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논 모내기를 하는 날이다. 12분이 참석해서 이앙기로 심을 곳은 심고, 너무 깊어서 기계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은 12명이 손으로 모를 심었다. 힘드니까 그냥 놔두자고 했는데도 논은 비워두면 안 된다며 강행한 분들 덕분에 함께 일하고 났더니 기분은 좋다. 마을 일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 벌금을 주자고 한다. 벌금을 줄 것이 아니라 마을 일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수고비를 주자고 했다. 어제 오후에 공지하고 오늘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이다.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의외로 강력하다. 마을 공동체도 화합하기가 참 어렵다.
덕분에 일을 못했다. 오후 1시에 우렁이 31kg을 받아왔다. 일 잘하는 어린 우렁이로 꽤 많이 담아 놓으셨다. 흑미 논에서부터 조금씩 뿌려 나갔다.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잠깐 쉬다가 찰벼 논의 모 때우기를 했다. 일은 힘들지만 모 때우기는 하고 나면 금방 표가 나서 좋다. 메벼 논의 물이 너무 많아서 물에 잠긴 모가 너무 많다. 물을 빼기로 했다. 우렁이를 넣을 정도로 물이 충분하게 차 있으니 웬만큼 빼도 괜찮을 것이다. 일단 모가 살아야 우렁이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9시간을 일했다. 무릎과 허리가 묵직해진다. 아직도 뒷정리할 일은 많지만 철수하기로 했다. 다음 중에 하자. 어머니는 참깨를 다시 심으시느라 힘들게 일하신다. 정말 쉬운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