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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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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자고 있어도 일할 만하다_210605~06 길이 밀려서 예정한 1시 반에 출발하지 못하고 5일(토) 3시에 출발해서 4시 50분에 농원에 도착했다. 어머니는 밭에 가셨는지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보니 하우스 창고 옆에서 풀을 뽑고 계셔서 몰랐다. 옷을 갈아입고 부직포를 칠 준비를 해서 밭으로 갔다. 둘이서 하니 작업이 빨랐다. 부직포를 펴고 임시 고정하는 것을 우주신이 해 주니 핀만 박아주면 된다. 풀이 많은 곳은 풀도 제거해 주니 일이 편했다. 나중에는 작업하기 쉬운 제초매트는 우주신이 작업을 하고 부직포는 내가 작업을 해서 제법 많은 이랑을 작업했다. 그래도 여전히 할 일이 많다. 하룻밤 자기로 했다. 할머니와 함께 통닭을 먹으며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다들 일에 지쳐서 조용히 밥을 먹다가 끝났다. 노동이 과하면 말이 없어진다. 참 어려운 문..
논둑 부직포를 깔다_210602 el dos de junio el miércoles_два июнь среда 찰벼 논의 물이 쫙 빠져 있었다. 두 개의 펌프를 모두 돌려 물을 댄다. 다행히 깨진 파이프가 버텨준다. 다음 주에는 무조건 파이프를 교체해야 한다. 2년 동안 친구와 같이 작업하던 일을 올해는 혼자 하려니 힘들다. 그래도 한 장 한 장 진도가 나가는 재미가 남다르다.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 돌아선 민심이 돌아올 줄 알고 마음에도 없는 생쇼를 한다. 정말로 사과하려거든 제대로 해라. 조국은 나쁜 놈이었는데 우리가 속았다고. 자기들이 실컷 이용해 먹고 나서 버렸다. 2, 30대의 마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면 군 복무 처우 개선하고, 마음에도 없는 병역의 의무는 단계별로 폐지해라. 반값 등록금은 왜 안 하냐. 국립대학이라도 약속 이행해야 하지 않냐. 젊은이들이 빚지고 사회생활 시작하는 것이 학비 때문이라..
벚나무 그늘 아래서 무릎을 쉬고 있으려니 시가 흘러 나온다_210601 el un de junio el martes_один июнь вторник 조국이 책을 냈다고 한다. 백 년 같은 2년을 살았을 것이다. 앞으로도 최소 2년은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와 부인의 건강이 허락한다면 정치를 포함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겠지만, 내가 포기하겠다. 그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이다. 그는 부당하게 탄압받으며 떳떳하게 싸워가고 있는 것으로 그의 몫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 민주주의와 진실을 위해 싸울 것이다. 그에게 법정에서 학교에서 언론에서 끊임없이 공격하는 것은 그를 지식인에서 전사로 만드는 일이다. 법정과 검찰과 언론과 지식인 집단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원래 지식인은 이 땅의 시민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역할을 해야 한다. 조국에게는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선비 정신이 있다. 조국은 딸기처럼 싱싱하고 달콤하다. 침대에서..
온통 풀이다_210531 el treinta y un de mayo el lunes_тридцать один май понедельник 날이 서늘하여 3시간 만에 밭둑의 풀을 전부 벨 수 있었다. 팔이 덜덜 떨릴 정도로 힘들기는 하지만. 개망초가 내 키를 넘어설 기세로 자라 있었다. 밭 주변의 풀들이 열심히 광합성을 해서 신선한 산소를 계속 뱉어내고 있지만 과감히 잘라 내었다. 밭고랑에 난 풀들은 어머니가 지난 일주일 동안 열심히 뽑아내신 듯하다. 2개의 짧은 이랑에 있는 긴 풀들을 손으로 뽑아 밭둑으로 던졌다. 더 풀이 자라기 전에 부직포를 덮어야 하는데, 내일과 모레 이틀 동안에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온통 풀이다. 쉬고 싶었지만 quiero descansar 앉을 곳이 없다. 밭가에도 선베드를 사다 놔야겠다.
물이 너무 차서 모가 냉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하다_210524 el veinticuatro de mayo el lunes_двадцать четыре май понедельник 스크린 골프를 때려치우면 더 이상 골프 칠 일이 jugar al golf 없었을 텐데, 동서가 당근에서 나에게 맞는 드라이버를 사서 선물했다. 그 드라이버로 공을 치니 거리도 많이 나가고 덩달아 아이언 질도 좋아진다. 거참. 또 하지 뭐. 파인비치 81. 휴일 없이 돌아다니느라 피곤했던지 점심을 먹고 30분 동안 잠에 빠졌다. 개운하다. 농원에 도착하자마자 논으로 달려가 제일 먼저 물을 돌렸다. 물이 차디 차다. 메벼 논 입구에서 먼저 삽으로 흙을 떠서 북쪽 논바닥을 메울 흙을 마음이에 실어 두었다. 모 때우기 작업을 마치고 흙을 가져다 부을 생각이었는데, 모 때우기 하느라 두 시간이 훌쩍 흘렀다. 바람이 차고 기온이 너무 떨어져서 모가 자리를 잡을지 걱정이 된다.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으며 무념무상으로..
바쁜 와중에 마을 논 모내기를 하고, 우렁이를 넣다_210520 el veinte de mayo el jueves_двадцать май Четверг 마을 논 모내기를 하는 날이다. 12분이 참석해서 이앙기로 심을 곳은 심고, 너무 깊어서 기계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은 12명이 손으로 모를 심었다. 힘드니까 그냥 놔두자고 했는데도 논은 비워두면 안 된다며 강행한 분들 덕분에 함께 일하고 났더니 기분은 좋다. 마을 일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 벌금을 주자고 한다. 벌금을 줄 것이 아니라 마을 일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수고비를 주자고 했다. 어제 오후에 공지하고 오늘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이다.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의외로 강력하다. 마을 공동체도 화합하기가 참 어렵다. 덕분에 일을 못했다. 오후 1시에 우렁이 31kg을 받아왔다. 일 잘하는 어린 우렁이로 꽤 많이 담아 놓으셨다. 흑미 논에서부터 조금씩 뿌려 나갔다. 한 시간이 넘게..
모내기를 끝내다_210519 el diecinueve de mayo el miércoles_девятнадцать май среда 2021년 모내기를 끝냈다. 이제 물을 대고 우렁이 철망을 치고, 모 때우기를 해야 한다. 하루 정도면 끝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메벼 65판과 찰벼 50판을 주문했는데, 내년에는 메벼 60판과 찰벼 45판이면 충분하겠다. 몸수로서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모내기를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소농을 살리는 정책들이 집행되면 제대로 된 기계들을 빌려서 깔끔하게 모내기를 끝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농민기본소득을 시행하지 않으면 농촌의 농부들은 사라진다. 소농을 살려야 농사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농부가 성장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국민은 좀 줄어도 크게 지장이 없지만 농부가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고 도와주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나가자..
소농들의 설 자리가 없다_210518 el dieciocho de mayo el lunes_восемнадцать май понедельник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주말에 광주에 참배를 갈 계획이다. 친구 두 명이 함께 참배하기로 해서 더욱 든든하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광주의 오월 영령들에게 큰 빚을 졌다. 그분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과 애국심을 본받고 계승해야 한다. 광주 5 18 기념 공원에 가서 참담한 이야기를 들었다. 1980년 5 18 당시에 총상을 입고도 살아남은 어린 학생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 중 몇몇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어린 나이에 총상을 입고 잘려나간 다리가 자꾸만 자라나서 매 2년마다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아야 했다고 한다. 어린 그들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결국. 어떻게 이 원한을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어제 선배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고 11시 반에 음성에 도착했다. 8시 반에 간신히 눈을 뜨고 9시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