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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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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은 헛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도록 제어해야 한다_아들 농활단_210515 el quince de mayo el sábado_пятнадцать май Суббота 어젯밤에 ayer 우주신과 상수를 일죽 터미널에서 태워 가지고 농원으로 왔다. 중국 상점에서 산 보드카와 훈제 삼겹살로 오랜만의 만남을 축하하고 일찍 잤다 dormir - duermo. 5시 반부터 잠이 깨어서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잠을 깼다. 어머니가 준비해 주신 과일과 커피로 cafe 아침을 먹고 7시에 집을 나섰다. 예상대로 두 대의 모터로 아무리 물을 agua mineral 대도 메벼 논의 물은 찰 줄을 모른다. 나흘 동안 뜨겁게 내려 쬔 햇빛에 hace mucho sol 의해 엄청난 양이 증발한다는 이야기다. 가만히 논을 바라보았다. 어떤 기계의 도움도 받지 못한 우리 조상님들은 물지게로 이 거대한 논에 어떻게 물을 댔을까. 정말 가능했을까. 모르겠다. no se. 먼저 펌프를 끄고 급수관 상태..
몸수로서 기계 자립을 포기해서 아쉽지만 몸은 편하고 안전해졌다_210513 el trece de май el jueves_тринадцать man Четверг 몸수로서의 일생을 10년이라고 한다면 오늘은 몸수의 일생에서 아쉬운 날이다. 더 이상 논농사에서 굴삭기, 트랙터, 이앙기 작업을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굴삭기는 1.7톤 규모로 적어도 10사람 분 이상의 일을 해낼 수 있다. 서툰 솜씨로도 3 사람의 인력을 대체할만한 기계다. 이 기계는 과원 관리나 상하수도 공사에서 요긴하게 쓰이는 장비다. 논 특히 물을 댄 논에서는 쓸 수 없는 장비다. 굴삭기 기술을 갖고 있지만 이런 수준의 굴삭기로는 기술을 발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트랙터는 10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소의 일을 대체한다고 할 수 있다. 농기계임대센터에서 빌릴 수 있는 트랙터는 밭작물이나 하우스 농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저상 트랙터다. 게다가 논 작업용 써레와 로터리는 아예 없다. 3..
해 질 무렵에는 위험 구간 작업을 해서는 안된다_210512 el doce de mayo el miércoles_двенадцать май среда 새벽에 잠을 설치는 바람에 눈을 뜨기가 어려웠으나 계획대로 7시에 일어나서 8시에 논으로 갔다. 먼저 한 시간 동안은 중간 논둑의 풀을 베었다. 아직은 풀이 성하지 않아서 예초기의 날이 잘 먹힌다. 한 시간 만에 목표한 논둑은 다 깎았다. 다시 삽을 잡는다. 한 삽 한 삽 뜨다보니 시간이 잘 간다. 1시간 반을 하고 나서 그늘에 가져다 놓은 벤치에 누워 20분을 쉬었다. 오른 팔이 약간 부담스러운 정도라서 일할 만 했다. 다시 메벼 논으로 가서 흙을 옮겼다. 처음에는 찰벼 논을 고르면서 작업을 하다가 점점 흙의 이동거리가 멀어져 가는 것이 부담이 되었다. 물 상태를 보니 메벼 논에는 물이 조금만 더 차면 될 것 같고 찰벼 논은 아직 부족했다. 아무래도 메벼 논을 먼저 작업하고, 내일 새벽부터 찰벼 논을 ..
논둑을 바르며 써레질 준비를 하다_210511 el once de mayo el martes_одиннадцать май вторник 희미한 가로등 아래 야외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는데, 수압이 너무 낮다. 혹시 펌프가 고장일까. 전원을 껐다 켜니 모터는 잘 작동한다. 샤워하는 동안에는 모터 소리를 듣지 못했다. 내일 낮에 다시 한번 살펴야겠다. 어제 오후와 마찬가지로 오후 5시 반부터 8시까지 두 시간 반을 삽질을 하고 났더니 팔다리가 얼얼하다.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로 힘든 삽질은 돈 벌며 다이어트하는 농사짓기의 백미다. 그런데도 근육이 붙지 않는 것을 보면 꾸준하지 못한 모양이다. 삽질이 끝나고 나면 아령 들기를 해서 근육을 더 만들어야 다이어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왠지 배도 더 나온 느낌이다. 메벼 논의 굴삭기 빠진 부분에 물이 한강처럼 고여 있다. 일단 흑미 논의 낮은 부분을 한 시간 반 정도 작업한 다음에 메벼 논으로 와서 ..
삽질로 논둑 바르는 것은 불가능하다_210510 el diez de mayo el lunes_десять май понедельник 어머니 요양등급 판정을 위해 공단에서 두 사람이 왔다. 등급이 나올 확률은 10%란다. 의사 소견소가 필요하다고 해서 이번 주에 병원에를 다녀와야겠다. 4시에 비가 그쳐서 논으로 갔다. 물이 잘 차오르고 있다. 지금부터는 물이 새는 곳이 없는지 논둑을 확인하고 보수해야 한다. 두 시간 동안 삽으로 논둑을 바르는데 흑미논 절반을 하고 났더니 진이 빠져서 더 이상 할 수가 없다. 물이 차오르면서 깊은 곳과 낮은 곳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지난 주에 굴삭기가 빠졌던 곳이 제일 낮다. 흙을 엄청나게 채워야 할 모양이다. 물을 대고 굴삭기 작업을 하면 훨씬 잘 작업을 할 수 있는데, 워낙 작은 굴삭기라 물을 받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 이장님이 60세 이상자들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도록 예약..
7%의 고통이 93% 성과를 잊게 한다_210505 el cinco de mayo el miércoles_пять май среда 소염진통제를 먹고 몰도바를 들으며 '내가 검찰을 그만둔 이유 / 이연주 지음'을 읽는다. 검사는 156억 원의 선물 정도는 선의로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존경하게 되었다. 156억 원. 진경준 검사님께서 넥슨의 김정주로부터 받은 비상장 주식으로 번 돈이 156억 원이고, 김정주는 뇌물이라고 했는데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친구 사이에 주고받은 것이고, 특정되지 않은 돈이기 때문에 뇌물이라고 볼 수 없다. 만세!!!!! 나도 이제라도 검사가 되어야겠다. 아니다, 그렇게 살면 안 된다. 아무리 156억 원이 크더라도. 그래도 검사님들은 정말 존경한다. 그 좋은 자리를 3년 만에 때려치우고 나온 인생 패배자 이연주 변호사의 글을 읽는다. 당신은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9시 반까지의 사..
메벼 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다_210504 el cuatro de mayo el martes_четыре май вторник 메벼 논의 빠지는 부분에 대한 처리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높은 곳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논가의 흙을 끌어다 낮은 곳을 많이 채웠다. 효과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일이 재미있어서 그런지 계속해서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찰벼 논의 작업은 배수로와 높은 곳의 흙을 옮기는 일이다. 논둑을 두드리는 일은 맨 마지막에 하려고 한다. 비가 세 차례 정도 내렸는데 지나가는 비라 큰 어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시원해서 작업하기가 좋았다. 아침을 딸기와 사과, 빵으로 해결했는데도 그리 배가 고프지는 않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11시 반에 4시간에 걸친 오전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좀 쉬자.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1시에 논으로 갔다. 메벼 논을 살짝 건드리기만 하고 바로 찰벼 논으로 갔다. 입구에서부터 흙..
논둑 작업하는데 비가 내린단다_210503 el tres de mayo el lunes_три май понедельник 3일과 4일 굴삭기를 빌려놨는데 내일 비가 온다고 한다. 10미리 이내의 적은 양이라 그냥 무시할 수 있겠다. 혹시 작업을 못할 것을 대비해 어머니 이름으로라도 다음 주에 빌려 놓으려 했더니 굴삭기 면허증이 없어서 임대가 안 된다. 부직포 작업하던 것을 하우스 창고에 옮겨두고 굴삭기를 옮길 준비를 해야겠다. 일을 제대로 끝내 놓지 않으면 이와 같이 두 번 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아니다. 아예 밭둑으로 옮겨 놓으면 두 번 일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좋다. 아침에 어머니와 요양보호사의 지원을 받는 문제를 의논했는데, 거부감이 심하시다. 거동도 불편하고 식사 준비도 힘들게 하시면서도 마음대로 살림을 하고 싶으시단다. 지켜보는 자식들은 모든 것이 불안하다. 베란다가 너무 어질러져 있고, 가스불에 냄비를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