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85)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해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려면 변산마실길을 걸어라_서해랑길 46코스_230303 12km면 그리 많이 걸은 것은 아닌데도, 워낙 늦게 빨리 걷다보니 오늘 아침까지 영향이 있다. 체크아웃을 하고, 47코스 종료지점까지 걷는다. 변산소노벨이 만들어질 때, 마을 주민들은 동네 음식점과 민박촌들이 위험하다며 2개층을 낮춰 지으라고 했단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처음 그들의 계획대로 건설하게 두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변산을 방문하게 되어 지역경제가 살아났을 것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돈의 관점에서만 보면 그 말이 맞지만, 인간 요소에 의해 더 빨리 풍화가 일어나면 더 이상 볼 것 없는 지역이 될 수도 있다. 인디언들은 어떤 결정을 할 때, 7대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의논해 보았다는데, 당장 눈앞의 돈 몇 푼 때문에 험한 결정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명이 없더라도 이미 수많.. 달 - 목성 - 금성과 함께 한 야간 행군_서해랑길 47코스_변산마실길_230302 야간 행군이라. 참호를 밟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달 - 목성 - 금성이 내리 비추는데, 추위에 떨며 모자를 두 개나 눌러 쓰고 쉼없이 발길을 옮긴다. 멀리 변산 소노벨의 불빛이 보인다 싶었지만 가까이 다가섰더니 무인텔이다. 그래도 8시 10분에 소노벨 앞 음식점에 도착했다. 조개구이 집은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다 했고, 삽겹살 집은 긴가민가 하더니 9시까지만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고기 600g과 계란찜, 소주 한 병, 공기밥 한 그릇을 먹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와 몸을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12시가 조금 못되어 짐을 싸들고 집을 나선다. 살짝 막혔지만 중간에 짜장면 한 그릇 사먹고 숙소에 도착했다. 잠깐 앉아 쉬다가 택시를 불러타고, 변산해수욕장 사랑의 낙조공원으로 갔다. 택시비.. 바다가 그린 동양화_서해랑길 69-70코스_230217 el diecisiete de febrero el viernes_семнадцать февраль Пятница 라면 하나를 끓여서 셋이서 나눠 먹는다. 밥까지 말아 먹었더니 든든하다. 이 집의 물맛이 짜다. 지하수를 그냥 파서 짠물과 민물이 섞인 맛이다. 오랜 만에 이런 물맛을 보니 적응이 안된다. 숙소를 운영하려면 이런 것까지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쪽의 숙소 수준은 해운대나 거제도에 비해 가성비와 수준이 모두 떨어진다. 해운대에서는 세탁기에 주방시설까지 갖춘 레지던스나 호텔이 5만원이 조금 넘는다. 걸으면서 보니 폐가가 되다시피한 숙소들도 많다. 숙소가 줄어서 남은 숙소들이 비싸졌는데, 워낙 시설이 오래되다 보니 여행객의 까다로운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 1박 74,000원. 숙소에서 1km 정도 거리에 70코스 방근제 정자에 차를 세워 두고 69코스 쪽 의항출장소 방향으로 걷는다. 신두리 해변 .. 삶이 우선이다_서해랑길 70코스 신두리 해안사구길에서 모재까지_230216 el dieciséis de febrero el jueves_шестнадцать февраль Четверг 여유를 갖자 짜증이 사라졌다. 계획은 이랬다. 천재가 토요일 오전에 천안아산역에서 용산역으로 이동해야 해서 일정이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잘 짜여졌다. 숙소에서 역까지 무려 2시간이 걸린다.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는 가까운 듯 보이는데 멀다. 좋게 생각하면 정겨운 지방도로로만 연결된 오지다. 오전 8시에 일어나서 준비했어야 하는데, 8시 반이 넘어서 느릿느릿. 9시 40분에 학교에 가서 짐을 챙겨온다. 34년만에 학교를 떠나는 그리미의 짐이 매우 가볍다. 10시 10분부터 줌회의 준비를 하고 12시 반까지 회의를 했다. 정신이 없다. 일단 출발. 서산 시내의 맛있는 만두집은 재료 소진으로 문을 닫았다. 옆 구간에 있는 순두부집으로 갔더니 주방이 닫혔단다. 아직 2시 반도 안되었는데 무슨 소리? 주방에 다녀 오.. 김영삼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_230207 el siete de febrero el martes_Семь февраль Вторник 아침에 물메기탕을 먹으러 가기로 계획을 세워 두고는 일어나자마자 부지런을 떨어 국과 밥을 준비했다. 물메기탕은 점심으로 미루고, 김영삼 생가로 달려간다. 서설이 멋드러지게 내린, 김영삼이 노태우-김종필과 3당 합당을 한 1990년 1월22일부터, 김영삼을 비겁하고 권력에 눈이 먼 정치인이라고 거의 매일같이 비난했었다. 전두환 보다도 더 나쁜 사람이라며. 외환위기가 터지고 쓸쓸히 물러나는 모습을 보면서, 잘 됐다고 만세를 부르고 싶었을 정도였다. 틀린 생각이었다. 당시 김영삼은,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려는 군부독재 세력들과 합당하면서, 강력한 정치인들을 등장시키고 키워냈다. 군바리 파쇼들과는 달리, 실력과 공동체에 헌신하는 마음을 갖춘 인재들을 등용했다. 그 결과, 5공 청문회를 열면서 강력한 의회민주주의.. 매화 향기를 처음으로 맡다_학동몽돌해변과 우제봉 둘레길_230206 el seis de febrero el lunes_шесть февраль Понедельник 이틀 동안 40km를 걸으니 다리도 피곤하고, 22-23코스는 산악구간이라 힘들다는 정보가 있어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오늘은 학동몽돌해변과 신선대, 우제봉 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빨래를 해서 널어놓고, 아욱 된장국으로 아침을 해 먹은 다음에 12시가 넘어서 출발했다. 와, 낮은 산을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벌써 매화가 피었다. 돌아오는 길에 올해 처음으로 매화향을 맡았다. 몽돌해변은 대단한 규모다. 이틀 동안 산을 걸으며 보았지만 거제도는 온통 바위투성이다. 산 위의 돌들이 나무뿌리와 비바람의 풍화작용으로 굴러 떨어지면, 바다와 접하는 곳에서 몽돌(자갈)로 만들어진다. 저 거대한 암석 덩어리들이 쪼개지고 쪼개진 다음에, 바닷물에 이리저리 뒹굴려 지면서 서로를 비벼대며 살다 보니 .. 조선해양문화원에서 구조라 해변까지_남파랑길 21코스_230205 el cinco de febrero el domingo_пять февраль Воскресенье 살랑살랑 흔들리는 나룻배를 바라보다가 "자연농법"에 사기 당한 생각이 났다. 조상들의 지혜와 일본인들의 되지도 않는 자연농법을 섞어 대단한 것인 양 자연농법을 설파한 그는, 흔들리는 배 위에 거대한 수조를 설치하고 바닷물을 받아 말리면, 염전보다 훨씬 빨리 천연 소금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바닷물이 태양빛을 받으면 소금이 만들어진다는 말은 그럴싸하다. 그게 과연 판매 가능한 양이 나올 수 있겠는가? 나는 그런 그에게 "자연농법이 가능하다는" 사기를 당했다. 나의 어리석음으로. 거제 해양레포츠센터에 차를 세우고 21코스를 시작했다. 조금 가다가 예쁜 카페를 만났는데, 그리미가 케익을 먹고 싶단다. 돼지국밥 한 그릇을 비우고 왔지만 나도 그러고 싶었다. 벌써 다리도 아프고. 커피 한 잔.. 장승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지세포까지_거제 남파랑길 20코스_230204 el cuatro de febrero el domingo_четыре февраль Воскресенье 눈에는 수건을 덮지 않고 베개가 맞지 않아서 잠을 잘 자지 못했다. 8시 반에 일어나서 아침으로 야채스프와 다이제를 먹었다. 국화차로 음료수를 준비했다. 숙소인 둥지 오피스텔은 장승포항의 외도행 여객터미널 앞이라 20코스의 절반 쯤 되는 위치에 있다. 전체 길이는 19km다. 그게 얼마나 긴 거리인지는 생각하지 않고, 얼마나 아름다운 길인지만 생각했다. (숙소 앞 출발) 장승포항 → 윤개공원 → 기미산등산로입구 → 옥화마을 → 지세포 해양문화박물관 (점심 먹고 택시로 점프) → 장승포 시외버스터미널 → 느태고개 → 능포봉수대 → 능포항(수변공원) → 해맞이공원 → 양지암조각공원 → 해안산책로 → 장승포벚꽃길 → 문예회관 평화의 소녀상 → 장승포 여객터미널(숙소) [ 19km : 9시간 점심, 저녁 식사 .. 이전 1 2 3 4 5 6 7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