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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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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럴수가 있는가_131009, 수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도 콩잎도 들깨잎도 푸른기가 많아 수확을 늦추고 있다. 잘 자라고 있는 배추밭을 가 보았다. 벌레나 몇 마리 잡아 보자는 생각이었다. 참으로 놀랍다. 약 300개의 배추 중에 대부분이 벌레를 먹고 있었고, 그 중에 여섯 통은 완전히 벌집..
허리가 끊어지는 아픔도 견디며 산다_130927, 금 늦게까지 저렴한 비행기표를 구하려다 실패하고 잠이 깊이 들지 않아 뒤척거렸는데, 새벽에는 바닥에서 한기까지 올라와 무거운 몸으로 늦게 일어났다. 미역국에 밥 한 술 말아서 먹고 커피 한 잔을 마시니 정신이 돌아온다. 찰벼논으로 가서 마지막 피사리를 한다. 정말 마지막이다. 하..
혼자서 일해도 지치지 않는 좋은 날씨_130926, 목 7시가 다 되어 일어났는데도 바깥 날씨는 쌀쌀하다. 아침식사를 하고 두 분은 친구분들을 만나러 서울 나들이를 가신다. 두 분이 떠나시고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논으로 향한다. 논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빠르다. 마치 도시에서 출근을 서두르는 걸음이다. 깨닫자마자 발걸음을 늦추고 낫..
백일 동안 풀을 뽑다_130925 모내기를 하고 3주 정도 지나서 논 김매기를 시작했는데, 오늘까지 거의 백일 동안을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작업을 해왔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지겨운 일이었다. 오늘 드디어 큰 논의 풀매기 작업을 끝냈다. 앞으로 20일 전후로 벼베기를 위한 준비작업을 하기 전까지 큰 논은 들어가지..
비오기 전에 피사리 하러 가자_130924, 수 비가 온다고 하더니, 흐리기만 하여 일하기 딱 좋은 날씨다. 서둘러 아침밥 챙겨먹고 논으로 나갔는데도 벌써 8시다. 단풍이 빨갛게 물든 독새풀은 경치로 보면 아름다우나 작업해야 할 대상이니 시뻘겋게 무섭다. 정농께서 작업을 하셨다는 흑미논도 여전히 피가 무성해 보인다. 거의 삼..
땅콩 이삭줍기_130923, 화 긴 추석 휴가를 마치고 농원으로 출근. 기온은 시원한데도 차창으로 내리쬐는 햇살은 너무 강하다. 벼들이 잘 영글겠다. 논에서 외출했다 돌아오시는 정농과 수천을 만나서 논을 한바퀴 돌아보는데, 피와 독새풀이 예쁘게 단풍이 들고 있다. 저들을 전부 제거해 줘야 하는게 이번주의 일..
식초를 이용한 고추 탄저병 예방은 실패다_130801, 목 그동안 많은 기대를 걸고 2년에 걸쳐 시험해 보았지만, 식초를 이용한 고추 탄저병 예방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1) 고추 종자 : 일반 고추 모종상에게서 구입했다. 대화초, 수비초 등 토종 종자는 시험하지 못했다. 고추 모종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2) 토양 관리 : 고..
농부는 외로운 직업이다_130627, 목 멀리서 경운기 소리가 들리더니 농부 한 사람이 논으로 터덜 터덜 들어간다. 한 시간여 동안 무거운 통을 메고 질소 비료 쎄게 뿌리더니 논둑에 앉아 담배를 피워문다. 그 사이 말 한마디 없다. 농부는 이제 외로운 직업이 되었다. 우리 논에는 정농과 수천, 무일이 함께 나와 김매기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