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85)
재벌이 한 일 중에 제일 잘 한 일_장도 예울마루_남파랑길 55번_220208 10시에 호텔을 나서서 소호 요트정박장 쪽으로 걷는다. 열 길 높이 정도에서 이 바다를 내려다보면 잔잔한 바다를 야트막한 언덕들이 둘러쌓아 안은 모습이 되어 아늑한 호수가 된다. 오리와 가마우지가 추운 날씨를 아랑곳하지 않고 고요한 바다를 즐긴다. 55번의 6.2km는 호수를 끼고 도는 평지라 금방 지나고, 걷기여행자들이 쓰레기를 던져 버린 언덕길은 호수의 전망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쓰레기나 버리는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공공선을 무시하고 자신의 고통을 견뎌내려 하지 않는 사람은, 노예를 부리려 한다. 대혁명 이후 놀라운 속도로 귀족들과 왕족들의 특권을 제거하고 자유와 평화의 시대를 만들어 온 우리 모두를 무시하는 행위다.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 11시 50분에 56번..
금오도 비렁길을 찾아 헤매이다_220207 금오도로 가는 시간을 생각해 보니 10시 반 배를 타야겠다. 30분이면 여수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하니 10시에 출발하자. 12시 배를 타자는 그리미의 의견을 받지 않고, 가족들을 휘몰아 여객선터미널로 갔다. 10시 27분. 배 출발 시간까지 3분 남았다. 호텔 프런트의 안내가 매우 유용했다. 터미널에 직원들이 하나도 없었다. 백신 접종을 확인하는 직원만 한 분 있었는데, 12시는 되어야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 한다. 오후 2시에 한 시간이 걸려야 금오도에 도착하는 배가 있다고 한다. 이건 아니다. 호텔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의 자동차 경주를 고려해 봤을 때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다. 검사10시 반 배는 없었다. 한 가지 알아둘 것은 배표는 출발시간 10분 전까지만 판매한다. 3분 전에 도착해서는 배표를 어차피..
상고대를 찾아 덕유산으로_220206 밤새 내린 눈은 길 위에 전혀 쌓이지 않았다. 엄청나게 불어대는 바람 때문이다. 어제 저녁에 가지고 온 들깨 수제비를 끓이고, 햇반 두 개로 참치김치볶음밥을 준비했다. 아침밥으로 든든하다. 물을 끓여서 다섯 개의 병에 넣었다. 세 개의 컵라면과 단백질 보충제를 배낭에 가득 넣고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산행이 끝날 때까지 눈이 계속 내려주면 얼마나 행복할까. 속으로는 향적봉 정상의 상고대를 그리며 산을 오른다. 내리는 눈과 내려서 쌓여져 있던 눈이 어사길에 가득한데, 상고대를 만들 침엽수가 보이지 않는다. 바람이 거센 지난 밤에 전부 날려갔는지, 온도가 높아서인지는 알 수가 없다. 4년 전 어느 시점에서 산 아이젠을 꺼내어 신으니 행복하다. 집안에 쓸모없이 버려졌던 귀한 상..
음성에서 부천, 부천에서 동탄을 거쳐 무주 덕유산으로_220205 박구용 교수가 질문을 던진다. 반대와 모순의 차이를 아냐고. 당연히 모른다. A와 ~A(A가 아닌 것)은 반대다. 참으로 묘한 것은, 반대인 것은 다른 것으로 의외로 폭이 넓다. 공존이 가능하고, 다름을 즐길 수 있다. 사과도 있고, 사과가 아닌 배와 감과 수박과 토마토도 있고, 아니더라도 가치가 있기 때문에 공존이 가능하다. 인간 세상에 적용해 보면, 다른 의견은 공존이 가능하고, 다름을 즐길 수 있다. 모순은 참과 거짓을 분별하는 과정이고, 발전을 위한 극복의 과정이다. 매우 멋진 말이고, 역사가 그렇게 발전해 왔는데, 모순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되어 버린다. 세계 최강의 창과 방패가 부딪히게 되면은, 어느 한쪽은 거짓이 되고 만다. 모순은 극복이다. 그렇다면, 세상이 모순덩어리라는 말은 무서운 ..
감동이었다, 북한산일 수 없었다_211015 el quince de octubre el viernes_пятнадцать Октябрь Пятница 역곡에서 불광역까지 90분, 불광역 1번 출구에서 7212번을 타고 진관사 입구까지 15분 거의 두 시간에 걸쳐 등산로에 도착했다. 삼천사로 가는 계곡길을 따라 오르다 응봉을 올라 사모바위까지 갔다가 비봉을 거쳐 향로봉 입구에서 이북 5도청으로 내려간다. 친구가 열심히 기획했다고는 했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왜? 나도 북한산 다닐만큼 다녔다. 아니었다. 등산로로 들어가는 순간 모든 문명들이 사라지고 깊은 숲길이었다. 계곡을 따라 감동들이 이어졌다. 가는 길 내내 아름다운 의상봉, 용출봉, 용혈봉 그리고 단풍과 맑은 물이 함께 하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설악산이나 함백산에서나 이런 깊은 원시림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북한산에서도 코스를 잘 잡으면 얼마든지 원시림과 깨끗한 ..
장봉도 암석여행을 다시 해야 한다_211009~10 el nueve octubre el sábado_девять Октябрь Суббота 우리나라에서는 물론이고 세계를 돌아다니면서도 보지 못한 멋진 암석들로 가득한 장봉도는, 암석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갖고 찾아가야 할 곳이다. 암석과 지질, 지구와 한반도에 대해서 몰랐기에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장봉도 암석여행을 해야겠다. 영종도를 뜨고 내리는 비행기들로 인해 수시로 시끄럽다. 포근하고 차분한 여행은 불가능하다. 차를 가지고 장봉도로 들어가는 계획은 실수였다. 차는 영종도 삼목항 주차장에 두고 움직여야 했다. 차를 가지고 배를 타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 두 시간, 배타는 시간 한 시간. 무려 세 시간을 영종도 삼목항에서 진을 빼야 했다. 섬 안으로 들어가자 버스가 운행하고 있어서 섬 구석구석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장봉도 선착장에 내려 오른쪽으로 보이는 섬을(작은멀..
업은 애기 3년 찾는다_함백산에서 대관령휴양림까지_211001~03 해발고도 713미터의 고한역에서 아들들을 기다렸다. 청량리역에서 오후 7시 10분에 출발하여 10시 30분에 도착한다. 탄가루의 검은 색이 떠오르지만 역사는 물론이고 주변도 모두 깨끗하다. 아무도 없는 빈 공간은 우리 차지인데, 보이지 않는 별을 찾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다. 날이 쌀쌀해서 두터운 가을 잠바를 입고, 아들들에게 입힐 옷도 준비했다. 객차 3량(?)만을 매단 무궁화호 열차가 거의 텅 빈 상태로 들어온다. 아들들이 열차안에서 손을 흔들고 그리미는 그런 아들들을 금방 발견한다. 핏줄이 당기는 모양이다. 통밀과 천연발효효모를 이용한다는 동네 빵집 디셈버에 들러 두 번의 아침식사를 위해 고소한 빵을 샀다. 수도권을 쉽게 빠져 나오기 위해서 오후 2시 출발. 고한지역은 외딴 시골 동네라 먹을 것도..
괴산 산막이길과 안성 죽주산성_210920~21 el veinte de septiembre el lunes_дв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понедельник "새로운 형식의 욕쟁이 아줌마"의 매운 정식집에서 저녁을 먹고 긴 추석연휴 행사를 마무리했다. 일을 줄이고, 주변을 산책하며즐기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 19일 밤 늦게 무일농원으로 내려왔다. 90분만에 도착했으니 행복한 귀향길이다. 도착하자마자 아들들의 요구로 소주 한 잔을 했다. 안주가 시원찮아서 살라미햄과 계란 후라이, 크로아상을 먹으며 소주와 싸구려 보드카를 마시고 기분좋게 잠이 들었다. 8시에 느지막히 일어나서 어머니와 천재와 그리미는 생선을 찌고, 나물을 볶았다. 무엇을 할까 하다가 예초기를 매고 마당의 풀을 베었다. 두 시간 정도 마당을 정리하고 났더니 기분이 좋았다. 점심을 먹고 한 시 반에 괴산 산막이길로 갔다. 어머니가 걷기가 힘드시므로 유람선을 타고 왕복을 하기로 했다. 한 시간 내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