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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꿀벌 이야기

꿀을 따다_140530, 금

새벽 5시. 그리 이른 시간도 아닌데 아침잠이 많은 무일에게는 힘든 시기다. 50분 전부터 정농께서는 움직이고 계셨다. 올해는 벌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정농께서 거의 전담. 양봉은 하지 않겠다는 무일의 선언을 인정해 주셨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일은 하려고 했는데.


벌을 털어내시는 정농의 옆에서 쑥연기를 피워 드리고 벌들이 공격하지 않도록 방어해 드리면서 꿀이 가득 찬 벌집을 옮기는 작업을 했다. 날이 시원해서 일을 하기는 편안했다. 아카시아꽃이 피는 동안에 비가 내리지 않았고, 그 전후로 비가 적당하게 와 주어서 생각대로 꿀의 상태가 매우 좋았다. 완전하게 밀봉을 해 놓은 벌집들이 대부분이었다. 날이 가물어 고구마는 많이 말라 죽었는데 벌들은 양식을 잘 모아 두었다.


컨테이너 안에서 4시간에 걸친 꿀따기 작업을 했다. 언제나처럼 가장 힘들고 더우면서 재미있는 작업이다. 벌만 잘 만들었으면 60병도 만들었을 상태지만 무일의 비협조로 벌상태를 키우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그러고 보니 농업대학과 향악단 때문에 계속해서 오후와 저녁시간을 비우게 되어 더욱 벌일을 할 수가 없었다.


정농께서는 예상 보다 많이 나온 꿀을 보시면 흐뭇해 하셨고, 꿀의 상태도 예년만큼 훌륭해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 기분좋게 공부방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에어컨을 가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