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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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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_어의곡 비로봉 국망봉 늦은맥이재 어의곡 해발 1천미터가 높으면 우리나라에서는 제법 큰 산이다. 소백산 비로봉을 오르는 제법 쉬운 구간이 어의곡 비로봉 구간이다. 무일농원에서 접근성도 좋아서 제법 긴 산행이 되겠지만 어의곡 - 비로봉 - 국망봉 - 늦은맥이재 - 어의곡으로 돌아오는 길을 선택했다. 우리의 산행속도가 워낙 느리니 9시간을 잡고 움직인다. 저녁 5시에 해가 진다고 생각하면, 엇, 오전 8시부터는 산에 오르기 시작해야 한다. 두 끼 정도의 식사와 물, 간식도 준비해서.
월악산_덕주사에서 마애불과 영봉을 지나 보덕암까지 7시간 체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 큰 산을 오를 수 있을까. 대략 6km 코스인데, 7시간을 잡아야 한다. 간식과 점심을 준비해야 한다. 보덕암을 들머리로 하여 영봉을 오르면 워낙 계단이 많은 가파른 산길이라고 한다. 덕주사를 들머리로 하면 오르는 산행이 길어지고, 경사도도 다소 완만한 것으로 기대한다. 덕주사를 들머리로 하여 오르는 구간이 계곡이 멋져 보이고, 영봉에서 날머리인 보덕암까지는 가파르지만 짧아서 하행길의 힘을 보태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나저나 7시간 산행을 하고 나면 지쳐 떨어질 것이다.
구상반려암에 감탄하다_220227 어제와 비슷한 차림으로 아침을 먹었다. 빵이 샌드위치로 바뀌고, 샐러드가 바나나로 바뀐 것만 빼고. 구상반려암이 위치한 동의과학대는 민주화운동 당시에 많은 희생자가 난 곳이다. 이곳을 이런 이유로 오게 되리라고는 알지 못했다. 희생당한 많은 젊은이들의 생명을 추모하며. 그들은 죄가 없다. 독재자들의 부당한 폭력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학생들의 열정만을 기억해야 한다. 축구장을 지나 작은 사무소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해설사분과 3인 산책이 시작되었다. 반려암gabbro은 현무암과 동일한 광물 구성을 가진 암석이다. 현무암basalt은 마그마가 용암으로 분출하며 굳어져 생긴 암석이어서 화산암이고, 반려암은 지하에서 마그마가 천천히 굳어서 생긴 심성암이다. 심성암이 이렇게 드러나 있다는 것은, 땅이 융기했..
아미산에서 백합등을 보고 몰운대 둘레길에서 헤매이다 복수초를 만나다_220226 숙소의 조식은 인당 15,000원. 맛있어 보이지만 아침 식사는 조금만 먹는 버릇이 들어서 간단하게 차려 먹기로 했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3병의 물로 낮에 이동하며 마실 따뜻한 보리차를 만들어 챙기고, 하나로마트에서 사온 양상추와 요구르트를 이용해 샐러드를 만들었다. 마트에서 빵 세 개를 4천원 한다기에 사서 가지고 왔더니 이틀째 아침 식사가 된다. 부엌이 있는 숙소를 구하려고 어묵을 샀는데, 부엌이 없다. 수도물을 받아 커피 포트로 물을 끓이고, 다 먹은 빵에서 나온 알루미늄 호일에 어묵을 손으로 잘라넣은 다음에 뜨거운 물을 부어 불려 먹는다. 배가 부르다. 10시 반에 이기대 제2주차장에서 문화관광 해설사 분을 만나기로 했다. 코모도 호텔의 주차장에서 5분 넘게 헤매이는 바람에 시간이 아슬아슬하다. ..
태종대의 안산암과 유문암을 만나다_220225 구룡포 앞바다의 일출을 보았다. 일출 보다 멋진 것은 구룡포 항구의 분주함이다. 항구가 살아 움직인다. 밤새 시끄럽기는 했지만 좋았다. 사람사는 세상에 일하느라 만들어지는 소음은 들을만하다. 샐러드와 빵으로 아침을 먹고 구룡포 일본인 거주지를 답사한다. 그리 크지 않아서 돌아다니기 좋다. 아베 일가와 하시모토 일가가 지랄질했던 일본 제국주의의 지배가 얼마나 원통했으면, 일제가 패망하자마자 그들의 흔적에라도 분풀이를 해야 했다. 왜놈들의 충혼각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표지석들을 전부 시멘트로 발라버리고 비석도 묻어버렸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충혼각으로 바꾸면서 기여한 사람들의 이름을 표지석에 다시 새겼다. 구룡포의 마지막은 대게 오뎅을 먹었다. 안 먹으면 후회할 정도는 아니고 먹는 재미로 먹는다. 국물이 시원하..
멋지다, 초곡 용굴촛대바위에서 구룡포까지_220224 어제 밤에 먹고 남은 가자미 무침에 햇반을 비벼먹고 났더니 배가 부르다. 걸어야겠다. 부산 쪽으로 내려가려고 하다가 차를 거꾸로 돌렸다. 10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용굴촛대바위를 걷는게 낫다고 생각되어 황영조 기념공연을 지나 초곡항에 차를 세웠다. 이번 여행 최고의 걷기 길이다. 불과 40여분만에 끝나는 짧은 길이지만 장관이었다. 사람은 없었다. 우리 포함해서 10명도 안되는 사람들이 차가운 늦겨울 바다의 청량함을 즐겼다. 촛대바위는 시스택 sea stack이다. 거대한 암석이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강한 부분만 남아있는 부분을 말한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고 호미곶으로 마구 달려가는데, 도로만 보고 30분 정도 달리니 벌써 지겹다. 해안도로로 내려갔다. 점심으로 회덮밥과 전복 멍게 비빔밥을 먹었는데(15..
진부를 거쳐 삼척 용화해변으로_220223 el veintitres de febrero el miércoles 어제(22일) 부산으로 가는 기차표를 취소(22만 8천원)하면서 그랜다이저로 속초를 가기로 결정했다. 아침에 시간을 살펴보니 길이 밀려서 3시간이 넘게 걸린다. 어차피 부산으로 가려면 아래로 내려가야 하니 삼척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길이 밀리지 않아 3시간 만에 300km를 갈 수 있다. 진부로 나가서 월정사 앞의 산수명산에서 점심으로 산채비빔밥을 먹었다. 나물을 잘 조리해서 담백하고 깨끗하다. 밥을 좀 남겼다. 식사를 깔끔하게 끝내고 월정사 전나무숲을 산책하기로 했다. 차와 두 사람 입장료를 14,000원이나 받는다. 게다가 좋아하던 월정사 석탑은 공사 중이라 볼 것도 없다. 월정사의 전나무숲은 우리 민족의 한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까지 적송과 전나무가 같이 자라던 이곳은 일제의 수탈에 의해..
작품은 살아있는 모습과 이유에 대한 되물음이다_멋진 류인을 만나다_220209 el nueve de febrero _wectb февраль 연일 계속되는 걷기로 피곤했지만 잠을 잘 자서 8시부터 일어나 움직인다. 책상과 의자가 없어서 불편한 자세로 어제 두 시간, 오늘 한 시간을 작업했더니 목이 뻣뻣하다. 휴가를 와서 너무 돌아다니는 것이 아닐까. 움직이지 않으면 쉬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 가만히 있는 것은, 책을 읽거나 글을 읽는다는 것이고, 부천이든 음성이든 어느 곳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일단 여행을 온 이상 계속 움직여야 한다. 열 시에 호텔을 나서서 예울마루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고 7층 전시관으로 올라갔다. 동선이 매우 복잡하다. 입장료 천 원을 내고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한 번 보고, 다시 한 번 작품을 볼 정도로 멋있다. 한국의 로뎅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다. 류인 그 자체다. 작품명 '뢰 thunder' 벼락처럼 내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