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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폭풍속의 여행_231220 el miercoles, veinte de diciembre_Среда, двадцать Декабрь

오랜만에 솥으로 밥을 지었는데, 아주 잘 되었다. 어제 포장해 온 지리를 국으로 해서 아침식사를 했다. 법환 해녀의집 지리의 고소한 맛은 변함이 없었다.

 

사계리와 수월봉으로 간다. 아름답고 거친 바다를 보고 싶다는 천재의 소원을 풀어주려고 새벽 비행기를 탔다. 인당 왕복 7만원이면 가성비가 너무 훌륭하다. 실컷 봐라.

 

 

 

차문을 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폭풍 때문에 많이 걷지를 못해서 아쉬웠지만, 보다 먼 거리의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점심은 빵집에서, 천재가 먹고 싶다는 빵으로 해결했다. 3명이서 먹은 빵과 커피값이 3만원이 넘는다.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고 있다.

 

왜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었을까?

 

최배근 교수가 설명해 놓은 것을 요약하여 전달한다.

 

1) 한국경제는 지난 30년동안 생산을 확대하기 보다는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치를 뻥튀기해서 부자가 되었다.

 

경제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생산과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 통화량이 10배가 늘어난 지난 30년 동안에, 부동산 가치가 6.67배 증가하는 동안에, 생산은 4.95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리 큰 차이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절대액수로 비교하면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 분명해 보인다.

 

95년에 1,725조원이었던 생산액과 부동산가치의 차이가, 22년에는 1경 2,506조원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땀흘려 번 돈보다, 땅으로 번 돈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것이다. 땅은 거짓말을 안하고, 아파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생각한 결과다.

 

 

 

2) 기업은 영업활동으로 돈을 번 것이 아니라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

 

95년부터 22년까지 영업이익은 208조원 증가한 것에 비해 부동산자산은 3,020조원이 증가했다. 부동산 투기로 번 돈이 14.5배나 많다.

 

 

3) 부동산가격이 오르자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그에따라 가계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가치가 상승하다보니 땀흘려 번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임대하다가 시민들은 빚을 져야했고, 빚을 갚으려다보니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생산액대비 가계부채가 49.9%였던 90년대에는, 생산액대비 가계소비가 58.6%에 달했다. 생산액대비 가계부채가 104.5%로 두배이상 증가한 20년대에는, 생산액대비 가계소비가, 45.4%로 줄어들었다. 원리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가계의 소비여력이 14% 포인트나 떨어져 버렸다. 가계부채가 10%포인트 증가하면 가계의 소비는 2.4%포인트 감소한다고 말할 수 있다. 

 

4) 소비여력이 떨어지는 가계의 영향으로, 기업은 생산을 해도 판매가 어렵거나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어려워진다.

 

기업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팔 수가 없고, 수익율이 낮은 저가상품을 판매하여 이윤구조가 나빠지면, 가계소비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물가가 떨어지더라도 가계소비는 계속해서 줄어든다.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제대로 접어들게 된다.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쉬운 돈벌이에 몰두한 결과, 우리는 3)의 단계를 지나고 있다. 2024년에는 부동산 가격의 폭락을 시작으로 4)의 단계로 나아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걱정 속에서도 맛있게 먹고, 금릉해수욕장으로 이동해서 차를 세워두고 옥색 바다와 차귀도를 바라본다. 해가 지고 있으니 이제 밖으로 나가기도 힘들다. 차안에서 바다를 바라본다. 충분하다.

 

숙소로 돌아와서 지친 몸을 쉬었다. 30분 자고 났더니 피로가 풀린다. 전기차를 충전하면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마침 충전소 앞에 고기집이 있다. 뒤집힌 솥뚜껑에다가 잘 구운 고기를 올려 가져다주니 먹기 좋았다.

 

얼큰하게 잘 먹고 났더니, 차는 89% 충전되어 있었다. 내일 하루 충분히 사용할만한 양이다. 이틀 동안 3만원 정도 충전했는데, 렌트카에서 무상으로 제공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