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620) 썸네일형 리스트형 뿌리채 다 내어준다_200930_el trinta de septiembre el miércoles_тридцать Среда 푸욱 자고 9시가 다 되어 일어나서 아침을 먹었다. 오랜만에 다섯 식구가 과일과 커피와 빵과 누룽지 탕으로. 먹자마자 송편을 사러 다녀왔다.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송편 2킬로(이만 원)와 증편 한 장(만 원)을 샀다. 사람 가득한 하나로마트에서 얼른 포도 한 상자를 사 가지고 나와 현금을 좀 찾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논에 잠깐 들렀는데, 물이 잘 마르고 있었고, 허수아비들도 잘 서 있었다. 심한 바람이 불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20분 정도 눈을 감고 누워 쉬다가 우주신과 밭으로 갔다.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로니아 나무 앞에 너무 많은 풀이 자란 것이 주 원인이다. 풀은 지난주와 달리 쑥쑥 잘 뽑힌다. 할 일 다 했으니 뽑아.. 태양광 발전소 설치에 찬성합니다_200925 el veinticinco de septiembre el viernes_двадцать пять Пятница 태양광 발전소 설치에 반대하기 위한 마을회의가 열릴 예정이고, 의결이 되면 우리 밭에다가 공사장 차량 통제 시설을 하겠단다. 반대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미관상 좋지 않고, 작물 생장에도 방해가 되고, 전자파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 미관 문제는 있겠지만 나머지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니, 장마철에 물 흐름이 좋게 토목공사나 잘해 놓는 것을 조건으로 승인하자고 말씀을 드려 두었다. 마을 어른들이 어떻게 결정을 할지 궁금하다. 오히려 걱정은 비싼 값에 논을 사서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다는 사람이다. 투자비를 과연 뽑을 수 있을까. 9시 반에 들깨밭으로 가서 3포대의 풀을 뽑아내었다. 절반 정도 했다. 5시간 정도는 더 일을 해야 정리가 될 것이다. 어머니를 물리치료실에 내려 드리고 스크린 골프장으.. 사랑은 베푸는 것이다_200924 el veinticuatro de septiembre el jueves el verano_двадцать четыре Четверг 고양이가 풀 숲을 헤치고 길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문득 아버지 생각이 났다. 왜 그렇게 고양이들에게 집착하셨을까. 멀리 산비탈에 낳아놓은 새끼들을 찾아다가 집에서 잠깐이라도 보호하려 하셨다. 고양이가 많은데도 말이다. 고양이들은 끊임없이 아버지를 쫓아다닌다. 에앵 에앵 아기 소리를 내면서 무한 사랑을 요구한다. 아버지는 끊임없이 베풀 수 있는 상황이 너무 좋으셨으리라. 자식은 물론 손자들까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커 버려서 더 이상 베풀어 줄 것이 없다. 용돈을 주든 사랑을 주든 다 내어 주시기는 하지만 손자들은 더 이상 그런 것들을 애원하지 않는다. 그것이 인간의 길이다. 아버지는 인간에게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사랑과 보호를 요청하는 간절한 눈빛과 호소를 듣고 싶어하셨다. 사랑을 베풀고 .. 내 땅을 잘 가꿔서 이용하게 하는 것이 헌신이다_ 2009023_el veintitrés de septiembre el miércoles_двадцать три Среда 느지막이 일어나서 여유 있게 따뜻한 누룽지로 아침을 먹고 comer 철근을 싣고 밭으로 갔다 ir. 어제만큼 el ayer 신나게 철근 펴기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일의 진척이 눈에 보이니 마음이 편안하다. 편안해서 김용옥의 노자 강의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서양 철학은 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분법에 빠져 진리에 이를 수가 없다. 모든 것을 의심하지만 절대자인 신만은 믿어야 한다는 믿음이 철학의 한계를 낳았고, 이를 극복하려고 애쓴 것이 니체다. 존재하는 천지만물을 의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물리학의 의심이야 철학과는 다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노자야말로 하늘의 도와 인간의 마음을 잘 조화한 철학으로 진리에 가깝다. 박세당의 노자 이해가 매우 높은 수준이었는데, 젊은 혈.. 누군가 힘든 일을 걱정해 주면 멈춰서서 생각하자_200922_el veintidós de septiembre el martes_двадцать два вторник 드디어 손이 돌아왔다. 밭둑에 널부러져 있는 철근 토막과 부직포와 비료를 정리하는 날이다. 펴기 작업이 필요한 necesario 철근을 열심히 수레에 싣고 있는데, 어머니가 madre 말씀하신다. 여기에서 수리하면 안 돼. 안된다고 하면서도 머리가 빠르게 돌아간다. 방금 전에 철근을 가지고 콘테이너 옆에 가서 철근 펴기 작업을 해 trabajar 보았다. 잘 안된다. 봄에는 la primavera 큰 문제 없이 했는데, 양이 워낙 많다보니 다양한 형태로 구부러져 있어서 작업이 너무 힘들었다 trabajo es muy difisil.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커다랗게 세워진 철봉. 무거운 물건을 움직 도르레로 올리기 위해서 군산 삼촌이 만들어서 가져온 물건이다. 막상 쓸 일이 없어서 열심히 놀고 있었다. 이.. 흘려 보내야 할 것은_200921_el veintiuno de septiembre el lunes_двадцать один понедельник 논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물이 제법 고여 있다. 논 흙을 보호하려고 깔아두었던 비료 포대를 걷어내고 배수로를 깊게 팠다. 삽이나 괭이를 쓰면 흙이 달라 붙어서 작업을 못하니 호미로 까작까작. 흘려 보낼 수 있는 물을 흘려 보내야 논을 말릴 수 있다. 총 네 군데의 배수로를 정리하고 찰벼논의 동쪽 사면의 풀을 제거했다. 예년 같으면 두 번 이상은 했을 일을 올해는 단 한 번만 이제야 하게 되었다. 비가 계속 내려서 작업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안 cc 86. 하늘이 맑고 예쁜 데도 늘 보는 하늘인지 사진을 찍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서인지도 모른다. 어머니가 끓여주신 감자탕을 맛있게 먹고 1차세계대전사의 3장을 정리하고 났더니 12시가 넘어간다. 몸수는 스스로 자신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_200917_el diecisiete de septiembre el jueves_семнадцать Четверг 아침 시간 두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다가 9시에 예초기를 메고 밭으로 갔다. 마늘밭의 풀을 베고 부직포를 덮어 둘 생각이다.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일이 많다. 예초기 쇠 날이 교체할 때가 된 모양이다. 마늘밭의 풀을 70% 정도 해결한 다음에 쥐똥나무로 작업 장소를 옮겼다. 거칠어진 날은 나무 가지치기에 쓰고 버린다. 쥐똥나무는 봄에 한 번 작업을 해 주었는데, 여름을 지나는 사이에 엄청나게 자랐다. 4월과 7월에 한 번씩 작업을 해 줘야 할 모양이다. 3시간을 농부가 아닌 몸수(농사로 체중 조절을 하는 시골 사람)로서 열심히 일하고 돌아왔다. 그렇지만 쥐똥나무도 마늘밭도 다 정리하지 못했다. 오후 작업으로 끝낼 수 있겠지. 논의 배수로를 더 낮춰야겠다. 나가는 물에 논흙이 쓸려 내려갈까 싶어서.. 농부가 아니라 몸수다_200916_el dieciséis de septiembre el miércoles_шестнадцать Сред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마음이에 실어 놓았던 헤르메스를 내려서 태양광 패널 밑에 보관하였다. 부천에서 가져 온 두 대의 자전거가 패널 아래 바람이 빠진 채 서 있다. 바람 빠진 바퀴를 잘 고쳐서 농활을 온 사람들과 시골길을 달리고 싶다. 약간 위험하지만 이런 길에서 자전거를 타야 즐거움이 크다. 마침 날이 참 좋다. 논으로 갔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어제에 이어 메벼논 동쪽 사면의 풀을 뽑는다. 발로 짓밟아 주기도 한다. 아주 가끔 논 가운데로 들어가서 잡초를 제거하고 돌아 나왔다. 필요한 일이니 한다. 눈에 띄는 잡초를 가능하면 전부 제거할 때까지 논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시간을 하고 났더니 몸이 피곤해진다. 때맞춰 논바닥으로 발이 푹푹 빠지면서 땀을 삐질삐질 흐르게 한다. 논에서 빠져 나가..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