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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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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히 참깨를 털다_210831 el treinta y uno de agosto el martes_тридцать один август вторник 여섯 시간 동안 깨를 털고 주변 정리를 했다. 비가 오려고 날이 흐려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을 했다. 힘든 일도 아닌데 힘이 들어서 지난 성묘 여행 동안에 산을 너무 많이 타서 그런가 보다 했더니 너무 오랜 시간을 일했기 때문이다. 하우스에 널어놓은 깨는 비가 오거나 안 오거나 마음 편안하게 마르고 있었다. 지난 주말 동안에 어머니께서 홀로 꽤 많은 참깨를 정리해 놓으셨다. 도리깨를 돌려 참깨를 터는데, 얼마나 많이 털리는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세 개의 참깨단을 힘 있게 열 번을 털고 뒤집어서 다시 한번 열 번을 두들겨 내어 놓았다. 하우스에 흙을 채워서 물이 고이지 않도록 했는데도 비가 많이 오니 물이 살짝 차오른다. 하우스 동쪽 문 앞의 배수로를 좀 더 파 내야겠다. 집 주변을 한 바퀴 도는 ..
호스를 정리하니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다_210825 el veinticinco de agosto el miércoles_двадцать пять август среда 늘척지근하게 준비해서 8시가 다 되어 고추밭에 갔다. 4번째 고추 따기. 한 시간 만에 어머니는 두 시간 만에 세 바구니의 고추를 땄다. 올해는 고추밭에 농약을 두 번 뿌렸다. 그런데도 탄저병과 벌레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 날씨가 가물어서 병이 잘 퍼지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나비나 나방들도 예년처럼 번성하지 않아서 벌레들도 적은 것이 그 이유다. 고추를 따는 동안 정말 즐거웠다. 다른 해 같으면 물컹해진 고추들을 보면서, 까만 반점이 번진 고추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책으로 만들어야겠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책 만드는 작업을 하고 싶다. 누가 내 글을 책으로 내주지도 않을 것이니,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종이 책이 아니라 전자..
험한 것들에게도 친구처럼 기대라_210824 두 번의 긴 휴식을 가지면서 마당과 정원의 풀을 절반 정도 깎았다. 어깨가 좀 아플까 싶으면 예초기를 내려 놓고 사진도 찍고 글도 썼다. 8월 말이니 앞으로 한 번 더 풀을 베면 될까. 굳이 이런 질문을 하고 답을 하지 않아도 될텐데, 풀을 깎을 때마다 매번 이런 생각이 든다. 어제 다구와 풀깎는 이야기를 했다. 하우스에서 자라는 대나무를 뽑기 위해서 땅을 30cm나 파서 뿌리까지 완전히 뽑아내었다. 힘들었지만 칡을 캐는 듯한 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부럽다고 했다. 지난 15년 동안 풀을 깎았지만 어떤 격려나 보상을 받지 못했던 나로서는 시간당 8천 원이라는 없느니만도 못한 최저임금이나마 부러웠다. 보상은 고사하고, 부모님의 걱정을 태산처럼 무거운 예초기 위에 얹고 풀을 베어야 했다. 풀을 베다가 황매화..
배추 모를 심다_210818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대전 현충원에 안장되는 장면을 봤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직접 참석해서 경건하게 이루어졌다. 대전 현충원에 가서 장군의 묘소에 참배하고, 홍범도 장군 기념관에도 들러야겠다. 6시에 일어나서 느긋하게 차와 복숭아를 먹고 밭으로 갔다. 세 판. 70개씩 210포기인 줄 알았더니 125개씩 375포기란다, 허걱. 바람은 시원하고 날이 흐려서 작업하기에 좋았다. 참깨 그루터기 사이에 구멍을 파서 물을 주고 참깨를 심었다. 오후에 소나기가 내린다고 했으니 잘 자라줄 것이다. 배추 모종을 심다보니 참깨 그루터기가 걸린다. 배추가 자라는데 방해가 될 것으로 보였다. 손으로 잡아 뽑으려 했더니 너무 힘들다. 낫을 가져다가 그루터기를 바짝 잘라내었다. 풀은 생장이 멈추거나 뿌리가 잘리면 햇살과 바..
해가 뜨니 몸이 무겁다_210811 el once de agosto el miércoles_одиннадцать август среда 다음 월요일에는 관리기를 임대해서 배추밭을 갈아야겠다. 판검사들이 사법지배로 대한민국을 지배하려 하지만 어림없는 일이다. 힘을 얻은 경찰들까지 이 판에 가세하고, 군대까지 가세하더라도. 김경수에 이어 정경심, 문재인을 잡아 넣어도, 사람들은 많다. 싸우다 안 되면, 도망가면 된다. 잘 먹고 잘 살아라. 하여튼 친구들, 정치가는 꿈도 꾸지 말아라. 잘 하기도, 살아 남기도 어려운 직업이다. 조국은 결국 정치판으로 가야 한다, 살기 위해서라도. 11시 넘어서 잤어도 5시 50분부터 움직여서 일을 했다. 쥐똥나무 가지치기. 해 놓고 났더니 나무가 너무 불쌍하다. 좀 예쁘게 정돈하고 싶은데. 올해까지는 벼를 말려야 하니 저렇게 볼품없이 밀어버릴 수밖에 없다. 예초기 날 대신에 톱날로 날을 바꿔서 가지치기를 했지..
벼 이삭이 올라온다_210810 el diez de agosto el martes_десять август вторник 어제 el ayer 하루 종일 지친 몸으로 비몽사몽 했기 때문에 오늘 새벽에 힘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잘 일어나고 일 잘했다. 찰벼 논 동쪽 사면이 생각보다 길었다. 90분 내로 풀을 베고 다시 90분 정도면 논둑 낫질까지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간신히 예초기로 풀을 베는 것까지만 성공했다. 소나기가 쏟아졌다 llueve mucho. 정말 오랜만에 비를 맞으며 일했다. 좋았다. 여름에는 en verano 비를 맞으며 일을 해야 여름의 맛이 난다. 논둑에 개어 놓은 부직포를 펼치고 싶다. 가을에 마지막으로 - 논이 팔렸으니 정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풀을 베어야 할텐데, 일을 줄이려면 부직포가 덮여 있으면 좋다. 시간이 없어서 그리하지 못했다. 그래 그냥 두자. 다구와 내가 열심히 해 놓은 ..
두 배를 일했더니 두 배로 꼼짝 못하게 되었다_210809 el nueve de agosto el lunes_девять август понедельник 고추건조기에는 총 11개의 쟁반이 있다. 1차로 이 쟁반들을 전부 채웠다. 예상대로라면 12근 정도의 마른 고추가 나온다. 그리고 현관에 5 바구니의 붉은 고추가 남아있다. 수요일에 마른 고추를 빼내고 다시 채워 넣을 물량을 숙성하고 있다. 지난 월요일과 비교하면 꼭 두 배의 일을 했다. 5시 알람을 듣고 잠을 깼지만 일어나지 못하고, 6시에 일어나서 빵과 커피로 아침을 먹고 6시 40분부터 작업을 했다. 지난 월요일처럼 어머니는 세 줄을 따시고 나는 겨우 두 줄을 땄다. 내가 손이 느린 이유는 여러 가지다. 풀을 뽑기도 하고, 고추줄을 다시 묶어 주기도 하고, 고추 꼭지를 깔끔하게 떼어내어 어머니의 뒷 작업을 편하게 해 드리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지난번에는 고추 씻는 일을 어머니와 함께 했는데, 이번에..
바람이 시원하여 여름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_210804 el cuatro de agosto el miércoles_четыре август среда 분리수거를 해서 그랜다이저 뒷좌석에 가득 싣고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다. 읍내는 매우 평온했다. 홍삼액의 할인 판매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차디 찬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운동을 했다. 다행히 뱃속이 편안하다. 무단횡단을 하는 분이 있었는데, 시간이 촉박하다는 핑계로 양보하지 않았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이런 일도 양보하지 못하니 늘 이기심이 먼저 작동한다.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다. 나는 이미 용서를 했고, 그의 마음이 풀리기만 기다리고 있다. 어서 마음의 짐을 벗어버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바람이 매우 시원하다 hace viento. 어젯밤에는 el ayer 선풍기를 돌리지 않고도 잠들 수 있었다. 시베리아는 이제 짧은 가을을 준비할 것이고, 곧 눈이 내릴 것이다 nie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