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천지, 제주 한라산_231219 el martes, diecinueve de diciembre_Btophnk, девятнадцать Декабрь
해물파전에 막걸리 한 잔이라면 충분히 행복하다. 버냉키의 활약을, 버냉키가 스스로 그린, 미국의 금융자본주의에는, 내가 찌르고 들어갈 헛점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버냉키에게는 책임져야 할 아무 것도 없다. 그에게는 가련한 사람이 없다. 21세기 통화정책이라는 대자본의 책을 읽다보니, 억지로 잠이 들었다. 어제 11시부터 잠자리에 들었지만, 온갖 생각이 머리를 휘감고 돌아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5시에 일어나서 김포공항으로 차를 몰았다. 그리미의 말로는 쿨쿨 잘만 자더란다. 그랬던가? 공항은 사람으로 그득하다. 활주로에 너무 작게 앉아있는 비행기를 보고 있자니, 저녀석이 과연 안전하게 우리를 데려다 줄지 걱정이 되었다. 기우였다. 눈내린 한라산을 멀리 내려다보고 있는데, 편안하다. 한라산을, 동..
평화는 매우 비싸서 돈이 아니라 상처가 든다_231002 lunes, dos de octubre_ Понедельник, два Октябрь
정신없이 잘 자고 일어나서 커피 한 잔과 도넛 한 개, 사과 한 개로 아침을 먹으며 강정 바다를 바라보았다. 눈앞으로 비닐하우스와 서건섬이 보이고, 바다빛은 검붉다. 해가 너무 뜨거워 테라스의 낭만을 즐기려던 계획은 포기하고, 후다닥 거실 식탁으로 돌아와 앉았다. 열 시가 다 되어 차에 올라 법환포구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걷는다. 테라스에서 바라보던 바다색은 시커매서, 정겨운 느낌이 아니었는데, 눈높이를 대폭 낮추고, 해가 남중고도를 끌어올리고 난 다음에 보이는 바다색은, 검푸르다. 게다가 광자가 파도에 부딪혀 만들어내는 수많은 파동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난다. 해군기지 공사가 마무리 되었는지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있는 구조물이 아름답다. 사람들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서, 애꿎은 젊은이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