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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두바퀴 이야기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_150921 C604

오늘은 출근을 하면서 한껏 여유를 부렸다. 안양천 입구의 멋진 코스모스 밭에서 사진을 찍고, 도시의 가을 하늘을 즐기기 위해 자전거를 세우고 차를 마시기도 하고, 몸이 피곤한 듯 하면 정자에 누워서 잠깐 눈을 붙이고 졸기도 했다. 그 시간들이 불과 5분 남짓이었지만 용인 보정역까지 도착하는데는 30분 정도 더 걸렸다. 나를 위해서 그 정도 시간의 여유는 부려도 될 것이다. 목표를 정하고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좋다. 그런 정량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 이외에도 나의 여유로운 생활을 목표로 소모해야 하는 시간도 있어야 하고, 그 시간은 더 느리게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겠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습관처럼 효율을 쫓게 되니 매우 주의해야겠다. 이제 시작했으니 앞으로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She wanted to take all the fat off backs of her thighs. thigh[θai]로 발음, 허벅지.

 

오늘도 여전히 몸이 피곤해서 헤르메스에 의지해서 서서히 왔더니 허벅지 근육 운동은 전혀 안된다. 중년의 아주머니들이 타는 자전거들이 내 앞을 휙휙 지나쳐 간다. 무슨 이유가 있겠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속도가 나지 않도록 제어된 전기자전거를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타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 국회에서 공청회를 갖고 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는데, 몇 년 째 변화가 없는 것을 보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제 한강에는 전기 모터로 달리는 퀵보드, 스케이트 보드 등등 수많은 탈 것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것들의 속도가 오히려 헤르메스보다 빠르다. 법이 너무 앞서도 문제지만 너무 늦어서도 안되니 이제 현실에 맞게 수정되어야 할텐데.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살자, 아들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