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620)
흙의 분자식은 Al2Si2O5(OH)4다_211014 el catorce de octubre el jueves_четырнадцать Октябрь четверг 내일 내리는 비만 가볍게 지나간다면 들깨 수확도 무사히 끝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고 타작용 공간을 마련하는 작업을 했다. 부직포를 고정하던 핀을 뽑고, 부직포를 걷고, 비닐을 걷고, 이랑을 무너뜨려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3시간 동안에 무사히 마쳤다.  제초 매트 위에 고여있던 흙위에서 풀이 싹이 터서 제초 매트에 구멍을 뚫어 놓았다. 흙의 분자식은 Al2Si2O5(OH)4로 kaolinite 즉 고령토다(알씨오수2254). 흙은 2분자의 SiO2와 알루미나로 불리며 알루미늄을 만드는 Al2O3, 2분자의 물 H2O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 위에 3번째로 많이 분포하고 있는 광물이 알루미늄이고, 두번째로 많은 광물이 규소 Si다. 유리병은 SiO2로 만들고, 알루미늄 캔은 Al으로 만든다. 가장 흔..
density is destiny 들깨를 베다_211013 trece de octubre el miércoles_тринадцать Октябрь среда 9시 반에 들깨를 베러 새 낫을 들고 밭으로 갔다. 계속되는 비로 혹시 썩지나 않았을까 걱정은 되지만 그냥 베기로 했다. 털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으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들깨 줄기는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낸다. 어제 오후 5시까지 내리던 비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잘 자란 들깨 줄기는 굵기가 엄지손가락 굵기 보다 굵어서 낫을 힘차게 휘둘러야 했다. 다칠까 무섭다. 들깨를 충분히 휘어서 낫을 대면 굵은 줄기도 낫을 휘두르지 않고 벨 수 있다. 다칠게 무서워지면 그렇게 베고, 베는 일이 귀찮아서 아무 생각이 없어지면 낫을 휘두른다. 인간이여. 들깨를 안전하게 베어서 하루 정도 잘 말려야 한다. 첫 번째 고비는 불과 세 개의 들깨 줄기를 베었을 때 왔다. 자꾸 걸린다. 내가 잡아서 벤 줄기를 땅바닥에 ..
제초매트의 틑어지는 단점을 보완하여 멀칭하자_211006 el seis de octubre el miércoles_шесть Октябрь среда 작업시간 : 150분, 걷은 부직포 갯수 : 5이랑개, 걷은 비닐 개수 : 2이랑 개 21년 봄에 제초매트를 약 10m 단위로 잘라서 이랑을 덮었다. 일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제초매트를 까는 시간은 10% 더 걸렸다. 새 제초매트는 잘 말려있기 때문에 펴기가 쉽기 때문이다. 1차년도에는 그렇지만 2차년도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랑길이가 똑같지 않기 때문에 제초매트를 들고 길이가 같은 이랑을 찾느라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한다. 매우 힘든 일이다. 게다가. 제초매트의 절단작업은 마당에서 편안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1차년도에 시간을 10% 더 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21년 가을에 제초매트를 걷는 시간. 이랑단위로 기다란 제초매트를 걷고 개려면 시간당 2개를 할 수 있다. 왔다갔다 하는 시..
노동은, 느끼고 비교하고 판단하고 계획을 세운다_211005 어머니가 톱으로 잘라놓은 고추대를 뽑았다. 어머니가 어떻게 작업을 했나 봤더니 고추대 일단에 묶어놓은 양말목을 풀고 철근과 고추대 사이로 톱을 집어넣어 자르셨다. 힘든 일이었겠지만 즐겁게 하셨기를. 마른 고추대를 한쪽으로 치우고, 고추대를 뽑아서 수레에 싣고 밭둑으로 가서, 철근을 쌓아두었다. 예전에는 크고 작은 것 구분없이 마구 쌓았는데, 이제는 큰 것과 작은 것을 구분하여 쌓았다. 보기에 좋았다. 모두 다섯 줄의 철근과 고추대를 뽑아서 정리하고 나니 해가 진다. 내일은 부직포를 걷고 비닐을 걷아야겠다. 비가 내리지 않아야 일을 할 수 있다. 다음 주에는 벼베기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할텐데. 노동은, 느끼고 비교하고 판단하고 계획을 세운다.
달팽이를 잡으며 수경재배를 생각하다_210927~30 el treinta de septiembre el jueves_тридцать сентябрь четверг 매일 매일 해야 할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노는 시간과 빈둥대는 시간을 줄여야 하는데, 농사일기 쓰는 시간이 줄어든다. 농사일기에 정보를 담아내지 못하고, 비슷한 느낌들을 계속 기록해 온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정보와 지식을 축적하지 못하는 일이라 언제든 폐기될 수 있다.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도 월요일과 화요일에 걸쳐서 무우 배추밭에 약을 뿌렸다. 벼 무름병과 나방 약은 물에 섞어서 배추에 뿌리고, 달팽이 약은 동그랗고 파란 알갱이로 되어 있는데, 배추 주변에 뿌린다. 귀여운 달팽이들을 죽여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데, 배추를 수확해서 김장 김치를 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실내 수경 재배로 농사를 전환하는 것이 맞을까. 물이 아니라 온갖 화공약품이 섞인 배양액으로 기르는 배추, 무..
비닐을 찢었더니 날짐승들이 땅콩 파티를 했다_210913~15 el quince de septiembre el miércoles_пятн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среда 땅콩이 잘 자랐다. 더 많은 땅콩을 수확하기 위해서 이랑의 비닐을 찢어서 씨방 자루가 흙속으로 잘 파고들 수 있도록 했다. 땅콩은 꽃이 지고 씨방 자루가 마치 볼펜 심처럼 발달하여 흙속으로 5cm 내외를 파고 들어가 그 속에서 두 개의 땅콩 알을 만든다. 비닐이 있으면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해서 씨방 자루가 흙속으로 잘 파고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를 해 두었다. 한 달도 더 된 일이다. 13일 저녁부터 14일 아침까지 땅콩을 캐면서 매우 실망했다. 일단 비닐을 찢었더니 지난 한 달 동안 비가 많이 내려서 흙이 너무 젖어 있었다. 땅콩은 모래 땅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로 흙이 모래처럼 흘러내리는 환경이어야 하는데, 습기가 너무 많아서 캐기가 힘들고, 싹이 트는 땅콩들도 있었다. 게다가 진흙을 일일이 털어내면..
배터리가 나간 농약살포기_210902 el dos de septiembre el jueves_два сентябрь четверг 박문호의 유튜브 강의를 재미있게 듣다가 늦잠을 잤다. 안되겠다. 다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자. 다구 덕분에 일찍 일어나는 훈련을 해서 5시, 6시에 일찍 잠이 잘 깼는데, 금방 습관이 허물어져 버린다. 일찍 일어나서 나를 위한 일로 하루를 시작하고, 나를 위한 일로 하루를 마감하자. 고추 두 바구니 반을 땄다. 지금 달려 있는 고추들이 동시에 같이 익으면 다섯 바구니를 딸 수 있고, 한 번에 건조를 할 수 있을텐데. 아직도 익지 않고 있는 고추가 많아서 약을 한 번 더 뿌려야겠다. 배추밭에 약을 치려고 농약을 타서 준비했는데 배터리가 방전이 되었다. 분명히 충전을 해 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모양이다. 배터리를 충전기에 꽂아놓고 어제 마치지 못한 보일러실 정리를 했다. 외벽 칠을 위해 사둔 롤러와 붓..
완효성 비료에 대하여_하나의 일기에 하나 이상의 정보를 넣어야 한다_210901 el uno de septiembre el miércoles_один сентябрь среда 하나하나의 일기에 많은 정보를 넣어야 한다. 농사일기를 책으로 만들려고 하다보니 아무래도 정보가 부족하고 감정만 많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는 내 감정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집어 넣어야 내 글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생긴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것은, 땅에서 가원을 운영하며 사는 삶을 살면 행복하다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정보를 원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몸수로 풍요롭게 살게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정보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오전에는 비 내리는 것을 감상하느라고 아무 것도 하지 않다가 11시에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농협에 들려 배추에 뿌릴 벌레약과 배추에 뿌릴 완효성 비료를 사 가지고 왔다. 농협 직원이 한가한 지 밭에 완효성 비료를 넣으면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