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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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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미술관에서 보고 마시고 잠들다_230702~03 dos de julio el domingo_два Июль Воскресенье 인제의 박수근 미술관을 가려고 했는데, 다음 주까지는 일부 전시관이 휴관. 춘천의 이상원미술관으로 행로 변경. 하는 김에 미술관에서 하룻밤. 오전 열시에 부천을 출발해서 덕소역에 한시간만에 도착해서 우주신을 태우고 점심 식사는 구글 평점에 기대어 보리밥집. 맛은 깔끔해서 집밥으로 손색이 없는데, 가격이 13,000원이라서 가성비가 떨어져서 평점을 대폭 낮춘다. 직원들은 친절하다. 가평음악역에서 입주민 회의를 하는데, 공연이나 하는 줄 알고 들어갔다가 화장실만 들려 나왔다. 가평군청을 지나 춘천으로 넘어가는 10킬로의 외딴 산골을 지나야 이상원미술관이 나온다. 외지고 가파른 곳에 아슬아슬하게 자리한 느낌이다. 계곡이 흐르고 물소리가 크다. 20만원을 내고 4명의 잠자리와 미술관 관람권, 공방 체험권 2장을..
수학의 역사_지즈강_230620 veinte de junio el martes_двадцать Июнь Btophnk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낼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 끝까지 읽기는 읽되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아마도 안될 것이다. 한 번 읽어볼까, 끝까지, 제대로 이해하면서. 피보나치 수열도 실제로는 인도인이 이미 기원전에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 제1장 ] 수학의 기원 수학의 기원을 아라비아 숫자의 발명과 위치기수법에서 찾는 모양이다. '830년 아랍인들이 바그다드의 '지혜의 궁'에 이집트, 그리스, 인도의 고전을 집대성하면서 새로운 과학과 문명이 탄생하였다'고 지즈강은 말한다. 그리고 피보나치. “1202년 이탈리아의 수학자 피보나치는 당시 수학서의 결정판인 를 저술하였다. 이는 인도숫자를 유럽에 최초로 소개한 책이었다. 이 책은 첫 장부터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다음은 인도인의 9개의 숫자다. 987..
지혜는 과학의 산물인가_푸코의 진자_230618 dieciocho de junio el domingo_восемнадцать Июнь Воскресенье [ 케테르 cheter 왕관 ] 1 - 2 "나는 나 자신에게 다짐을 주었다. 힘을 내어라. 같은 것은 생각지 말라. 오로지 에서 도움을 구하라." (26쪽) science를 국내 학자 누구도 우리말로 번역하지 않았다. '과'자는 이미 고려시대 말기 과전법科田法에 흔히 사용했다. 벼를 말로 된다라는 뜻이다. 친구 다사에 의하면 science를 적절하게 표현한 단어라고 한다. 그렇더라도 지식의 독립을 위해서는 우리 말을 만들어야 한다. 일본이 번역한 말 대신에 처음에는 지학으로 바꿔봤다. 앎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지금은 셈학 -> 세막으로 다시 제안한다. 과가 재고 나누고 분류하는 것이라면, 셈하여 재고 나누고 세상을 이해한다. 셈을 정확히 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셈학에서 연음법칙을 적용해 세막으로 나아..
감자를 캐고 낮달맞이를 심다_230615~16 dieciseis de junio el viernes_шестнадцать Июнь Пятница 오늘(16일, 금) 아침은 5시에 잠이 깨고, 고양이들을 풀어주고 밥을 준 다음에 다시 드러누웠다가 6시에 일어나서 움직였다. 지난 사흘 동안 너무 열심히 움직여서 몸이 매우 피곤하다. 내가 이러니 그리미는 얼마나 힘들겠는가. 어제부터 손에 물집이 잡혀 있다. 감자를 캐러 나갔다. 다음 주가 하지인데, 우박을 맞은 이파리가 더 이상 작물 생장에 힘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일찍 캐기로 했다. 감자의 알맹이가 적당하다. 다만 이파리가 너무 싱싱해서 캐면서 마음이 약간 불안하다. 결국 이파리가 많이 마른 것과 풀들이 자라서 정리를 해 줘야 하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해서 캐기로 했다. 그렇게 캤는데도 한 시간 동안 두 바구니를 캤다. 총 4개의 이랑인데, 한 개 이랑 정도를 캤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음 주에 ..
마늘을 일찍 캐니 줄기가 살아 있어서 좋다_230613~14 el catorce de junio el miercoles_четырнадцать Июнь Среда 어제 13일(화) 천재와 카레로 점심을 먹고 그리미와 함께 농원으로 내려왔다. 그리미가 만든 바질 치아바타를 가져오지 않아서 오늘 아침에 건빵에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일을 나갔더니 9시가 넘어서자 배가 고팠다. 2시 반 경부터 집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고 3시부터 책도 읽고 바이올린도 하려고 했는데, 거참 묘하다. 아무것도 못하고 2시간을 뭉기적거리며 TV 주변을 서성이다가 저녁으로 닭죽을 두 그릇이나 먹고 일하러 나갔다.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밭 입구에 심은 매화나무 주변에 풀을 제거하고 금잔디(메리 골드)를 옮겨심기로 했다. 장난이 아니다. 둘이서 하는데도 겨우 한 그루를 정리하고 났더니 해가 뉘엿뉘엿 기운다. 한 그루를 하고 났더니 뭔가 요령이 생긴 느낌이다. 입구 쪽의 물막이 언덕과 두 번째, 세..
열흘 남짓만에 가뭄이 들다_230606~08_seis de junio martes_шесть Июнь Вторник 6일(화) 오후에 농원에 도착했다. 고추와 고구마가 물이 부족해서 피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마늘밭도 타들어 가기 시작한다. 작물들의 상태가 좋아서 호스를 전부 철거했는데, 나흘 만에 다시 설치해야 할 모양이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자. 5월 달에는 일주일 간격으로 비가 내려서 뿌리가 충분히 내렸으니 더 이상 가뭄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다. 고추밭에 진딧물 약과 영양제를 섞어서 뿌렸다. 첫 농약 살포다.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참 신기한 것은 농약을 치고 나면 확실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저 액체일 뿐인 약에 무엇이 들어있기에 진딧물이 사라지고 나방이나 나비의 알들이 사라져 버리는 것일까. 알고 보면 간단하겠지만, 왠지 알고 싶지는 않다. 약을 뿌리고 나서, 양말목 묶은 것이 풀어졌거나..
진실은 만들어지는 것이다_모악산 월출산 원림_230414~16 지난 주에 두 가지 재미있는 말을 들었다.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완전히 다른 말이었기 때문이다. 1) 진실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2) 부자는 큰 나무를 심고 즐긴다. 옛날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1) 진실은 존재하고, 거짓은 만들어진다. 2) 씨앗은 우주다. 씨앗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아름다움을 인내하며 지켜보라. 1)에 대한 기존의 내 생각은 대체로 틀렸다. 진실도 거짓도 모두 만들어진다. 행위에 의해서 만들어지지 않으면, 도대체 진실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겠는가? 우주의 진실도 관찰이라는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2)와 같은 생각으로 폭이 넓어졌다. 이사를 하고 싶은데, 첫 번째로 가고 싶은 곳이, 창경궁이나 숭인원, 북한산이나 월출산 아래 같은 잘 가꿔진 정원이 있는 곳으로..
창조는 광인 천재의 미친 짓이 아니다_메이커스 랩_230420 veinte de abril jueves_двадцать апрель Четверг "진실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짐바티스타 비코" 이 문장이 감동을 주었다. 정치나 사회 이야기라면 거짓말을 생산하고 유포하는 사람들의 헛소리라고 생각하겠지만, 인간 활동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보면, 정말로 진실은 만들어진다. 꽃이나 작물의 씨앗을 심어 가꿈으로써 농업이 아름다움과 생존을 가능하게 한다는 진실이 만들어진다. 끊임없이 추정하고 계산하고 오류를 수정해 감으로써 원리나 법칙이라는 진실을 만들어 낸다. 허블 망원경이든 제임스 웹이든 우주를 향한 관찰을 계속함으로써 우주의 진실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거짓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이 진실도 행위에 의해 만들어진다. 만들어지지 않은 진실이 어디에 있을까? 일기나 독후감을 쓰면서 또는 밭에서 일을 하면서 끊임없이 떠오르는 새로운 생각들에 대해 놀라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