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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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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초제와 풀 중에서_131110, 일 오늘도 느지막하게 움직인다. 커피 믹스까지 다 타서 먹고 대금도 잠깐 불어서 상태 유지시키고 9시가 다 되어 정미기가 있는 하우스로 간다. 총 300kg 중 270kg이 오늘 해야 할 찰벼 정미. 바람은 제법 불었으나 해가 화끈하게 떠 있으니 일하기 정말 좋은 날씨다. 비온 뒤의 맑은 하늘을 보..
가을 일은 끝이 있다_131109, 토 주말에는 일 안하고 놀지만 그리미의 근육 파열 때문에 주중에 일을 하지 못해서 주말에 일을 한다. 느지막하게 햇살이 비출듯 말듯 할 때, 마지못해 일어나서 움직인다. 잠 깬다는 핑계로 먼저 책부터 몇 쪽 뒤적인다. 수천께서 한 마디 하시고 나가신다. 얼른 움직이라고. 무엇부터 할까..
아, 정미_131101, 토 쉬운 인생은 없고, 쉬운 농사 또한 없구나. 언제나 알고 있지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이 명제, 이 잠언. 지난 주에 어렵게 백미 정미에 성공했다. 햇살 아래 삼일 동안 말린 볏가마를 싣고 동네 태창정미소에서 두 시간을 기다린 끝에 무사히 정미를 끝냈다. 그랬으나 정미를 끝내고 나..
안되어, 제초제 남지 않아_131025, 금 어제부터 벼 베어 달라고 재촉을 했더니 아침에 전화가 왔다. 이슬 걷히고 9시부터 베자고 한다. 너무 재미있어서 늦게까지 터키여행기를 다시 읽느라고 한 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는데 8시까지 푸욱 자고 났더니 그리 피곤하지는 않다. 천막과 비닐과 그물을 깔고 논으로 가서 추수를 하..
쌀눈이 살아있는 백미는 안됩니다_131024, 목 더 이상 헌 물건을 얻어오지 않기로 했는데도 꼭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헌 물건이라도 덥석 손이 나간다. 이번에도 처남이 처분하는 가게의 여러 물건들을 가져왔다. 스피커와 의자와 탁자 등등.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아침을 먹는다. 벌레도 없고 바람도 가볍고 하늘은 아름다워서 아침..
쉬운 농사 공짜 농사는 없다_131023, 수 오늘도 이슬은 잘 말라서 벼들이 잘 마른다. 이 놀라운 자연의 섭리를 깨치신 수천의 지혜에 감사할 따름이다. 오전 일은 어제 캐낸 고구마밭을 비롯해서 윗밭의 비닐과 부직포를 걷어내는 일. 내년 농사 때까지 올해 씌운 비닐을 그대로 활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인데, 그래야 일도 줄..
가을 밤이슬은 맞혀도 된다_131022, 화 서둘러 출근을 했어도 아침의 고속도로는 잘 움직이지를 않는다. 정체의 시간이 아까워서 시원한 그늘에서 책을 한 시간 가량 읽다가 출발했더니 점심 무렵이 되어서야 무일농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제 저녁에 느닷없이 이장님의 기계가 큰 논으로 출동하여 벼를 베었다고 한다. 부랴..
동물의 본성을 회복하라_131011, 금 우려했던 데로 배추밭에는 벌레들의 잔치가 수그러들지 않았다. 아침부터 벌레 잡으러 밭으로 가셨던 두 분은 마음의 결정을 내리셨다. 식초나 목초액을 뿌릴 때는 무일에게 분무기를 맡기셨던 두 분이 농약병을 쓰실 때는 절대 안된다고 하시면서 맡기지를 않으신다. 그 큰 사랑을 느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