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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귀여운 자식이 야스쿠니 신사에서 신으로 받들어지는 영광을 누리기를_150919, 토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않으며, 오얏나무 아래서는 관을 고쳐 쓰지 않는다(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오얏나무(李)는 자두나무, 履는 신발 또는 밟다라는 뜻. 요즘 오이는 사다리같은 틀에 고정된 그물을 따라 위로 올라가서 자라기 때문에 이런 오해는 없을 듯. 자두나무는 벚꽃이나 배꽃과도 유사하고 꽃 크기가 조금 크다.

 

김무성의 아버지 김용주가 일제시대 때 경북도의원을 하면서 일제에 군용비행기를 헌납하기 위해 모금을 한 것은 물론, 조선인에 대한 징병제에 찬성하면서 "앞으로 징병을 보낼 반도의 부모로서 나라의 창조신께 기뻐하며 바치는 마음가짐과 귀여운 자식이 호국의 신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신으로 받들어 모시어질 그 영광을 충분히 인식"한다고 했다 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연좌제에 반대하여 부모가 친일을 했더라도 친지나 자손에게 해가 되지 않아야 하지만, 자식들이 김무성과 같이 친일행적을 미화하고 왜곡할 경우에는 이를 검증하고 진실을 밝힌다고 했다. 군대에 간 자식들이 국민의 군대, 시민의 군대에서 정당한 대접을 받으며 사기충천해서 군생활을 잘 마치고 돌아오기를 모든 부모들이 바랄텐데, 집권여당의 대표가 이런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부모에 대한 이야기라도 거짓을 말하고, 부모의 잘못을 대신 사죄하지는 못할 망정 반민족 행위를 왜곡미화한 것은,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보여준 셈이다.


자두나무 아래서의 행위는 단순한 오해지만, 그것도 잘못이니 경계하라고 한 옛사람들의 말은 한국의 정치인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말이다. 새누리당의 당대표와 같은 큰 인물이 되려면 후안무치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정치적으로는 반민족 행위자들의 roll-back이라고나 할까.

 

일제시대와 625전쟁은 우리 민족에게는 비극이다. 일제시대에 친일을 한 사람은 두려워서, 명예와 권력과 돈이 탐나서, 내선일체가 영원할 줄 알고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친일까지는 그래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문제는 친일에 이어 반민족 행위가 이어질 경우이다. 우리 민족의 자식들을 일제의 총알받이용 병사로 징병을 보내라거나 우리 민족이 굶고 있는데 돈을 내어 전쟁 수행에 필요한 일제의 무기를 사라고 부추기는 행위는 정말로 용서받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