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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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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다_161109, 수 햇살이 따사로운 아침이다. 오후 1시에 찰벼를 정미하기로 약속되어 있어서 느긋하게 움직이고 있다. 어제 오후에 벼를 말리느라 널려있던 그물과 비닐들을 걷어서 차곡차곡 개켜 두었다.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음에 들게 잘했다. 들기름 듬뿍 들어간 배추김치에 어제 먹다 남긴 통닭을 반..
벗과 같은 가족과 놀다가 들깨를 토닥이다_161102, 수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쬐니 벼는 잘 마르겠다. 겨울 중국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잠을 좀 설쳤더니 눈꺼풀이 무겁다. 오전 내내 한 일이라고는 벼 젓는 끌개로 마당 구석구석을 돌면서 벼를 저어주는 일이 전부다. 좀 두꺼운 곳은 힘을 주어 벼를 끌어내어 얇은 곳으로 옮겨주고, 잘 마른 벼..
얼떨결에 벼베기를 하다_161101, 화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벼베기를 했다. 어제의 출근길은, 부천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보건소로, 보건소에서 병원으로, 병원에서 마트로,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더니 우리 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논들이 벼베기를 끝낸 상태였다. 오늘의 일정 때문..
헛된 일을 헛되지 않게 하다_161024, 월 비가 그치고 나서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일은 상쾌하다. 35km의 짧은 거리지만 한 주의 시작을 멋진 여행으로 시작하게 해 주어서 고맙다.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다시 논으로 갔다. 남들은 한홉도 되지 않는 것이니 그냥 두라고 하는데, 저렇게 지저분하게 바닥에 방치하는 것..
마음 수양을 하다_161019, 수 쉬운 일이 아닐 것임을 알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논으로 갔다. 여기저기 처참하게 짓밟혀진 논을 보니 시민들의 가슴에 패악질을 하는 사악한 정치가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나 공공선의 기준으로 정치판의 옥석을 구분해서 잘 갈고 닦으면, 평화로운 한반도의 번영을 위해 잘 쓰여질 ..
빈들이 늘어나고 있다_161018, 화 어제 저녁부터 쏟아져 내리는 안개가 대지를 하얗게 뒤덮는다. 기온이 높아서 얼지는 않으니 시야를 가로막지는 않지만 밖에 세워둔 자전거의 안장 위로 물이 흥건하게 고였다. 헤르메스를 타고 음성에 슬슬 다녀왔는데, 곳곳에서 빈 들이 늘어나고 있다. 들깨를 베어내고, 벼를 거두고. ..
왠 녀석이 뒹굴었느냐_161012, 수 논을 말리느라 틀어 두었던 펌프에서 물이 새는 바람에 논에 물이 차고 있다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부리나케 논으로 달려갔다. 거의 2주만에 논에 들르는 모양이다. 지난 주말에 비가 와서 아직도 논바닥에 물이 흥건하다. 열흘 정도는 더 있다가 벼베기를 할 예정이니 그 사이에 비만 오..
부직포를 차곡차곡 개다_161006 지난 화요일에는 고추대를 자르고 묶었던 끈을 차곡차고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얼마되지 않는데 전지가위로 고추대 밑동을 자르기 위해 허리를 숙여서 작업을 하려니 허리가 아프고 땀이 흘렀다. 내년 봄에 이곳에 참깨와 들깨를 심기로 했기 때문에 비닐과 부직포가 찢기지 않도로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