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에는 고추대를 자르고 묶었던 끈을 차곡차고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얼마되지 않는데 전지가위로 고추대 밑동을 자르기 위해 허리를 숙여서 작업을 하려니 허리가 아프고 땀이 흘렀다. 내년 봄에 이곳에 참깨와 들깨를 심기로 했기 때문에 비닐과 부직포가 찢기지 않도로 조심해서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더욱 힘이 들었던 모양이다. 저녁에는 향악당에 가서 태평소 소리에 맞춰 장구 장단을 치는 연습을 했다. 별로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틀리니까 어려운 모양이다. 시나위 가락에 맞춰 자유롭게 장단을 칠 수 있을 때까지 연습을 해야 제대로 장구를 치는 것이라 한다. 새로운 과제가 생겨서 좋았다.
부천에를 다녀오느라 오후에 잠깐 일을 할 수 있었다. 지난 목요일에 이어 오늘도 부직포 두 장을 개었다. 겨우 두 장을 개는데 3시간이 넘도록 걸린 이유는, 고정핀을 잘 뽑아서 부직포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작업을 했고, 흙과 풀로 범벅이 된 부직포를 일일이 손으로 정리하면서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4번째직포를 손질하면서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서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일단 부직포를 조심스럽게 걷어다가 포장이 된 농로에 길게 편 다음 손이 아닌 빗자루로 깨끗이 흙을 털어냈다. 그리고 다시 뒤집어서 다시 한 번 비질을 한 다음에 비질로도 남아있는 풀들은 손으로 제거한 뒤에 차곡차곡 접는 작업을 했다. 그랬더니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다. 앞으로 남아있는 부직포가 대충 계산해도 스무장이 넘는데, 한 시간에 1장을 갠다고 하면 스무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흠, 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야겠다. 깔끔하게 개켜진 부직포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졌다.
저녁에는 금왕농협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첫날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조용하게 향악당 식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월남뽕을 하자는 유혹을 손이 떨려서 못한다고 끝까지 거절한 일도 잘한 일이다. 어머니가 가르쳐 준 길로 다녀왔더니 차가 많지 않아 야간인데도 자전거를 잘 탈 수 있었다. 가벼운 바람막이만 입고 탔더니 제법 쌀쌀하다. 이제 점점 두터운 옷이 필요해지는 계절이 왔다.
2,300평 농사이니 농기계는 빌려서 하면 되는데, 트랙터는 중고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농사일에 두루 활용되는 유용한 기계다. 농사를 더 늘릴 생각이 아니라면꼭 필요한 것은 아니기도 하여 결심을 못하겠다. 그래 더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리자.
올 여름 그렇게 지독하게 더웠는데도 벼는 빨리 여물지를 않는다. 벼가 제대로 여물려면 낮에는 뜨겁고 밤에는 찬바람이 불어야 한단다. 논에 벼 대신에 보리를 심고, 보리 수확 후 다른 작물을 심을 수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어차피 쌀이 남고, 보조도 있다고 하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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