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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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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못당하겠다_210803 el tres de agosto el martes_три август вторник 어제저녁은 어머니의 막걸리 공세에 제대로 공부를 못하고 잤다. 막걸리는 역시 힘들다. 그래도 4시 반부터 잠이 깨기 시작하고, 5시 알람에 반응을 하고, 18분에는 몸을 일으킬 수 있다. 옥수수 따기의 마지막. 먼저 옥수수를 따내고 낫으로 옥수숫대를 베어 낼 계획이다. 옥수수를 따다가 수도 횡단 부분이 차바퀴에 오픈되어 눌리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집으로 돌아가 네모 삽을 가져다가 흙을 채웠다. 흙을 다 채우고 나서 옥수수를 땄다. 옥수수를 따고 옥수숫대를 베어 내어 풀밭에 버리려다가 수도 횡단로를 덮은 흙 위에 덮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흙의 손상이 덜 일어나고, 차들도 쿠션이 있어서 넘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삽질과 낫질이 한 시간 여 진행되니 팔도 아프고 힘도 들다. 중간에 옥수수 따기가 있어서 ..
병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추 첫물을 따다_210802 el dos de agosto el lunes_два август понедельник 어제 오후에 어머니께서 카톡을 보내셨다. 새벽에 고추를 따야 하니 저녁에 내려오라고. 가족들과 하루를 더 보내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급한 마음이 느껴져서 저녁을 먹고 8시 반에 농원으로 내려왔다. 11시가 넘어서 잠이 들어 새벽에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5시 10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날이 서늘하고 흐려서 해가 채 뜨지 않았다.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먹는데 날이 완전히 환해진다. 5시 45분.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 보니 금방 6시가 넘는다. 지난 가원의 날에 가족들과 2차로 고추 줄매기를 했었다. 덕분에 고추는 아주 잘 자라 주었다. 양말 목이 풀어지는 문제는 한 번 더 감는 것으로 해결했고, 비료주기나 풀 뽑기에도 좋았다. 가뭄이 심해서 고추가 덜 자랐다. 덜 자랐기에 번잡하지 않아서 작업하기에 ..
쉬라고 할 때 쉬기 잘 했다_210729 el veintinueve de julio el jueves_двадцать девять июль четверг 조용히 혼자 일어나 움직이려 했는데 실패다. 차를 끓여 마시고 빵과 짱구로 아침을 때웠다. 논으로 가서 예초기 날을 갈아 보았다. 더 잘 들 수 있으니까. 알아서 한다. 낫을 들고 논둑 주변을 돌아가며 예초기를 돌리지 못하는 곳을 잘랐다. 쭈그리고 앉아서 작업하는 것도 고통이고, 서서 예초기를 들고 땡볕에서 씨름하는 것도 힘들다. 3시간 조금 못 되는 시간 동안 두 번을 쉬면서 일했다 descansar y trabajar. 날이 흐려서 훨씬 견딜만했는데도, 낫질이 쉽지 않다 difisil. 옆논들을 보니 출수기를 맞이해서 물을 agua con gas 대 놓았다. 물을 대야 하는 모양이다. 예초기는 대충 해도 괜찮고 꼼꼼하게 해도 괜찮다. 어차피 풀이 나기 때문이다. 남은 구간은 찰벼 논의 북쪽 구간이다...
마지막 힘까지 쥐어 짜내어_210728 el veintiocho de julio el miércoles_двадцать восемь июль четверг 4시 반에 일어나도 일 시작 시간이 그리 빨라지지 않는다. 제일 큰 문제는 화장실에서의 여유로움.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 변화를 줘야겠다. 일하는 것이 적당히 좋다는 나와는 달리, 친구는 일하는 것이 매우 좋단다. 음악을 하며 노는 시간이 더 좋은 나와는 달리, 친구는 일에 집중하면서 머리를 개운하게 하는 것이 좋단다. 해는 나오지 않았지만 30분도 안 되서 벌써 땀이 줄줄 흐른다. 예초기가 자꾸만 무겁게 느껴진다. 어깨가 묵직하다. 6시 반까지 대체로 무난하게 작업을 했다. 쉽지 않은 하루가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칼날을 뒤집을까 하다가 그냥 쓴다. 예쁜 일제 5천 원짜리 날을 거부하고 국산 1,500원짜리 투박한 날을 다섯 개나 사 왔는데, 만족한다. 날카롭게 풀이 베어지는 느낌은 덜 하지만 진동도..
새벽 일이든 공부든 다 괜찮다_210727 el veintisiete de julio el martes_двадцать семь июль вторник 신경주야독의 2단계로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5시 반부터 일하기 위해 어젯밤에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시도했으나 공부가 잘 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11시가 다 되어 잠이 들었다. 깊이 잠들지 못했고, 새벽 2시경에 날이 더워서 에어컨을 돌리는 등 잠을 깰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도 4시 40분에 일어나서 일 나갈 준비를 했다. 조금 가벼운 기분으로 논으로 향했는데, 일이 쉽지 않다. 보온덮개 덮어 놓은 위로 풀이 자라서 보온덮개를 벗겨낼 수가 없었다. 포기할까 하다가 보온덮개를 뒤집어 놓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매우 힘들었지만 한 번의 휴식을 취하고 무사히 일은 마칠 수 있었다. 원래 계획으로는 전부 걷어서 트럭에 싣고 집으로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사흘은 작..
더 일찍 움직여야 하나 보다_210723 el veintitrés de julio el viernes_двадцать три июль Пятница 9시가 안 되었는데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어깨와 팔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중간 논둑의 아랫부분을 베어나가는 예초기 날이 왜 이렇게 무딘지 모르겠다. 날이 뜨거워 더욱 그렇다. 아무래도 더 일찍 움직여야 하나 보다. 다구도 4시 반에 일어나서 5시부터 일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다. 그리해야겠다. 마음 같아서는 마당의 풀을 먼저 깎고 싶었는데, 이삭 거름을 뿌려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논으로 간다. 다구에게 비료 뿌리는 방법에 대해 전수를 해 주고 예초기를 메고 흑미 논의 논둑을 베었다. 풀이 거칠고 길어서 쉽게 전진하지 못한다. 이러다가는 저쪽에 그늘을 놔두고 땡볕에서 고생하게 생겼다. 그늘까지 이동은 설렁설렁하고 그늘은 힘들게 하자. 그나마 진도가 나간다. 일거리를 뒤에 놔두고 전진 또 전진...
죽은 자리에서 꽃 핀다, 그러나 들깨 죽은 자리는 다시 심어야 한다_210722 el veintidos de julio el jueves_двадцать два июль Четверг 새벽 한 시에 자서 duermo 다섯 시에 일어나려니 너무 힘들다 muy difisil. 저녁 9시 이후에는 차분하게 공부하고 estudio, 열 시부터는 책을 보면서 leo el libro 잠 잘 준비를 해야 신경주야독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어젯밤과 오늘 새벽은 실패다. 그래도 계획한 일은 해냈다. 남은 들깨 모종을 참깨 사이에 물을 줘 가며 심었다. 두 시간을 하고 났더니 더 이상 스프링클러 설치 작업을 미룰 수가 없다. 호스와 부속을 찾느라 10분 이상을 헤매었지만 눈에 보이는 곳에 잘 챙겨둔 덕분에 무사히 호스 연결 작업을 마무리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도로를 가로지르는 관을 흙으로 덮는 작업. 땡볕에 삽질을 하느라 온 몸에 열이 올라서 숨 쉬기가 힘들다. 이랑 그늘에 누워서 1분 정도..
쉬운 곳부터 작업하고, 절반만이라도 살아다오_210721 el veintiún de julio el miércoles_двадцать один июль среда 신경주야독 성공. 그저께 밤은 11시까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들려니 힘들었는데, 어제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책을 보다가 11시에 잠을 잤더니 개운하게 5시 10분에 눈을 떴다. 성공이다. 일 하기 전의 몸 상태가 좋았다. 먼저 예초기를 다시 시험해 봤지만 여전히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이어서 비료살포기를 분해해서 차에 실었다. 이 작업을 끝냈더니 7시다. 아침을 먹으며 가볍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6시까지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일하는 시간이 늦춰졌다. 참깨밭으로 갔다. 암담하기는 했지만 물을 줘 가며 하나씩 심어 나갔다. 해가 뜨거워진다. 열심히 심어도 이 뜨거운 햇살에 들깨가 과연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걱정이다. 호스로 물을 대고 물을 줘야 할까? 앞으로 열흘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예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