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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넓은 마음으로 자연을 받아들이는 농부들_170830, 쓰리다 среда

마을 회식이 있었다. 회식 전에 낚시터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도 많이 내렸지만 옆산과 수목원에서 흘러내리는 흙더미 때문에 잘못하면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는 것에 대해 의견이 일치되었다. 식사를 하면서 제일 피해가 큰 반장님을 비롯해서 모든 마을의 젊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의견을 물었다.


"(무일농원) 이번에 비도 많이 내렸지만 흙이 모든 배수로를 막는 상황이 계속되는데, 무슨 대책이 있나요?"
"(반장)안그래도 금왕읍에 이야기를 해서 배수로를 모두 정비하고, 예산이 확보되면 U관을 묻기로 했어."
"(낚시터)그렇게 하더라도 문제의 원인이 해결될 수 있을까요?"
"(반장)이번에 우리 동네에 내린 비는 역사 이래 없었던 비고, 다른 동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 개인에게 책임을 미룰 수 없어. 천재지변인 것이지. 이해하고 가자고."


제일 피해가 큰 반장댁에서 통 크게 이해하고 넘어가자고 하니, 역시 피해는 컸지만 재산 손실이 없었던 낚시터와 앞으로 피해는 예상되지만 피해는 없었던 무일농원으로서는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할 수가 없었다.

마을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 이렇게 넓게 이해를 해 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문제가 만일 해마다 계속된다면 다른 대책을 세워야겠지만 일단은 읍에서 처리해 주는 선에서 매듭을 짓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고추농사 망한 이야기, 벼농사 망한 이야기가 우울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 해의 해프닝으로 웃어 넘길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