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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추수, 마늘, 김장의 세 가지 일_211020 el veinte de octubre el miércoles_dbadchatb oktyaBpb cpeda

농사일기는 멈출 수 없는 기록이다.

 

열 시가 넘어서야 논에 도착했다. 먼저 예초기로 풀을 베고, 낫으로 벼를 베어 뉘어 놓았다. 농부들은 잘 묶어서 세워 놓는데, 묶기가 힘들어서 11년째 눕혀 놓는다. 세워 놓으면 더 잘 마른다. 세군데의 벼를 베어 정렬해 놓은 다음에 모터를 철수한다.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기념 동영상을 찍고 농원으로 돌아왔다.

 

예초기를 내려서 벼를 말릴 마당에 풀을 베었다. 점심을 먹고 다시 3시부터 마당을 청소하고, 그물망을 깔아서 벼를 받을 준비를 해 두었다. 5시다. 반장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다. 30분을 더 기다리다가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었다.

 

처제에게 보낼 배추를 작업하시던 어머니가 배추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이상 기온으로 배추가 물러서 죽어가고 있다. 주말에 김장을 할 수 있는지 가족들에게 연락을 해 보았으나 아무도 가능하지 않다. 할 수 없이 다음 주에 하기로 한다. 더 많은 배추가 죽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마늘도 다음주에는 심어야 한다. 씨마늘이 없으시단다.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씨마늘을 사고, 다음 주에 관리기를 빌려서 파종을 해야 한다. 적어도 이틀은 해야 할 일이다. 김장은 사흘, 추수는 하루. 꼬박 6일은 열심히 해야 일을 끝낼 수 있다. 그러고 나면 정말로 2021년의 농사일이 끝난다.

 

만세 ~ 

 

 

잠시 내땅이었던, 영원히 내땅일 수는 없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