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복달이를 하고 남은 닭이 있어서 2차 복달이를 한단다. 마을 장정들은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 바람에 남자는 나와 박 씨 형님뿐이다. 술 좋아하시던 분이 술을 끊으셨다. 결국 형님과 누나들로부터 계속 술을 받는 바람에 얼큰해졌다. 박 씨 형님은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검사를 갑자기 많이 해서 떨어진 정권 지지율을 올렸다며 분개한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대응을 가장 잘하고 있고, 코로나를 이용해 지지율을 올리려는 시도를 한 문재인이라면 내일이라도 당장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형님은 물고기 잡으러 가신다.
9시가 되어서 논에 도착했다. 내린다는 비는 내리지 않고 점점 해가 뜨거워진다. 그래도 목표로 한 논둑을 베기 시작했다. 허리와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같아서 20미터 정도 되는 계곡형 논둑의 풀은 베지 못했다. 대신에 흑미 논을 뱅뱅 돌면서 풀을 베었다. 처서가 내일모레인데, 풀의 기세가 완전히 한 풀 꺾인 것이 눈에 보인다. 문제는 이런 상태에서 씨앗을 만든다는 것이다. 2주 후에 다시 논둑을 베어주지 않으면 엄청난 양의 씨앗이 논둑과 논가에 떨어질 것이다. 풀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없는 이유다.
땀이 너무 흘러서 예쁜 물달개비 꽃을 찍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보라색 예쁜 꽃을 나혼자 즐기며 예초기로 베어 나간다. 물달개비가 씨앗으로 번지는지 뿌리로 번지는지 알 수 없지만, 꽃을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하기에 해마다 그들과 즐거우면서도 고단한 전쟁을 벌여야 한다.
너무 더워서 마음이 안에서 에어컨을 틀고 쉬었다. 조금 쉬고 나니 다시 일을 하고 싶어진다. 햇살은 뜨겁고 심장은 더욱 뜨겁게 뛰고 있다. 안된다. 스마트폰을 켜고, 데이터를 충전하고 나서 뉴스를 검색했다. 좋은 뉴스를 발견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카톡을 날렸다. 이런 식으로 하지 않으면 나는 쉬지를 못한다. 카톡을 하는 동안에야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이렇게 두 번 더 휴식을 취한 후에 11시 반이 넘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야외 샤워장에는 모기 한 마리가 있었다. 무시하고 찬물을 뒤집어썼다.
오후 4시 40분에 밭으로 가서 어머니와 함께 고추를 땄다. 고추 두 바구니를 따는 동안 아주 가끔씩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두 번 시원한 물을 마셨다. 아이스팩을 6개 넣은 얼음 조끼를 입었다.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땀은 비오듯 쏟아졌고, 꼬맨 손가락이 신경 쓰이기는 했다.
어머니가 고추를 따시는 동안 약을 쳤다. 탄저병, 벌레, 나방, 칼슘영양제를 몽땅 섞어서 고추나무에 흠뻑 뿌려 주었다. 반장댁은 15번을 쳤는데, 나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세 번 만 친 예년에 비해 많이 쳤다. 이미 30%의 고추나무는 탄저병에 의해 전멸했다. 10월까지 살아남은 고추나무는 잘 해야 한 두 그루일 것이다. 8시가 넘어서야 오후 작업이 끝났고, 목소리가 쉬어서 말하기가 싫을 정도였다. 숟가락을 들 힘이 없어서 천천히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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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어려워지면 재일교포를 비롯한 많은 선량한 피해자들이 고통 속에 살게 된다.
그러나, 일본에는 대체할 정치세력도, 미래를 바꿀 인재를 양성할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교육도 없다.
일본의 미래가 너무 어두워 내가 불안하다.
일본에 파견할 대한민국 통신사를 준비해야 할 때다.
(한경 기사 중에서 : 원본은 여기 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008219937i)
일본은 올해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도쿄올림픽의 연기와 코로나19로 인해 목표 달성은 커녕 관광산업이 고사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4~6월까지 일본을 찾은 외국인의 수는 월 평균 1700명으로 3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99.9%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