다시 비가 쏟아졌다가 아침 식사를 끝내자 그쳤다. 원래 계획은 예초기로 베어 낸 논둑은 물론이고 논가의 잡초들도 뽑아내려고 했었다. 논을 보기에 예쁘게 가꾸고 싶었다. 하면 좋고 하지 않아도 대세에 지장이 없는 일이다. 수천께서 밭으로 가서 퇴비를 뿌리고 김장용 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