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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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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 할까요? _ 들깨 수확_121018, 목 이런 저런 준비를 하느라 계속해서 새벽 1시가 넘어서 잠을 잤더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8시가 넘어서 심현께서 깨우시는 날카로운 소리에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벌통 앞 기온은 2도. 이제 곧 영하로 떨어질 모양이다. 아침 식사는 어제 사온 식빵에 계란 후라이와 잼을 발라 간단..
녀석들을 만나면 위로가 된다 _ 120824, 금 엊그제는 오촌 조카가 예쁜 여자 아이를 낳았다. 태어난 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았는데, 무지하게 깨끗하고 귀엽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되었다. 이리저리 계산을 해 보니, 손주가 벌써 7명이나 된다. 촌수도 거의 8촌 이내다. 증손쯤 보아야 늙음을 느끼지 않을까? 늦게까지 마음 아픈 이야기..
세월이 가니 다들 떠나는구나_120821, 화 새벽밥 해 먹고 비가 내리는 데도 4시간 동안 열심히 고추를 땄다. 쨍한 햇볕 아래 보다 비를 맞으며 일을 하니 한결 시원하고 좋았다. 이번에도 심현께서는 몹시 실망하셨다. 정농과 무일이 담당한 고추나무들은 많이 죽었지만 그런데로 살아있는 것들이 많아서 제법 수확을 했는데, 심..
등골이 오싹하다_120812, 일 농부생활이 어떠냐는 친구의 물음에 놀 때만 좋고 일 할 때는 죽을 맛이라고 했더니, '마음이 편하면 되지... 사람과 부딪힐 일이 적으니 스트레스 덜 받고... 나도 은퇴하면 낙향할까 하네 . 나에게 농부는 언감생심이고... 그저 전원에 판넬 집이나 짓고 가벼운 등산하면서 살 계획이라네...
고통은 산고처럼 잊혀진다_120811, 토 오리농법을 포기하기로 합의한 상태에서 정농께서는 다시 오리농법을 이야기 하신다. 오리가 있었으니 이 정도로 농사가 되었다고 하시며, 내년에는 좀 더 시간을 잘 맞춰서 큰 논에서만 하자 하신다. 고통은 마치 산고처럼 잊혀지는 모양이다. 요즘들어 오리농법을 계속해도 좋겠다는 ..
일을 할 수 없어야 일이 끝난다_120808, 수 가뭄이 심해서 논에 물을 대어 놓아도 하루만 지나면 물이 말라 버린다. 벼꽃이 피고 지면서 열심히 이삭이 패기 시작하고 있으니 물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우리 관정의 물이 부족하여 공동 우물에 호수를 설치하여 물을 대야 한다. 정농과 함께 30분을 끙끙대며 호수를 설치하고 나니 읍..
최후의 용사들_120808, 수 정농의 자기확신에 힘입어 다 죽어가는 고추나무에 계속해서 식초액을 뿌리기로 했다. 내 눈에는 거의 죽어가고 있는 고추나무들이 정농의 눈에는 탄저병을 이겨내고 있다고 한다. 허참,,,, 3-0으로 패배했다는 축구대표팀의 안타까운 소식을 뒤로 하고 고추밭에서 30kg의 등짐을 낑낑 져..
우리는 워커홀릭이 아니야_120807, 화 말복 입추 새벽 6시, 막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서 200평 검정쌀 논에서 피를 뽑아 던지기를 했다. 좀 더 일찍 피뽑기를 했다면 한줌도 안 될 피와 풀들이 이제는 한포기도 한아름이 될 정도로 무럭무럭(?) 잘 자랐다. 고추밭에 식초액 뿌리랴 참깨 거두랴 들깨 심으랴 김장 배추 심을 둑을 내고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