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

(1380)
[치악산둘레길] 꾸엉뫼둘레길 열흘길_고행없이 어찌 깨달음과 발견의 기쁨을 얻을 수 있을까_231016 lunes, dieciseis de octubre_phohedelhnk, wectbhadchatb OktyaBpb 9시가 다 되어 일어나서 씻고 식사 준비를 했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고사리 육개장 분말을 처음으로 사용해 본다. 쌀뜨물을 받아서 국물을 내었더니 먹을만했다. 건더기가 매우 부족한 국이었지만, 우리나라를 오래 떠나 그리울 때 한포씩 쌀뜨물에 풀어 먹으면 괜찮겠다. 시원한 나주배와 주먹밥도 준비해서 아흐레길의 끝부분과 열흘길(열번째 날 걷는 길)을 연결해서 약 15km 정도를 걸을 예정이다. 열한 시가 다 되어 출발한다. 숙소인 황토방 바로 위에 숲속의 집(고라니)가 있고, 아흐레길(아홉번째 날 걷는 길)의 마지막 5km를 걸으면 열흘길과 연결된다. 아흐레길과 열흘길 총 25km 구간 중 아흐레길의 시작 2km(석동마을종점부터 보림사까지) + 열흘길 시작 3km(금대삼거리에서 구암사까지) + 마지막 5k..
세계문화의 겉과 속_231016 강준만이 2012년에 쓴 책이다. 요즘 들어 그의 글이 총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같아 답답해지고 있는데, 10년 전에 쓴 책에서 그의 변화를 읽을 수 있을까. 그 변화의 원인은 무엇일까. 생각을 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때, 가장 나쁜 일이 내 생각과 같은 이야기만 듣는 확증편향의 의견들이다. 강준만이 나의 확증편향을 바로잡기 위해 편견과 싸우고 있는 것일까. [ 제1장 ] 맥락, 개인주의, 집단주의 1. 왜 한국인은 영어를 몰라도 아는 척하나 독일 사람이 제기한 재미있는 주제다. 나도 영어를 못하지만, 정말로 알아들을 수 없어서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므로 지나가면서 잠깐 인사를 나누는 정도의 영어는 가능하겠지만, 대화다운 대화는 하지 못한다. 그런..
[ 휴양림 ] 공립 치악산자연휴양림_꾸엉뫼둘레길 아흐레길_석동버스종점에는 버스를 한시간 기다려야 한다_231015 치악산. 국립공원누리집에는 "치악산국립공원 및 주변은 후기 고원생대 편마암류 및 화강암질 편마암류, 중생대 쥐라기 화감암류로 구성되어 있다. 치악산鴙嶽山은 한반도 구조운동의 특징을 관찰할 수 있는 좋은 지질학습장이다."라고 되어 있다. 온통 어려운 말 뿐이다. 일단 치악산의 치는 꿩이다. 악은 큰 산을 뜻한다. 아무래도 이름을 바꿔야겠다. 30대 이하의 사람들은 이빨하고 관계있는 산이냐고 물을 지경이다. 이름에서 아무 것도 느낄 수 없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면, 그 이름은 잘 설명하거나 바꿔야 한다. 한자가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제 한자를 빼고 살아야 하는 시대다. 치악산을 그대로 우리말로 번역한 '꿩큰뫼'가 좋겠지만 이것도 어감이 좋지 않아 꿩뫼 -> 꾸엉뫼로 하면 좋겠다. 한달 전에 예약을 해..
임금 광해의 유배지와 이아 전시장_231005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침대 2개로 나누어서 잠을 잤더니 같이 여행 온 느낌이 나지 않는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광해의 적소지 터를 찾아갔다. 덩그렇게 표지석이 하나 남아있고, 광해가 지었다는 칠언율시가 번역되어 있다. 한문으로 된 글을 번역하지 못한다는 것이 좀 슬픈 일이다. 우리 조상들의 오랜 기록들은 전부 한문일텐데, 제대로 배우지를 않아서 해석이 불가능하다. 안그래도 남아있는 역사기록이 너무 빈약해서 왜곡과 편견이 심할텐데. 한문은 요즘 세상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어서 배울 일이 없어졌고, 그나마 아는 글자도 점점 줄어들어 거의 머리 속 장식품이 된 듯하다. 1889년에 생겼다는 중앙 성당을 가봤더니, 그 당시의 성당은 기와집으로 지어졌었고, 지금 남아있는 성당은 1960년대 말에 새로 건축된 ..
나는 왜 내가 힘들까_마크 리어리_231006 viernes, seis de octubre_Пятница, шесть Октябрь 자아는 몸과 기억이 결합된 상태이다. 그런데, 자아를 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내외부의 자극에 대한 자연스런 반응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초기 인류가 자기고찰 능력 없이도 잘 살았을 것임을 보여주는 또다른 증거가 오늘날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나타난다. (중략) 사람들은 하루 중 대부분을 자아를 끄고 자동모드를 켜둔 채로 살아간다. 자아 없이도 운전하고 말할 수 있을 뿐아니라 먹고, 읽고, 텔레비전을 보고, 음악을 듣고, 운동을 하고, 사랑을 나누는 등 수많은 활동을 할 수 있다." (46~7쪽) dk
여행의 추억, 그러나 백록담 남벽등산로 폐쇄_231004 우주신을 비행기 태워 보내고 났더니 더 쉬고 싶다. 호텔에서 뭉기적대다가, 피곤해서 그랬겠지만 10시 반이 넘어서 절물휴양림을 산책하려고 나왔다. 가는 길에 내일은 뭐하지 하다가 영실로 해서 백록담을 갈까. 그럴려면 오늘 가야지. 차를 영실등산로 주차장으로 돌렸다. 그랬더니 1시간이 걸린다. 헐, 할 수 없다. 백록담은 예약을 하지 않았으니 어차피 오르지 못할 것이다. 가다가보니 산악박물관이라고 관음사 탐방로(?)로 보이는 주차장이 보인다. 백록담을 오르려면 이곳에서 출발해야 하는 모양이다. 백록담까지는 무리가 될 것같아서, 그냥 영실로 간다. 신혼여행 마지막 날, 일찍 아침을 먹고 버스를 타고 영실주차장에서 내려서 백록담을 올라서 장관을 보았다. 그리고 어리목으로 내려왔다. 92년 10월 11일~14일..
평화는 매우 비싸서 돈이 아니라 상처가 든다_231002 lunes, dos de octubre_ Понедельник, два Октябрь 정신없이 잘 자고 일어나서 커피 한 잔과 도넛 한 개, 사과 한 개로 아침을 먹으며 강정 바다를 바라보았다. 눈앞으로 비닐하우스와 서건섬이 보이고, 바다빛은 검붉다. 해가 너무 뜨거워 테라스의 낭만을 즐기려던 계획은 포기하고, 후다닥 거실 식탁으로 돌아와 앉았다. 열 시가 다 되어 차에 올라 법환포구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걷는다. 테라스에서 바라보던 바다색은 시커매서, 정겨운 느낌이 아니었는데, 눈높이를 대폭 낮추고, 해가 남중고도를 끌어올리고 난 다음에 보이는 바다색은, 검푸르다. 게다가 광자가 파도에 부딪혀 만들어내는 수많은 파동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난다. 해군기지 공사가 마무리 되었는지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있는 구조물이 아름답다. 사람들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서, 애꿎은 젊은이들이 ..
[ 휴양림 ] 곶자왈 도립공원, 진도항에서 추자도를 거쳐 제주항으로_231001 domingo, uno de octubre_ Воскресенье, один Октябрь 근사하고 평온한 바다를 건너 이름은 들어봤어도 어디에 있는지 생각도 해보지 않은 추자도에 도착했다. 진도항(팽목항)에서 50분이 걸린다. 수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태어나서 처음 와 본 곳이 이렇게 붐빌 때마다, 세상은 넓고도 넓어 겨우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놀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섬이름은 폭풍을 피하는 후풍도에서 가래나무(추자나무)가 많아서 추자도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가래나무는 토종 산호두나무다. 호두와 비슷한 모양의 가래나무 열매는, 알멩이가 작고 쓴 맛이 나서 먹기에 좋지 않지만 지방이 풍부하다고 한다. 가래나무는 가구나 조각에 사용된다고 한다. 밤새 잠을 설쳐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지만, 8시 배를 타기 위해서는 7시 40분까지는 가야 한다. 어제 밤에 사다놓은 샌드위치 한 조각을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