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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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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흐의 추측_아포스톨로스_240117 1. 삼촌의 속임수 "어느 집안에든 골칫덩어리가 한명쯤은 있게 마련이다. (중략) 두권의 책이란 오일러의 [오페라 옴니아] 제17권, 그리고 독일에서 발행된 과학잡지 [수학과 물리학 월보] 제38호였다. (중략) 페트로스 삼촌의 삶의 출발점은 [오페라 옴니아] 제17권에 실린 편지에 있다. 1742년에 쓰인 이 편지에서 무명의 수학자 골드바흐는 당시의 위대한 수학자였던 오일러의 관심을 끌만한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페트로스 삼촌의 삶의 종착점은 앞에서 말한 독일의 과학잡지 183~198쪽에 실린 연구논문에 있다. "[수학의 원리] 및 관련 체계에서 결정불가능한 명제에 대해"라는 표제가 붙은 이 논문을 1931년에 발표되었는데, 이는 당시 세상에 알려져 있지 않던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무명 수학자 쿠르트..
[ 남파랑길 40길 ] 여수, 그리고 남해_240116~17 el martes, dieciséis de enero_Вторник, шестнадцать январь 열하루에 걸친 어머니 병간호를 무사히 마치고,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여수다. 몸이 무거운데, 몸이 가벼워지길 바라는 여행이다. 남해의 숙소까지 6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침에 숙소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예약한 숙소가 보일러 고장으로 인근의 다른 숙소로 옮겨주겠다고 한다. 그러자고 했다. 100달러에 이틀을 자기로 한 숙소여서 제발 괜찮았으면 좋겠다. 바뀐 숙소는 마음에 들었다. 작지만 알찬. 숙소 앞이 어부방조림이다. 먼 옛날에 마을을 지키고 물고기를 모이게 한 지혜가 담긴 작은 숲길이다. 한시간 남짓 산책을 하고, 남해에 사는 선배와 식사를 하기 위해 읍으로 이동했다. 꽃내중학교와 꽃내를 지난다. 꽃내. 꽃이 흐르는 개울. 이름만으로도 가슴뛰게 기분이 좋다. 사람은 역시 상상의 동물이다. 아무 것도 ..
시민화에 대하여_240112 어제(24년 1월 11일) 시민화를 처음 그려보았다. 쓰지않던 근육을 3시간이나 썼더니 오늘 하루종일 몸살기가 있다. 민화는 백성의 그림이다. 이제부터 시민화 citizen painting이라고 부른다. 백성이 주인인 시민이 된 세상이므로 부르는 이름도 달리 불려야 한다. 시민화는 곧 민화다. 그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이렇게 처음 접했을때 강렬한 인상이 남는다. 새롭기 때문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첫번째로 화려한 색이다. 이태리나 미국에만 원색이 있는줄 알았는데, 시민화 즉 민화에도 옛날부터 강렬한 색이 있었다. 이 색들이야말로 시민의 상징이고, 예전부터 우리 시민들은 살아서 드러내고 있었다. 스스로를. 두번째로 접근이 쉽게 한다. 문화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시민모두가 함께 즐길수 있..
시가 나오지 않는다_240112_el viernes, doce de enero_двенадцать, Пятница январь 시가 나오지 않는다 무일 박인성 시가 나오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풍요와 민주주의의 자유에 흠뻑 빠져 시가 나오지 않는다. 시가 나오지 않는다. 별이 쏟아지지 않아도 별빛처럼 아름다운 도시의 아름다움에 흠뻑빠져 시가 나오지 않는다. 시가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잡수가 창조한 공간에서 따뜻한 체리따봉의 손길에 충분히 고무되어 시가 나오지 않는다. 시가 나오지 않는다. 이 그림에서 상위 0.1% 2.5만명의 총소득이 46조원이고, 하위 29% 735만명의 총소득이 46조원이어도, 오늘도 배달의 민족답게 배달할 수 있는 튀긴 통닭이 있어서 시가 나오지 않는다. 시가 나오지 않는 이 시대가 좋다. 자본주의의 풍요와 민주주의의 자유에 흠뻑 빠져 사는 - * 잡수 ① 아무거나 닥치는대로 하는 ..
아톰 익스프레스_240103 el miércoles, tres de enero_Среда, три январь 23년 3월 3일에 변산천문대에 가서 목성과 위성들 -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중 3개를 봤다. 그때 이런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맨눈으로 보는 목성은 분명히 하나의 별인데, 천체망원경으로 보는 목성은, 왜 하나의 큰 행성과 3개의 위성이냐? 혹시 전자장비로 분리된 모습을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 당시 담당 직원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당연히 우리의 맨눈으로 본 그대로를, 마치 안경을 끼고 물체를 보니 선명한 것처럼, 눈에 망원경을 대고 선명하게 보니까, 하나의 행성이 아니라, 하나의 행성과 3개의 위성으로 보인다고 다소 불친절하게(?) 설명했다. 즉, 우리 눈은,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상당히 엉터리라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세마sci..
러셀과 수학의 원리, 로지코믹스_231231 el domingo, treinta y un de diciembre_Воскресенье, тридцать один Декабрь graphic novel 그림이야기라는 형식이다. 즐거운 우리말을 만들어 쓰자. graphic novel 이라고 쓰고, 그래픽 노블이라고 읽을 정도 수준의 문화를 가진 시민들은 아니다. 우리가. 만화는 일본한자어가 아닐까 의심되고, cartoon은 영어니 우리말로 그림이야기가 좋겠다. 의미 전달이 잘 된다. 소설도 일본한자어이거나 중국어일 가능성이 높아서 쓰지 않으려 한다. 어려운 이야기, 어려운 세마 science이야기를 그림으로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 이런 책을 구상했다고 한다. 과연 얼마나 쉬울까? 일단 접근이 쉽다. 그림이야기니까. 저자는 아포스톨로스. 뭔가 그리스 분위기가 확 살아있는 이름이다. 그리스에 여전히 학문과 예술의 힘이 남아있는 모양이다. 러셀(1872~1970 : 와, 거의 백살까지 ..
폭풍속의 여행_231220 el miercoles, veinte de diciembre_Среда, двадцать Декабрь 오랜만에 솥으로 밥을 지었는데, 아주 잘 되었다. 어제 포장해 온 지리를 국으로 해서 아침식사를 했다. 법환 해녀의집 지리의 고소한 맛은 변함이 없었다. 사계리와 수월봉으로 간다. 아름답고 거친 바다를 보고 싶다는 천재의 소원을 풀어주려고 새벽 비행기를 탔다. 인당 왕복 7만원이면 가성비가 너무 훌륭하다. 실컷 봐라. 차문을 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폭풍 때문에 많이 걷지를 못해서 아쉬웠지만, 보다 먼 거리의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점심은 빵집에서, 천재가 먹고 싶다는 빵으로 해결했다. 3명이서 먹은 빵과 커피값이 3만원이 넘는다.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고 있다. 왜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었을까? 최배근 교수가 설명해 놓은 것을 요약하여 전달한다. 1) 한국경제는 지난 30년동안 생산을 확대하기 보다는 부..
운아, 고마워_231221 el jueves, veintiun de diciembre_Четверг, двадцать один Декабрь 집으로 돌아왔더니, 보일러가 고장이다. 온수를 틀면 따뜻한 물이 나오는데,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다. 순환밸브쪽의 배관들이 차디차다. 얇은 벽으로 스며들어오는 영하 12도의 찬공기가 보일러를 얼려버린 것을 깨닫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보일러도 재미있다. 난방으로 돌리면 물이 얼어서 순환펌프가 정상 작동을 하는데도 보일러가 힘을 쓰지 못해서 작동을 멈춘다. 온돌기능으로 바꿔서 보일러를 작동했더니 묘하게도 작동한다. 어떤 차이인지는 알 수 없다. 뜨거운 물 한 컵 정도로 배관을 녹이다가 물은 다시 얼어버릴 것같아서 그만 두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던 그리미가 드라이어기를 사용하면 된단다. 20여분을 드라이기를 쓰고, 온돌기능으로 보일러를 돌렸더니, 배관 쪽에 드디어 뜨거운 물이 순환되기 시작했다. 다행이다.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