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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80대분의 흙을 받을 계획이다_211018 el dieciocho de octubre el lunes_восемнадцать Октябрь понедельник

친구들과 만나서 점심을 먹고 2개의 카페를 옮겨 다니며 수다를 떨다가 5시가 넘어서 농원에 도착했다. 어머니가 몸을 꽁꽁 싸매시고 앉아서 마지막으로 들깨를 까불리고 계셨다. 어머니의 지시대로 두 장의 포장을 걷어 하우스로 옮기고 밭을 돌아보며 생각했다.

 

평균 높이 3m x 넓이 500㎥ = 1,500㎥ 25톤 트럭 1대의 흙 운반량을 20㎥라고 하면 80대 정도면 된다. 300만원 정도면 우리 밭을 좀 더 농사짓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밭 서쪽의 임야를 누군가 사서 개발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실제로 이루어지는 일인지는 알 수 없다. 계획이다.

 

어머니가 털어놓은 들깨 그릇을 카트에 싣고 농원으로 돌아오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어머니는 손의 지문이 다 닳아버리도록 일하셨다. 그것으로 행복하시고, 나 또한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한편 행복하다. 생명은 그런 것이며, 인간 또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여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