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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민주주의 교육이 가슴에 남아 있을까_210419 el diecinueve de abril el lunes_девятнадцать апрель понедельник

오늘은 419다. 이때가 되면 어머니와 아버지는 손자들의 손을 잡고 419 탑을 산책하셨다고 한다. 다 커버린 아이들에게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민주주의 교육, 피로써 쓰여질 수밖에 없었던 민주주의 역사가 가슴에 남아 있을지 궁금하다.

 

논의 매매는 실패로 끝났다. 논을 팔고 집 앞의 밭을 사려고 했는데, 밭주인과의 협상에 실패하는 바람에 논의 매매도 취소되었다. 기대는 크지 않았으나 팔리지 않은 것이나 사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살 때는 내 마음대로 살 수 있었지만 팔 때는 쉽지 않다. 비싸게 팔려는 욕심과 그동안 소중하게 사용해 온 땅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이 뒤섞여 있다. 이 두 개의 마음을 넘어서는 무엇이 있어야 땅을 팔 수 있다. 팔아야 한다 tengo que vender. 가원을 완성하려면 지금의 농토는 너무 크다. 1단계로 2,000㎥ 이내로 땅을 줄이자.

 

우주신과 그리미를 삼양동에 내려두고 가원으로 내려왔다. 오후 2시에 화장실 공사 견적을 의논하기 위해 약속을 했는데, 길이 밀리는 바람에 2시 반에 도착했다. 화장실 공사는 정해진 틀이 있는데도 90분이 걸려서 계약서를 쓰고 공사비를 입금했다. 계속해서 주방 공사비의 견적도 알아보았다. 

 

이 화장실의 문제점은 모든 자재가 타일이 아닌 플라스틱이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깊은 맛이 떨어지고, 세월이 지나면 마모되어 타일보다는 보기 싫어져 10년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플라스틱이나 타일이나 어차피 재활용하기 어려운 폐기물이다. 타일이 더 고급스럽지만 곰팡이가 더 잘 핀다. 

 

 

주방의 수납장은 지금보다 두 배 정도로 늘어나는데, 현재 3대의 냉장고를 양문형 하나만 거실에 남겨두고, 두 대는 베란다로 보내면 가능한 설계다. 화장실이나 싱크대는 대략 10년 사용하면 교체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아무리 비싼 것을 써도 세월의 때를 이겨내지 못한다. 저렴한 것으로 깔끔하게 쓰다가 10년 후에 다시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

 

5시까지 두 시간 반 동안을 의논하고 났더니 피곤하다 estoy muy cansado. 30분을 누워서 쉬다가 제초 매트를 자르기 위해 밭의 길이를 재러 나갔다. 제일 긴 밭이 대략 40미터 정도다. 제초매트는 다루기 쉬우니 12미터로 17개를 자르고, 부직포는 10미터로 20개를 자르면 합해서 37장이다. 제초매트와 부직포를 두 개씩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총 50개의 이랑이 있는데, 30미터가 넘는 이랑은 대략 30개 정도이므로 최대 120개의 부직포를 만들면 된다.

 

제초매트 12미터짜리 세 장을 자르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양쪽에 청테이프로 마감을 해서 올이 풀리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 내내 작업을 해야 할 모양이다. 제초매트와 부직포를 10미터 단위로 자르는 이유는 설치하고 철수하는데 편하기 위해서다. 혼자서 작업하려면 부직포 길이가 짧은 것이 좋고, 두 사람이 작업을 한다고 해도 짧은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