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620)
좋은 뜻도 나에게 무례한 피해를 주면 받아들일 수 없다_210429 el veintinueve de abril el jueves_двадцать девять апрель Четверг 마지막 여섯 줄은 더욱 심는 속도가 빨라졌다. 도구와 동선을 조정했다. 먼저 엉덩이에 깔고 앉는 앉질개를 가지고 왔다. 두 번째로 작업동선을 줄이기 위해 두 줄씩 작업을 하고, 즉 씨앗 구덩이를 만들거나 씨앗을 심을 때 양쪽 줄을 동시에 심으면,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동작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앉질개와 동선의 조정으로 무릎과 허리에 부담이 1/3로 줄었다. 힘이 안 드니 일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단순 작업은 반복할수록 혁신을 만들어 낸다. 공부하는 아이들에게는 반드시 농사를 짓게 해야 한다. 공부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혁신하는 방법을 찾아내는데 이처럼 좋은 교육이 없다. 자신감과 사랑을 배운다. 과수원 댁이 지나다가 혼자서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가 편찮으시냐고 묻..
두 개의 도구로 참깨 파종의 혁신과 효율을 이룩하다_210428 el veintiocho de abril el miércoles_двадцать восемь апрель среда 친구는 캘리포니아에서 수영장이 딸린 집에 산다. 저택이 아니고 집인 이유는 수영장이 없는 집은 그 동네에 없기 때문이다. 수영장이 없으면 너무 덥다. 수영장에 물을 채워 넣으면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 청소하기 귀찮아서 물을 채워 넣지 않으면 야자나무의 뿌리가 수영장을 파괴하고 집마저 파괴한다. 수영장의 물을 마시러 철새들이 다녀간다. 새들의 몸에는 수초의 씨와 물고기의 알이 묻어있다. 수영장을 청소하지 않으면 물속에서 수초가 자라고, 물고기들이 헤엄치기 시작한다. 깊은 산속 옹달샘에 열목어가 사는 이유다. 아, 그렇구나. 친구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친구들과 줌으로 서로를 연결한 상태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다. 책을 읽다 졸리면 다른 사람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
새로운 교육의 장이 열릴 것이다_210427 el veintisiete de abril el martes_dbadchatb cemb aphpelb btophnk 날이 제법 쌀쌀하다. 깨어났지만 일어나지 않고 뒹굴거리다가 마을회관 화장실을 다녀와서 한 시간 가량 공부를 하고 났더니 공사하는 분들이 들어온다. 어머니와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공사 계획을 확인한 다음에 가방을 들고 나왔다. 마을 입구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공부를 하다가 점심 겸 해서 짜장면 한 그릇을 먹고 음성에 다녀왔다. 이발을 하고 돌아왔더니 공사는 마지막 작업이다. 4시가 다 되어간다. 공사가 끝날 때쯤 해서 친구와 후배 부인이 함께 들어온다. 차를 한 잔 마시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했다. 5시가 다 되어 친구와 함께 참깨를 심으러 갔다. 꽤 많은 양을 심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둘이 했는데도 작업 속도는 매우 느리다. 7시가 다 되었을 즈음에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그냥 일을 하려다가..
밥짓는 법을 개선하면 1년 내내 콩밥을 먹을 수도 있겠다_210426 el veintiséis de abril el lunes_двадцать шесть апрель понедельник 감자, 완두콩, 강낭콩 싹이 전부 잘 올라왔다. 친구와 걱정하며 감자를 심었는데, 모두 싹이 잘 올라와서 비만 적당하게 내려주면 100kg은 수확할 것으로 기대한다. 워낙 왕성하게 자라다 보니 비닐을 피하지 못하고 파고들다가 오히려 말라붙는 잎들이 있다. 지난주에 한 번 와서 정리해 주었어야 했는데, 밭 걸음을 전혀 하지 않았더니 비닐 속에서 말라붙고 있었다. 작물들이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큰다는 매우 아름다운 말은 거짓이지만 농부의 땀과 신음소리를 마시고 들으며 자란다. 오늘에라도 숨통을 틔워줬으니 다행이다. 참깨 심고 나서 여유가 생기면 북주기, 즉 그루 주변에 흙을 올려주는 일을 해야겠다. 아버지는 감자 순치기도 해 주신 것으로 기억난다. 너무 잎이 성하면 가지의 변형인 감자 덩어리가 여물지..
용산참사에 이어 세월호까지 제대로 반성하지 않으면 비극은 되풀이된다_210422 el veintidós de abril el jueves_двадцать два апрель Четверг 제1차 세계대전의 잘못된 처리가 제2차 세계대전을 낳았다. 2차 대전의 잘못된 처리가 냉전을 낳았다. 냉전은 6 25 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낳았다. 사인 사이의 문제에 시장이 개입할 수 없어서 용산참사가 일어났고, 세월호의 학생들이 희생되었다. 제대로 반성하고 평가하고 주의하고 노력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언제나 비극은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참깨와 들깨를 심느라 무릎과 허리가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다. 사람을 사서 할까. 식구들이나 농활팀을 부를까. 24년 전 하이텔 농업과학통신연구회의 번개 모임에서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산불이 심해 홀랑 타버린 강원도 산골에 헬기 한 대만 띄우면 하루 만에 나무 씨앗을 심을 수 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자칭 발명가라는 분이 매우 자신 있게 이야..
골프냐 탁구냐 실력이 문제로다_210421 el veintiun de abril el miércoles_двадцать один апрель среда 논을 판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한 것이 사실이다. 일에 대한 부담이 없어진 것도 아닌데도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이런 마음이 계속 유지될 수만 있다면 좋겠다. 트랙터와 이앙기를 모두 임대하고 났더니 마음이 더 편안하다. 오전 9시부터 나가서 부직포 자르는 작업을 했다. 70분 만에 일을 끝내고 들어왔다. 들어와서 생각하니 맥문동 씨앗도 뿌리고 도라지 씨앗 남은 것도 쥐똥나무 언덕에 심어야 하는데 그냥 들어왔다. 들어온 김에 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다. 들어오는 길에 하우스용 비닐 테이프와 호미 두 자루, 예초기에 사용하는 톱을 사왔다. 예초기에 붙여 쓰는 톱이 있는 것을 이제야 안 것도 아쉽다. 그동안 정말 힘들게 muy difisil 가지치기를 했는데 말이다. 정보가 힘이다 informacio e..
이앙기와 트랙터를 예약하고, 제초매트를 자르다_210420 el veinte de abril el martes_двадцать апрель вторник 졸린 눈을 비비고, 5월 13일(목) 써레질을 위한 트랙터와 20일 모내기를 위한 이앙기를 예약했다. 모내기를 20일에 할 것인가 21일에 할 것인가만 결정하면 된다. 써레질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21일이 좋은데 몸이 너무 고달플 것이다. 흙을 퍼 날라야 하기 때문이다. 써레질을 하고 논을 오래 방치하면 흙이 단단해져 모내기가 어렵다는 말은 믿기 어렵다. 물이 채워져 있으니 수렁에 가깝기 때문이다. 써레질을 하고 5일 이내에 우렁이를 넣으라는 말은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 5일 이내에 우렁이를 넣었어도 풀은 자랐기 때문이다. 13일에 써레질을 하고, 모내기를 끝낸 20일에 우렁이를 넣는다고 하더라도 7일이다. 일단 이렇게 하는 것으로 하자. 풀은 잡을 수 있을 때까지만 잡는다. 빈둥빈둥 공부를 하는데, ..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민주주의 교육이 가슴에 남아 있을까_210419 el diecinueve de abril el lunes_девятнадцать апрель понедельник 오늘은 419다. 이때가 되면 어머니와 아버지는 손자들의 손을 잡고 419 탑을 산책하셨다고 한다. 다 커버린 아이들에게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민주주의 교육, 피로써 쓰여질 수밖에 없었던 민주주의 역사가 가슴에 남아 있을지 궁금하다. 논의 매매는 실패로 끝났다. 논을 팔고 집 앞의 밭을 사려고 했는데, 밭주인과의 협상에 실패하는 바람에 논의 매매도 취소되었다. 기대는 크지 않았으나 팔리지 않은 것이나 사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살 때는 내 마음대로 살 수 있었지만 팔 때는 쉽지 않다. 비싸게 팔려는 욕심과 그동안 소중하게 사용해 온 땅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이 뒤섞여 있다. 이 두 개의 마음을 넘어서는 무엇이 있어야 땅을 팔 수 있다. 팔아야 한다 tengo que vender.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