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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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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천지, 제주 한라산_231219 el martes, diecinueve de diciembre_Btophnk, девятнадцать Декабрь 해물파전에 막걸리 한 잔이라면 충분히 행복하다. 버냉키의 활약을, 버냉키가 스스로 그린, 미국의 금융자본주의에는, 내가 찌르고 들어갈 헛점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버냉키에게는 책임져야 할 아무 것도 없다. 그에게는 가련한 사람이 없다. 21세기 통화정책이라는 대자본의 책을 읽다보니, 억지로 잠이 들었다. 어제 11시부터 잠자리에 들었지만, 온갖 생각이 머리를 휘감고 돌아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5시에 일어나서 김포공항으로 차를 몰았다. 그리미의 말로는 쿨쿨 잘만 자더란다. 그랬던가? 공항은 사람으로 그득하다. 활주로에 너무 작게 앉아있는 비행기를 보고 있자니, 저녀석이 과연 안전하게 우리를 데려다 줄지 걱정이 되었다. 기우였다. 눈내린 한라산을 멀리 내려다보고 있는데, 편안하다. 한라산을, 동..
[ 무등산 ] 백악기 대멸종을 부른 불의 나라_231124 el viernes, veinticuatro de noviembre_Пятница, двадцать четыре ноябрь 금요일 새벽에 일찍 출발해서 광주에서 잔 다음에 근처의 등산로를 이용할 계획이었는데, 아무래도 3시간이라는 이동시간이 힘들었다. 잠도 설치고 늦게 등산을 하게 되면, 해가 짧아서 시간에 쫓길 것도 같았다. 하룻밤 숙박비가 더 들더라도 목요일에 이동하자. 마침 5만원도 안되는 옛날식 여관이 등산로 앞에 있다. 밤사이에 요란하게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일단 숙소앞의 화순읍내로 나가서 콩나물해장국으로 아침을 먹으려 했는데, 문을 닫아서 나주곰탕집으로 들어갔다. 아직 충분히 끓여지지 않은 고기국물이라 진한 맛이 덜한것이 아쉬웠지만, 부드러운 고기를 하나가득 넣어주셔서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었다. 수만리탐방지원센터 - 장불재 - 입석대 - 서석대 - 인왕봉 - 중봉 - 중머리재 - ..
[ 휴양림 ] 축령산 자연휴양림_중생대 쥐라기의 화강암_231022 domingo, veintidos de octubre_Воскресенье, двадцать два Октябрь 우주신을 서울에 내려놓고 축령산 자연휴양림을 향해 달린다. 오전 9시 50분에 출발해서 남양주 수동면에 12시에 도착했으니, 일요일 아침에 내려주시는 주님의 축복이다. 시래기 갈치조림이 맛있어 보였는데, 1인분 22,000원. 너무 비싸다. 하나로마트에 차를 세우고 적당한 식당을 찾아 다닌 결과. 여미지. 생선구이와 솥밥. 임연수 구이와 짜글이를 주문했는데, 손님이 많아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부대찌게로 주문을 변경하였다. 2시간이나 차를 타고 와서 겨우 부대찌게. 실패없는 맛이었으나, 외식의 즐거움은 없었다. 2만원. 하나로마트까지 걸어가서 양상추와 과자를 사서 휴양림으로 갔다. 수동면은 산지까지 주택단지가 개발되어 있어서 휴양림으로 가는 맛이 나지 않았다. 삼각형 모양의 산들이 계속 연이어 있어서 ..
[치악산둘레길] 꾸엉뫼둘레길 열흘길_고행없이 어찌 깨달음과 발견의 기쁨을 얻을 수 있을까_231016 lunes, dieciseis de octubre_phohedelhnk, wectbhadchatb OktyaBpb 9시가 다 되어 일어나서 씻고 식사 준비를 했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고사리 육개장 분말을 처음으로 사용해 본다. 쌀뜨물을 받아서 국물을 내었더니 먹을만했다. 건더기가 매우 부족한 국이었지만, 우리나라를 오래 떠나 그리울 때 한포씩 쌀뜨물에 풀어 먹으면 괜찮겠다. 시원한 나주배와 주먹밥도 준비해서 아흐레길의 끝부분과 열흘길(열번째 날 걷는 길)을 연결해서 약 15km 정도를 걸을 예정이다. 열한 시가 다 되어 출발한다. 숙소인 황토방 바로 위에 숲속의 집(고라니)가 있고, 아흐레길(아홉번째 날 걷는 길)의 마지막 5km를 걸으면 열흘길과 연결된다. 아흐레길과 열흘길 총 25km 구간 중 아흐레길의 시작 2km(석동마을종점부터 보림사까지) + 열흘길 시작 3km(금대삼거리에서 구암사까지) + 마지막 5k..
[ 휴양림 ] 공립 치악산자연휴양림_꾸엉뫼둘레길 아흐레길_석동버스종점에는 버스를 한시간 기다려야 한다_231015 치악산. 국립공원누리집에는 "치악산국립공원 및 주변은 후기 고원생대 편마암류 및 화강암질 편마암류, 중생대 쥐라기 화감암류로 구성되어 있다. 치악산鴙嶽山은 한반도 구조운동의 특징을 관찰할 수 있는 좋은 지질학습장이다."라고 되어 있다. 온통 어려운 말 뿐이다. 일단 치악산의 치는 꿩이다. 악은 큰 산을 뜻한다. 아무래도 이름을 바꿔야겠다. 30대 이하의 사람들은 이빨하고 관계있는 산이냐고 물을 지경이다. 이름에서 아무 것도 느낄 수 없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면, 그 이름은 잘 설명하거나 바꿔야 한다. 한자가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제 한자를 빼고 살아야 하는 시대다. 치악산을 그대로 우리말로 번역한 '꿩큰뫼'가 좋겠지만 이것도 어감이 좋지 않아 꿩뫼 -> 꾸엉뫼로 하면 좋겠다. 한달 전에 예약을 해..
임금 광해의 유배지와 이아 전시장_231005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침대 2개로 나누어서 잠을 잤더니 같이 여행 온 느낌이 나지 않는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광해의 적소지 터를 찾아갔다. 덩그렇게 표지석이 하나 남아있고, 광해가 지었다는 칠언율시가 번역되어 있다. 한문으로 된 글을 번역하지 못한다는 것이 좀 슬픈 일이다. 우리 조상들의 오랜 기록들은 전부 한문일텐데, 제대로 배우지를 않아서 해석이 불가능하다. 안그래도 남아있는 역사기록이 너무 빈약해서 왜곡과 편견이 심할텐데. 한문은 요즘 세상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어서 배울 일이 없어졌고, 그나마 아는 글자도 점점 줄어들어 거의 머리 속 장식품이 된 듯하다. 1889년에 생겼다는 중앙 성당을 가봤더니, 그 당시의 성당은 기와집으로 지어졌었고, 지금 남아있는 성당은 1960년대 말에 새로 건축된 ..
여행의 추억, 그러나 백록담 남벽등산로 폐쇄_231004 우주신을 비행기 태워 보내고 났더니 더 쉬고 싶다. 호텔에서 뭉기적대다가, 피곤해서 그랬겠지만 10시 반이 넘어서 절물휴양림을 산책하려고 나왔다. 가는 길에 내일은 뭐하지 하다가 영실로 해서 백록담을 갈까. 그럴려면 오늘 가야지. 차를 영실등산로 주차장으로 돌렸다. 그랬더니 1시간이 걸린다. 헐, 할 수 없다. 백록담은 예약을 하지 않았으니 어차피 오르지 못할 것이다. 가다가보니 산악박물관이라고 관음사 탐방로(?)로 보이는 주차장이 보인다. 백록담을 오르려면 이곳에서 출발해야 하는 모양이다. 백록담까지는 무리가 될 것같아서, 그냥 영실로 간다. 신혼여행 마지막 날, 일찍 아침을 먹고 버스를 타고 영실주차장에서 내려서 백록담을 올라서 장관을 보았다. 그리고 어리목으로 내려왔다. 92년 10월 11일~14일..
평화는 매우 비싸서 돈이 아니라 상처가 든다_231002 lunes, dos de octubre_ Понедельник, два Октябрь 정신없이 잘 자고 일어나서 커피 한 잔과 도넛 한 개, 사과 한 개로 아침을 먹으며 강정 바다를 바라보았다. 눈앞으로 비닐하우스와 서건섬이 보이고, 바다빛은 검붉다. 해가 너무 뜨거워 테라스의 낭만을 즐기려던 계획은 포기하고, 후다닥 거실 식탁으로 돌아와 앉았다. 열 시가 다 되어 차에 올라 법환포구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걷는다. 테라스에서 바라보던 바다색은 시커매서, 정겨운 느낌이 아니었는데, 눈높이를 대폭 낮추고, 해가 남중고도를 끌어올리고 난 다음에 보이는 바다색은, 검푸르다. 게다가 광자가 파도에 부딪혀 만들어내는 수많은 파동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난다. 해군기지 공사가 마무리 되었는지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있는 구조물이 아름답다. 사람들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서, 애꿎은 젊은이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