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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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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를 알 수 있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_친구농활단 02_200829 재미있게 읽었으면 사랑의 하트를 꾹 눌러 주세요.재미없으면 누르지 마세요. 냉정하게. 7시 반에 간신히 눈을 뜨고 커피와 빵 한 조각을 먹고 마당으로 나왔다. 가마솥 거치용 부뚜막의 기초를 만들기 위해서다. 둘 다 처음 해 보는 일이다. 일단 내가 생각한 것을 중심으로 설명한 다음에 일을 진행하다 보니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빗물에 무너져 내리는 바닥을 다지느라고 시멘트를 부어 놓았는데, 굳지 않은 시멘트 위에 다시 흙을 부어 압력을 가하면서 바닥 고르기 작업을 할 수 있을까. 우리 둘 다 모르겠다. 윗집 선생님의 도움을 청했다. 한참을 지도받았다. 듣기가 다소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는 그 마음이 고마웠다. 작업을 두 개로 분리해서, 일단 부뚜막 작업을 먼저 하고 시멘트가 굳으면 무너지는 바닥..
사교육과 강남으로부터 멀리 살다_친구농활단 01_200828_el veintiocho de agosto el viernes_двадцать восемь Пятница 재미있게 읽은 사람은 반드시 사랑의 하트를 눌러 주세요. 재미없으면 누르지 마세요. 냉정한 평가를. 친구들에게 반강제로 농활을 오라고 했더니, 스스로(?) 두 명이 온단다. 코로나 때문에 걱정을 나누다가 모두 건강한 상태이고, 불과 두 명의 외지인 즉 네 명의 만남이니 그냥 진행하기로 했다. 워낙 멀리서 오다 보니 미안해서 주유권도 보내주고 많은 먹을 것을 준비했다. 새벽에 일을 하자는 친구의 요청에 따라 생활리듬을 바꿔 6시에 일어나는 훈련도 했다. 친구를 맞이하는 것도 손님을 맞이하는 것과 같구나. 좋아하던 곱창 전골집을 대신해 새로운 곱창전골집을 발견해서 먹어 보았다. 선지 한우곱창탕. 뭐 그런대로 맛이 좋았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다. 친구들에게 약속했으니 2인분을 사서 내려갔다. 단 하루 일찍 일어..
일하기 위해서 멈춰야 한다_200826_el veintiseis do agosto el miércoles_cpeda dbatchatb wectb 그늘에서 잠깐 쉬었는데 descansar, 저 앞에 시멘트 포대가 보인다. 아궁이 작업을 하려면 일을 trabajo 빨리 끝내야 해. 안 돼. 푸욱 쉬지 않으면 si no descanso 일의 효율도 떨어진다. 몸도 상하는 것은 물론이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뉴스 검색을 하면서 겨우 조금 쉴 수 있었다. 아무래도 쉴 때 20분 타이머를 작동해야 할 모양이다. 6시부터 어머니의 기상 나팔 소리가 들리는데, 눈이 떠지지가 않아서 간신히 6시 20분에 몸을 일으키고 커피 한 잔 마시고 bebo el café 밭으로 갔다. 어제 ayer 야간작업까지 하면서도 끝내지 못했던 배추 심기를 마무리해야 한다. 날이 시원하다 hace frio. 모기 예방을 위해 겨울옷을 입어서 땀은 줄줄 흐른다. 어머니의 빠른 손놀림으로..
농약을 뿌리고 배추를 심다_200825_el veinticinco de agosto el martes_двадцать пять вторник 점심 먹고 almuerzo 잘 쉬다가 descanso mucho 어머니를 madre 모시고 안과에 다녀왔다 vuelvo. 다행히 레이저 치료를 할 정도로 눈 상태가 나쁘지 않아서 6개월 seis meses 후에 다시 한번 상태를 보겠단다. 대신에 일하시면서 먼지와 땀으로 눈에 염증이 생겨서 치료약을 처방받았다. 나간 김에 붕사와 농약을 사 왔어야 comprar 했는데, 있겠거니 하면서 그냥 돌아왔다. 결국은 작업 준비 다 해놓고 다시 금왕읍내로 나가야 했다. 농약을 사기 위해 가는 길은 즐겁지 않다. 흙을 세수대야 - 일본어인 줄 알았는데, 순 우리말 - 한 가득 담은 다음에 붕사를 뿌리고, 진딧물 약과 벌레 약을 넣어서 휘저었다. 처음에는 호미로 하다가 잘 섞이지 않아 두 켤레의 장갑을 겹쳐 낀 손으로..
그늘 값을 내야겠다_200824~25_el veinticuatro de agosto el lunes_двадцать четыре понедельник 이틀 만에 다시 내려와서 일을 하려니 trabajo 힘이 든다. 사흘은 쉬어야 descanso 일 할 의지를 얻는 모양이다. 의지도 얻지 못한데다 무더위로 hace calor 체력은 금방 무너져 버린다. 24일 오후 5시 10분부터 son las cinco y veinte de la tarde 반장 댁 하우스로 갔다 voy. 새로 사 comprar 온 천막을, 참깨를 널어놓은 빨랫줄 아래 깔고 참깨대를 툭툭 건드렸다. 솨아아아 솨아아아. 엄청난 양의 참깨가 쏟아진다. 소리로는 하늘에서 열 가마 정도의 참깨가 쏟아진다. 여섯 줄을 털고 났더니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흐른다. 얼음 조끼를 입었지만 이미 녹아서 물이 되었다. 다시 또 여섯 줄을 털어서 빈 깻단을 마음이에 싣고 밭으로 간다. 날이 벌써 어둑하다. ..
쉬기 위해서 카톡을 한다_200821 el veintidos de agosto el veintidós_Пятница двадцать два 지난번 복달이를 하고 남은 닭이 있어서 2차 복달이를 한단다. 마을 장정들은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 바람에 남자는 나와 박 씨 형님뿐이다. 술 좋아하시던 분이 술을 끊으셨다. 결국 형님과 누나들로부터 계속 술을 받는 바람에 얼큰해졌다. 박 씨 형님은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검사를 갑자기 많이 해서 떨어진 정권 지지율을 올렸다며 분개한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대응을 가장 잘하고 있고, 코로나를 이용해 지지율을 올리려는 시도를 한 문재인이라면 내일이라도 당장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형님은 물고기 잡으러 가신다. 9시가 되어서 논에 도착했다. 내린다는 비는 내리지 않고 점점 해가 뜨거워진다. 그래도 목표로 한 논둑을 베기 시작했다. 허리와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같아서 20미터 정도 되는 계곡형 논둑의 풀은 ..
간신히 농부로 돌아오다,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_200820 el veinte de agosto el jueves_двадцать Четверг 농부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막다른 시간이 필요하다. 계획은 어젯밤에 내려와서 오늘 아침부터 복귀를 할 생각이었는데, 몸이 자꾸만 일어나기를 거부한다. 가족들을 모두 두고 부천을 떠날 수가 없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농사일에 대한 거부감이 동시에 작용했을 것이다. 결국 하룻밤을 더 자고, 오늘 아침 온 가족이 각자의 일터로 떠날 때 나도 간신히 농부가 되어 돌아올 수 있었다. 음성에 가서 오랜 친구를 떠나보냈다.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지만 롤케이크 하나를 어머니께 전해 드리라고 하면서 그동안 고마웠다고 인사를 한다. 사정을 묻지도 못했고, 안다 한들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아쉬움을 전하며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중국인이야기를 읽으며 쉬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꿈도 없는 깊은 잠이었다. ..
농활 즉 하방의 이유_처가농활단 02_200811 el once de agosto el martes_одиннадцать вторник 새벽 다섯 시까지 무지하게 내리던 비가 7시가 되자 그쳤다. 비가 확실하게 그친 것을 확인하고, 일단 모두가 달려 들어서 고추를 땄다. 엿새 만에 따는 것이기는 하지만 제법 양이 많았다. 열 명이 투입되어 한 시간 만에 끝냈다. 여자들은 고추를 씻고, 남자들은 참깨 베기를 했다. 아침도 제대로 먹지 않아서 그리미가 식빵과 커피를 가져와서 밭둑에 서서 먹었다. 안전 안전을 외치며 작업을 했다. 참깨 상태는 심각했다. 쓰러진 참깨는 잎들이 썩으며 곤죽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런 참깨를 베어 말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참깨 알맹이를 찢어 보았더니 통통하지는 않지만 하얀 참깨가 익어가고 있었다. 그래, 되든 안되든 베어서 말려 보자. 1조는 참깨를 베고, 2조는 마음이로 운반해서 반장 댁 하우스로 나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