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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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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월이구나_140702, 수 농사일기를 충실하게 기록하려 했으나 조금만 다른 일에 집중하게 되면 일기를 쓸 여유가 없어진다. 향악단에서 장구와 북과 꽹가리를 동시에 배우고, 각각 가락을 외워야 하니 잠시도 연습을 쉴 수가 없다. 게다가 장구에서는 '기닥'이 안되고, 쇠에서는 '지갠'이나 '그랑'이 잘 되지 않아..
우박, 대단한 장관_140610, 화 6월 초순 열흘은 참으로 여유 있는 시간이었다. 청원에서 사다 넣은 우렁이 37kg이 활발하게 일을 해 주어 논의 상당부분에 풀이 거의 나지 않았다. 너무 풀이 없어서 어린 모를 먹어 버려 군데군데 논이 비어 있을 정도다. 모내기를 하고 5일째 되는 날에 기준량 보다 많은 우렁이를 넣었기..
논 김매기를 시작하다_140528~29, 수목 아침을 먹고 8시를 전후해서 논으로 나간다. 우렁이들이 제법 작업을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풀이 없는 곳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풀이 자라기 시작한 곳은 제법 많은 풀이 자라났다. 허리를 굽혀서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논바닥을 휘휘 저어 나갔다. 어린 풀들이 물 위로 떠오른다. 지금 ..
꿀을 따다_140530, 금 새벽 5시. 그리 이른 시간도 아닌데 아침잠이 많은 무일에게는 힘든 시기다. 50분 전부터 정농께서는 움직이고 계셨다. 올해는 벌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정농께서 거의 전담. 양봉은 하지 않겠다는 무일의 선언을 인정해 주셨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일은 하려고 했는데. 벌을 털어내시..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_140525, 일 모든 농부는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농부가 아닌 다른 모든 사람에게 또한 위로가 되어야 한다. 농부는 고된 노동자다. 고된 농사를 온 몸과 마음으로 받아내야 하니 위로가 필요하다. 그런데, 농사일의 고됨을 누가 가장 잘 알겠는가. 농부들이다. 그래서 농부를 진심으로 위로할 수 있는 ..
일이 참 허탈하기도 하다_140521, 수 어제 정미한 쌀을 꽁꽁 묶어서 콘테이너 창고에 넣어 두었다. 정농이 하시는 것처럼 꼼꼼하고 튼튼하게 묶지 않았는데도 손이 아프다. 정농께서는 물꼬에 칠 철망 작업을 하셨다. 물을 빼거나 장마가 왔을 때 우렁이가 떠내려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수천께서는 참깨 모종을 심고 계셨..
좀 쉬어도 될 듯하다_140515, 목 지난 3월 중순부터 숨가쁘게 달려온 봄 농사일이 끝이 났다고 봐야 할 것이다. 몇 가지 일들이 남아 있지만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들은 무사히 끝냈다. 이앙기 경운기 트랙터 관리기 등의 기계들과도 부지런히 대화를 했다. 이제 좀 쉬어도 되지 않을까. 아카시 꽃이 활짝 피어 ..
이틀째 논에서 일하다_140514, 수 아침을 일찍이 먹고 논으로 갔다. 세 식구 모두 논으로 달려 갔다. 정농께서는 모터를 수리하시고 달려 드시고 수천은 흑미논, 무일은 큰논에 이어서 작은 논으로 갔다. 물이 깊은 곳은 흙을 끌어 와야 하는데 모가 심어져 있어서 발걸음조차 옮기기가 쉽지 않다. 겨우겨우 한 줌의 흙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