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시간 두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다가 9시에 예초기를 메고 밭으로 갔다. 마늘밭의 풀을 베고 부직포를 덮어 둘 생각이다.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일이 많다. 예초기 쇠 날이 교체할 때가 된 모양이다. 마늘밭의 풀을 70% 정도 해결한 다음에 쥐똥나무로 작업 장소를 옮겼다. 거칠어진 날은 나무 가지치기에 쓰고 버린다. 쥐똥나무는 봄에 한 번 작업을 해 주었는데, 여름을 지나는 사이에 엄청나게 자랐다. 4월과 7월에 한 번씩 작업을 해 줘야 할 모양이다. 3시간을 농부가 아닌 몸수(농사로 체중 조절을 하는 시골 사람)로서 열심히 일하고 돌아왔다. 그렇지만 쥐똥나무도 마늘밭도 다 정리하지 못했다. 오후 작업으로 끝낼 수 있겠지.
논의 배수로를 더 낮춰야겠다. 나가는 물에 논흙이 쓸려 내려갈까 싶어서 비료 포대를 깔고 배수로를 열었더니 배수로 턱이 높아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았다. 추수할 때 문제가 된다. 게다가 어제 거의 여덟 시간 가량 비가 내렸다. 덕분에 논둑에 걷어놓은 부직포는 물빨래가 잘 되었을 것이다. 오늘도 오후에는 비가 내린다 하니 부직포 청소는 적시에 잘 이뤄지고 있다.
3시간을 널뛰듯 책을 los libros 읽고 나서 오후 4시가 되어 애플민트를 따러 나갔다.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으니 사람들과 의사 소통이 잘 되지 않아 불편하다. 이어폰은 음악을 듣거나 어학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유튜브나 팟빵을 돌리는데, 하루에도 서너 번 이상 끊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작업을 하다가 장갑을 낀 채로 볼륨 조절을 할 수도 없다 no puedo hacer. 작업을 하면서 손을 보려면 장갑을 벗고, 돋보기를 끼고, 가방을 열어 기기를 꺼내야 하니 매우 불편하다 es muy difisil.
말만 하면, 옆에서 이런 귀찮은 일들을 처리해 주면, 일에도 집중하고 취미생활도 할 수 있으니 좋을텐데. 이래서 사람들은 노예를 부려왔다. 주인은, 일하고 싶을 때는 일하고, 놀고 싶을 때는 놀 수 있다. 노예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 노예는 성질을 부릴 수가 없다. 작업에서 놀이로, 놀이에서 작업으로 전환을 해야 할 때, 스스로 노예임을 인식하고 느긋하게 성질내지 말고 전환하자. 성질 내면 주인한테 혼난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자.
애플민트를 한 봉지 따서 부천으로 가져가서 칵테일도 만들고, 민트차도 만들어 보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이런 생각을 해 오고 있지만, 칵테일은 우주신에게 만들라 하고 한 번도 만들지 않았다. 민트를 썩혀 버릴지언정 차도 만들어 보지 않았다. 이번에는 꼭, 노예의 성실함으로. 그러고 보니 제빵기도 당근해 놓고 한 번도 직접 만들지 않았다. 아, 몸수여, 성실하라.
예초기를 메고 쥐똥나무를 치기 전에 긴 막대기로 쥐똥나무를 두드려 말벌 집이 있는 지를 확인했다. 어디로 날아갈 리는 없는데, 반응이 없다. 일단 마음을 놓고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며 작업을 했다. 목표한 만큼 작업은 했고, 지난 번에 작업해 둔 곳을 정리하는데, 휘익 말벌들이 날아오른다. 얼른 도망쳤다. 애프킬라로 맞서 싸울까 하다가 목표한 양의 일을 한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말벌들이 경계 비행을 계속한다.
밭이 급하다. 예초기의 날을 새것으로 교체하고 플라스틱 끈 날과 고구마 순을 딸 비닐백까지 준비해서 밭으로 갔다. 새날로 풀을 베는 데도 풀이 워낙 많이 자라 있어서 생각보다 진도를 빨리 빼지 못한다. 끈 날로 교체해서 계속 작업을 하는 데 벌써 날이 어두워져 가고 있다. 예초 작업을 마무리하지도 못하고, 고구마 순은 따지도 못했는데, 해가 져 버렸다. 그래 그만하자, 7시다 son las siete.
오전 오후 합계 여섯 시간을 작업하고 trabajo 났더니 몸이 피곤해서 간신히 저녁을 먹었다 como. 헤르메스는 포기. 마음이를 타고, 처가농활단에 나누어 줄 참기름 병과 애플민트 봉지를 들고 부천으로 갔다. 이 나이에 육체노동은 다섯 시간 이내가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