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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농부가 아니라 몸수다_200916_el dieciséis de septiembre el miércoles_шестнадцать Сред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마음이에 실어 놓았던 헤르메스를 내려서 태양광 패널 밑에 보관하였다. 부천에서 가져 온 두 대의 자전거가 패널 아래 바람이 빠진 채 서 있다. 바람 빠진 바퀴를 잘 고쳐서 농활을 온 사람들과 시골길을 달리고 싶다. 약간 위험하지만 이런 길에서 자전거를 타야 즐거움이 크다. 마침 날이 참 좋다.

 

논으로 갔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어제에 이어 메벼논 동쪽 사면의 풀을 뽑는다. 발로 짓밟아 주기도 한다. 아주 가끔 논 가운데로 들어가서 잡초를 제거하고 돌아 나왔다. 필요한 일이니 한다. 눈에 띄는 잡초를 가능하면 전부 제거할 때까지 논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시간을 하고 났더니 몸이 피곤해진다. 때맞춰 논바닥으로 발이 푹푹 빠지면서 땀을 삐질삐질 흐르게 한다. 논에서 빠져 나가 어머니를 권외과에 모셔다 드리고 금왕스크린골프장으로 갔다. 무안 cc 86. 부진의 원인은 영어공부다. 집중하지 않으면 운동 실력도 늘지 않는다. 물론 영어 공부도 잘 되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농부 권선생이 일하는 모습을 보았다. 오이인지 애호박인지를 내고 있었다. 여름에는 수박, 가을에는 오이 또는 호박을 차례로 꾸준히 생산한다. 농부는 이런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 아닐까. 스스로 농부라고 하는 것도 맞지 않는 듯하다. 농사지으며 다이어트 하는 시골 사람. 농촌 체중 조절자. 몸을 다루는 사람이니 몸수. 농부는 농사짓는 사람이고, 몸수는 농사로 몸을 관리하는 사람을 말한다. 나는 농부가 아니라 몸수다. 몸을 지킨다는 뜻도 되겠다.

 

아이들에게 세계지도를 가르쳐 주려고 고민하다가 만들었다. 안 보고 그릴 수 있도록 열 번 정도 연습해 보고, 추가 하고 싶은 것들을 추가하면 된다, 예를 들어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로 만들어지는 멕시코만과 그 아래 쪽의 캐러비언해를 더 분명하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