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논쟁을 통한 발전과 진보라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논쟁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내가 받아들이지 못한 생각들을 받아들인 것이 있나?
1) 기본소득이 10여년 전에 제기되었을 때,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가, 이제는 받아들이고 있다.
2) 영종도 신공항과 고속전철 : 90년대 초반에 이 논쟁이 벌어졌을 때, 살짝 환경론자들의 편에 서 있었다가 이제는 필요했고, 잘 한 결정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3) 기후변화 : 왔다갔다 한다. 환경론자들의 지나친 억측이라는 생각과 행성 지구의 역사에 비추어 지구는 멀쩡하지만 생명이 멸종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왔다갔다 한다.
논쟁은 편을 먹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앎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더 많은 사실들을 알아야 하고, 사실들을 쌓아서 진리도 알아내야 한다. 내가 사실로 알고 있는 것들 중에서 거짓들도 섞여 있으므로 거짓을 걸러내는 작업도 꾸준히 해야 한다. 변하지 않는 진리를 추구하지만 그 진리도 틀리거나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매우 고단하지만 즐거운 작업이다.
다윈은 초록이라고 생각한, '길고 지루하다는 원전'을 읽기로 했다. 다구가 조언했다. 원전을 읽는 것은 분명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 그러나, 진화에 대해 알고 싶으면 최신판 교과서를 읽는 것이 좋다. 장대익 교수가 번역한 '종의 기원 On the origin of Species'를 읽는다. 장대익은 1판을 번역하였고, 아이폰에서 제공하는 무료 도서는 6판이다. 같이 읽으면 1판과 6판의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윈은 1809년에 태어나 1882년 4월 19일에 죽었다. 19세기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산 사람이다.
강유원은 (철학)책을 읽기 전에 차례를 주의 깊게 읽으라고 권한다. 그의 권유에 따라 차례를 읽으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본문 내용이 궁금해서 제대로 읽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늘 처음으로 장대익이 번역한 '종의 기원'의 43쪽에 나오는 차례를 읽으며 옮겨 본다. 영어는 애플 도서에서 가져왔다.
6장과 7장 사이에 새로운 장이 추가되었다. 다윈이 자연선택에 대한 여러가지 반론들에 miscellaneous objections to the Natural Selection 대해 답을 하거나 반박을 한 것으로 추정한다. 영문으로 저기까지 읽으려면 기나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차례
서론
1장 사육과 재배 하에서 발생하는 변이 Variation Under Domestication ........ 45
2장 자연상태의 변이 Variation Under Nature ........ 93
3장 생존 투쟁 Struggle for Existence ......... 115
4장 자연 선택 Natural Selection ; or the Survival of the fittest ......... 139
5장 변이의 법칙들 Laws of Variation .......... 203
6장 이론의 난점 Difficulties of Theory .......... 253
Miscellaneous Objections to the Theory of Natural Selection
7장 본능 Instinct ........... 299
8장 잡종 Hybridism ........... 347
9장 지질학적 기록의 불완전함에 관하여 On the Imperfection of the Geological Record ........ 389
10장 유기체들의 지질학적 천이에 대하여 On the Geological Sucession of Organic Beings ...... 429
11장 지리적 분포 Geographical Distribution ........... 471
12장 지리적 분포 - 계속 Geographical Distribution - Continued ............ 517
13장 유기체들의 상호 유연관계, 형태학, 발생학, 흔적기관 Mutual Affinities of Organic Beings ........ 553
14장 요약 및 결론 Recapitulation and Conclusion ..... 611
옮긴이 서문
대충 건너뛰고 읽으려고 했지만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이리저리 널을 뛰면서 읽다가 다시 장대익의 옮긴이 서문부터 읽기 시작한다.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일까?" (16쪽) 장대익은 아니라고 답한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사회에서는 육종을 통해 특이하게 생긴 비둘기나 개를 만들어 내는 일이 그야말로 대유행이었다. 개나 비둘기 품평회는 누구나 관심 갖는 이벤트였다고 한다. 닥스훈트니 그레이하운드니 그런 것들이 다 그때 탄생한 것들이다." (16쪽)
빅토리아 여왕 재위기의 1837~1901년을 빅토리아 시대라고 한다. 휘그당과 토리당의 발전, 브론테 자매와 제인 오스틴 등 여성 소설가들의 등장, 영국의 인구 증가와 아일랜드의 인구 감소, 제국주의 최대 팽창기로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패권을 다툰 그레이트 게임과 크림전쟁이 이어진 시대였다. 다윈은 비글호를 타고 1831년부터 1836년까지 선장 피츠로이가 선물한 찰스 라이엘의 'Principles of geology'를 들고 탐험 여행을 했다.
"1장을 비둘기와 개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 다윈의 접근법은 오히려 비범한 글쓰기 전략이라 해야 한다. 그는 당시 영국의 수많은 독자들이 수긍할 수밖에 없는 육종사의 인위 선택 이야기로 시작한 후, 결정적인 순간에 그 육종사를 '자연'으로 대체한다.
'인간이 체계적인 선택과 무의식적인 선택의 방법을 통해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실제로도 그랬다면, 하물며 자연이 그리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인간은 눈에 보이는 외부 형질에만 영향을줄 수 있다. 반면 자연은 외부요소들이 그 유기체에 유용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양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자연은 생명의 전체 조직내의 모든 내부 기관과 모든 미묘한 체질적 차이에 작용한다.'(144쪽)" (16~7쪽)
"사실 '종이 변한다'는 생각 자체는 다윈이 자연 선택이론을 제시했을 당시만 해도 그렇게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중략) 종의 변화 가능성을 주장했던 33명의 학자들을 열거하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중에는 다윈의 친할아버지인 이래즈머스 다윈과 프랑스의 장바티스트 라마르크도 끼어 있었다." (17쪽)
지구의 생명은 어떻게 이렇게 정교하고 다양한가에 대한 다윈의 답을 장대익이 정리한다.
1) 유용한 변이를 일으킨 개체들은 생존하고 번식하며 정교하게 발전했다. 자연선택이다.
2) 생명은 오랜 시간 전에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분기하여 발전했기에 마치 나무처럼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그것을 생명의 나무라 한다.
"공통 조상과 생명의 나무 개념에서는 우월하거나 열등한 종 따윈 없다. 이것이 바로 160년 전 다윈이 인류의 오만함에 끼얹은 도발이었고, 그래서 우리는 이를 다윈 혁명(Dawinian revolution)이라 부르는 것이다. 16세기에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함으로써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님을 입증했다면, 두 세기가 지난 후다윈은 그 지구의 중심에 인간이 있다는 생각마저 앗아갔다. 이제 인간은 철저히 겸허해질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다."(21쪽)
"1840년, 다윈과 그의 가족은 런던의 교외에 위치한 다운이라는 마을로 이사를 왔다. 비글호를 타고 귀환한지 3년 후, 사촌인 에마와 결혼한 지 1년 후의 일이다. 다운 하우스로 이사온 후 그들은 7만 제곱미터나 되는 땅에 정원을 만들고 삶의 뿌리를 내렸다. 정원에는 텃밭, 온실, 비둘기장, 그리고 산책로가 있었는데, 그것은 말 그대로 다윈의 실험실이었다." ( 22쪽)
본문을 읽기 전에 또 알아야 사항. 생존경쟁이란 struggle for existence 무엇인가?
1) 유기체들 사이의 생존을 위한 경쟁
2) 유기체들 사이의 번식 성공을 위한 경쟁
3) 기후 조건을 포함한 외부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투쟁
서론
다윈은 서론에서 아직 끝을 내지 못한 '종의 기원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는(35쪽)' 작업을 서둘러 발표해야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 이유는, 1858년 월리스가 다윈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정리한 논문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다윈만이 종의 기원을 자신의 연구과제로 생각한 것이 아니다. 당시의 많은 사람들이, 종의 기원에 대해 '신비 중의 신비인 것(35쪽)'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과 논쟁을 벌여왔다. 1858년에 논문을 발표한 월리스가 1859년에 '종의 기원'을 출간한 다윈과 그 책에 대하여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 매우 궁금하다.
"현재 이 작업은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 완성하기까지는 2~3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략) 사실 이렇게 서두른 데는 그보다 더 특별한 사연이 있다. 그것은 바로 현재 말레이 제도에서 박물학을 연구하고 있는 월리스 씨가 종의 기원에 관해 나와 거의 정확히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그는 나에게 이 주제에 대한 논문을 하나 보내면서, 그것을 찰스 라이엘 경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라이엘 경은 그것을 린넨 학회에 보냈고, 그 학회에서 출간된 저널의 제3권에 그 내용이 실리게 되었다. 라이엘 경과 후커 박사는 둘 다 내가 하고 있던 연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는데 - 후커 박사는 1844년에 쓴 내 논문의 개요를 읽은 적이 있었다 - 영광스럽게도 그들은 내가 쓴 원고에서 일부를 발췌해 월리스 씨의 탁월한 논문과 함께 발표하기를 내게 권했다." (36쪽)
알프레드 월리스 Alfred Russel Wallace 1823~1913 FRS : Fellow of Royal Society 런던 기계공학교에서 공부하고 측량사가 되었으나 일감이 줄어 대학도서관에서 5년 동안 홀로 공부하던 중 베이츠와 조우하여 함께 아마존 탐험 여행을 떠난다. 다윈과 훔볼트의 영향을 받아 돌연변이의 mutation 증거 수집을 위해 5년간 탐험을 하나 돌아오는 길에 헬렌호가 화재로 침몰하여 표류한 끝에 구조되어 돌아온다. 라이엘, 다윈과 교류하다가 1854년부터 8년간 말레이 제도에서 Malay Archipelago 탐험 연구를 하며 wallce line을 발견한다. wallace line의 서쪽에는 아시아의 동식물만 서식하고, 동쪽에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동식물이 같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딱정벌레 8만 종을 포함해 12만 5천종의 표본을 수집하였다.
월리스는 1858년에 터네이트섬 Ternate에서 라이엘에게 논문을 한 편 작성하여 보내게 된다. 이 논문도 읽고 싶은데, 영어로 되어 있어서 만만치가 않다. 언젠가는 시간이 날 것이다.
다윈은 1판 서문에서 자신의 결론을 분명히 이야기한다. 모든 종은 각각 창조된 것이 아니며, 불변의 것도 아니다.
지금부터 고작 160년 전인 1859년에는, 창조론을 조금이라도 흠집내는 주장은 무서운 이야기였다. 현대도 마찬가지다. 성당에서 다윈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던가? 없다. 신자들은 다윈을, 모든 종은 각각 창조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 교회에서는?
"대부분의 박물학자가 품고 있는, 그리고 내가 예전에 가지고 있었던 견해 - 종은 각기 독립적으로 창조되었다는 것 - 가 틀렸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종이라는 것은 불변하는 존재가 아니며, 하나의 종에서 나온 것으로 인정받는 변종들이 그 종의 자손들인 것과 마찬가지로, (중략) 더 나아가 나는 자연선택이 이 변화modification의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주된 방법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42쪽)
1장 사육과 재배 하에서 발생하는 변이
박문호의 강의도 그렇지만 다윈의 종의기원에도 버릴 말이 없다. 계속해서 긴장 상태로 읽어야 한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간단한 이야기들의 단계가 몇 단계가 이어져 계속된다. 중간 단계 또는 처음 단계에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쉬운 이야기가 어려워진다. 도킨슨의 눈먼 시계공을 읽을 때 발견했던 점이다. 쉽지만 결코 쉽지 않은, 어렵지만 결코 어렵지 않은 이야기다. 이후에 나오는 붉은 색은 내가 이해하기 쉽도록 단어를 바꾼 것이다.
"우리가 사육하고 재배하는 동식물들은 자연 상태의 일정한 생활조건에 노출되었던 그들의 부모 종과는 달리 각기 조금씩 다른 환경에서 길러지기 때문에, 이러한 엄청난 가변성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중략) 눈에 띌 정도로 큰 변이가 발생하려면 유기체가 여러 세대 동안 새로운 생활조건에 노출되어야만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일단 변이가 생기기 시작하면 대개 수세대 동안 계속된다 (중략) 변화할 수 있는 생명체가 사육 및 재배 하에서 그 변화를 멈추었다는 기록은 없었다." (47~8쪽)
(to be continued like reading a new testa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