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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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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듯 판에 박힌 일상의 행복_150922 C603 땅콩을 다 거두고 나서 아직도 땅콩밭에는 일이 남아있다. 까치들이 침입 못하게 쳐둔 그물을 걷어내고, 이랑에 풀 나지 말라고 깔아놓은 부직포를 거둬야 하며, 마지막으로 두둑에 깔아 놓은 비닐도 흙과 풀을 일일이 처리하고 거둬서 버려야 한다. 첫번째 작업인 그물 걷는 작업을 오늘 ..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_150921 C604 오늘은 출근을 하면서 한껏 여유를 부렸다. 안양천 입구의 멋진 코스모스 밭에서 사진을 찍고, 도시의 가을 하늘을 즐기기 위해 자전거를 세우고 차를 마시기도 하고, 몸이 피곤한 듯 하면 정자에 누워서 잠깐 눈을 붙이고 졸기도 했다. 그 시간들이 불과 5분 남짓이었지만 용인 보정역까..
크로아티아 여행 바이블 1_오동석_150911~150930 발칸반도는 화약고였다. 여행 프로그램 하나가 우리의 이런 생각을 경치가 아름다운 천국으로 바꿔 놓아 버렸다. 그런데 이미 그곳에서 많은 여행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있었다. 지난 십여 년을 이런 사람들의 뒤를 쫓아다니며 여행을 하는데 정말로 끝도 없다. 오동석도 그런 사람의 하..
지루한 평화, 그것이 최상의 상태다_150920 C 605 아직도 피로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는지 두 시간 정도 외출하고 돌아왔더니 너무 피곤해서 저녁 먹고 한 시간을 쓰러져 잤다. 아무래도 쌍화탕 먹고 푸욱 자야 피로가 완전히 풀리려는 모양이다.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는 황제의 이야기를 쓰려고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네르바..
차안에서 쭈그리고 자는 것도 추억이다_150919 C 606 네 개의 공연을 위해 거의 두 달 동안 주 1회 이상 공연 연습을 하느라 발바닥과 무릎이 뻐근하다. 출퇴근은 물론이고 연습하러 이동하는 것도 계속해서 자전거를 탔더니 어느 덧 3,170km를 탔어. 그러니 무릎이 더 아프지. 몸살 감기가 걸릴까봐 매우 걱정을 했는데, 추위에 대한 알러지성 ..
귀여운 자식이 야스쿠니 신사에서 신으로 받들어지는 영광을 누리기를_150919, 토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않으며, 오얏나무 아래서는 관을 고쳐 쓰지 않는다(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오얏나무(李)는 자두나무, 履는 신발 또는 밟다라는 뜻. 요즘 오이는 사다리같은 틀에 고정된 그물을 따라 위로 올라가서 자라기 때문에 이런 오해는 없을 듯. 자두나무는 벚꽃이나 ..
시간은 없는 것이 아니다_150918 C 607 전용 자전거길의 코스모스밭이 장관이라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오늘까지 무려 여섯 번을 지나는 동안 결국은 성공하지 못했다. 한 번은 생각했다가 잊어 먹었고 세 번은 약속 시간에 맞추느라고, 나머지 두 번은 지친 몸이 그냥 눈으로만 즐기자고 해서. 자전거를 세우고, 배낭을 열..
까치들아 올해는 이민갔니_150917 C608 오늘 정말 오랜만에 땅콩을 캔다. 작년에 까치들에게 전멸당해서 제대로 수확을 못했는데, 올해는 그물을 제 때 씌우고 제초도 원활하게 되고, 적당히 가물어서 땅이 모래흙처럼 변해서 풍작이 들었나 보다. 한 포기 한 포기 캐서 따는데, 한 포기에 거의 서른 개 이상의 땅콩이 열렸지. 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