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1382)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_221109 el nueve de noviembre_девять ноябрь 뭘 좀 알았으면 좋겠다. 생각이나 느낌을 한 마디로 잘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잘 정리된 순간과 주제들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정리된 내용을 반복해서 외우거나 말하지 않으면 금방 잊히지만, 정리된 순간만은 즐겁다. 정리를 할 수 있으려면, 뭘 좀 알아야 한다. 인류 역사에서 내가 평가하기에 가장 중요한 일들을 수행한 현인들이 돌아가신 해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친구사이(7942)에 빨리팔고(8289) 들어가자. 1) 7942 : (42) 1642년에 갈릴레오가 죽고 뉴턴이 태어났다 / (79) 1879년에 맥스웰이 죽고, 아인슈타인이 태어났다. 2) 8289 : (89) BC 480년경에 부처와 공자가 죽고, BC 399년에 소크라테스가 죽고 / (82) BC 289년에 맹자가.. 10.29 참사가 잘 잊혀지고 있다_1109 el nueve de noviembre el miércoles_девять ноябрь Среда 10.29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열흘이 지났다. 그 끔찍한 사고가 별다른 고통 없이 내 머릿속에서 잘 잊히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잘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가슴속에 깊은 상처를 주는 일들을 이렇게 처리해 간다면, 국민 전체가 세월호 참사 때와 같은 고통을 받지 않을 것이다. 1) 근조리본을 뒤집어 단다 : 근조謹弔라는 글자가 어려운 한자로 쓰여 있어서 제대로 읽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검정 바탕에 하얀 글씨로 쓰여 있어서 누군가가 죽었다는 분명한 표시가 되고 있다. 그런데, 글씨 없이 그냥 리본만을 달게 되니, 리본의 주목도도 떨어지고, 누군가가 죽었다는 생각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참사의 고통을 잊기 위해서는 적절한 방법이다. 2) 분향소에 사진이나 위패를 모시지 않는다 : 조문을.. 다리를 절뚝이며 춘천역에서 백양리역까지_221107 el siete de noviembre el lunes_Семь ноябрь Понедельник 지난 4일(금)에 친구들이 내려와 내가 2주 동안 해야 할 일을 하루만에 해 주었다. 오늘 내가 춘천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이유다. 유상이의 망가진 몸을 회복시켜준 아름다운 길이란다. 친구를 살린 길이니 더 아름답지 않은가. 10.29 참사에 이어 지난밤에는 영등포역에서 기차 탈선 사고가 일어났다. 다구에게 연락을 했더니 대구에서 KTX가 정상 출발했다고 한다. 유상이가 열심히 상황을 파악해서, 자유롭게 운신 가능한 우리 셋이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역곡에서 한참 여유 있게 전철을 탔는데도, 사고 소식을 받지 못하고 밀려드는 인파 때문에 용산역에 9시 55분에 간신히 도착했다. '청춘'은 사전 통보도 없이 사고 여파로 15분이나 지연 출발을 한단다. 잘 올라오던 다구는 영등포역에서 한 시간째 발이 묶.. 친구들 덕분에 비닐과 부직포를 모두 걷다, 잘못은 없다 선택할 뿐이다_221104 el cuatro de noviembre el viernes_четыре ноябрь Пятница 고구마 크림수프를 끓여 아침을 먹고 9시가 못되어 밭으로 나갔다. 다구가 부직포를 걷고 나가면, 나는 비닐을 걷어 정리했다. 한 줄 한 줄 처리해 나갔다. 오랜만의 작업이라 다구가 힘들어했지만, 다구의 작업 속도를 따라가는 나는 여전히 버겁다. 한 줄만 더 하고 끝내자, 이것까지만 하다가 끝내자, 이러다가는 일을 끝낼 수가 없겠다. 다구의 부직포 걷기가 끝났을 때, 나의 비닐 걷기 작업을 중단했다. 일을 끝낼 수 있었다. 12시가 다 되어 절반 넘게 일을 끝냈고, 오후에도 작업을 해야 하니 좀 쉬기로 했다. 시원하게 씻고 막걸리 한 잔을 하고 있었더니 친구들이 내려왔다. 고기를 구워 점심을 먹으며 술도 한 잔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3시가 다 되어 밭으로 갔다. 일을 하며 다구로부터 들은 최고의 말, '..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며_221102 우리는 망각의 강을 레테라 부른다. 레테는, 그리스 신화 속의 망각의 여신이자 강이다. 사람이 죽으면, 하데스 hades (그리스어 : 아디스 άδης)가 지배하는 지하세계로 가면서 건너야 하는 다섯 개의 강 중 하나이다. 죽은 자는 지하세계로 가면서 레테의 강물을 마시게 되는데, 이승에서의 모든 기억이 사라지고 번뇌를 잊는다. 하데스로 가는 다섯 개의 강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상징한다. 고통과 탄식, 분노와 절망을 넘어서 망각을 통해 평화의 안식을 얻는다. 죽은 자는. 1) 고통의 강 : 애커론 Acheron 2) 탄식의 강 : 코싸이터스 Cocytus 3) 분노의 강 : 플레그쓴 Phlegethon 4) 절망의 강 : 스틱스 Styx 5) 망각의 강 : 리씨 Lethe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 .. 마늘밭 비닐 씌우기도 마음에 들고, 들깨도 제법 많이 나왔다_221025 el veinticinco de octubre el martes_двадцать пять октябрь Вторник 9시 반에 밭으로 가서 관리기를 돌렸다. 앞바퀴를 최대한 끌어올려서 관리기의 로터리 날이 충분히 땅을 파헤치도록 조정했다. 잘 되는 듯하다가 안 된다. 원인은, 고정한 앞바퀴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다시 내려와서, 로터리 날의 작동을 방해했다. 앞바퀴가 아예 저항을 못하도록 끌어올렸다. 기계가 로터리 날의 회전 속도대로 엄청난 속도로 나를 밀어붙인다. 비로소 깨달았다. 적당한 높이에서 최대로 끌어올려야 기계가 제대로 작동한다. 작년에도 이렇게 열심히 갈았는데, 마늘을 심다보니 제대로 갈리지 않은 땅도 있었다. 이번에는 그런 부분이 없도록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평가는 마늘 심을 때 이루어질 것이다. [ 마늘 심을 때 보니 완벽하게 작업이 이루어졌다. ] 2시간이 걸렸다. 마음 같아서는 평탄 작업까지 끝내.. 온화한 말투와 맑은 정신으로 대화하는 법을 배우다_221022~24_el veinticuatro de octubre el lunes_двадцать четыре октябрь Понедельник 지난 금요일 저녁에는 오랜만에 친구와 선배 네 분이 농활을 오셨다. 오시기는 오셨는데, 농활이 아니라 놀러 온 것이라 실컷 놀다 가셨다. 선배 한 분은 코로나와 대상포진으로 올 봄 수개월 동안에 큰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동기는 나무가지에 눈이 찔려서 체력이 정상이 아니었다. 연어 회와 삼계탕으로 저녁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거웠다. 그동안 몰랐던 놀라운 소식도 들었다. 토요일 아침은 오뚜기 크림 스프에 고구마를 썰어넣어 먹었다. 세 사람을 떠나 보내고, 4년 선배와 둘이 들깨 베어놓은 것을 두 시간에 걸쳐 천천히 옮기면서 새참을 먹었다. 도리깨질을 해 보지 않으셨다고 해서 시범을 보여 드리고 잠깐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골에 사시는 외삼촌 댁을 방문하면, 너는 노래나 하라고 해.. 리버 타운_양쯔강에서 보낸 2년_221015 el quince de octubre el sabado_пятнадцать октябрь Суббота 중국과 동남아, 인도라는 거대하면서도 부담이 없는 나라들을 여행할 기회가 점점 사라지지 않을까 불안하다. 특히 중국이 그렇다. 비용이 올라갈수록 여행은 편안해질테니, 그리미에게는 잘 된 일이다. 1위안이 200원이 넘었으니 170원에 다녀온 때를 생각해 보면, 17%가 비싸졌다. 인당 100만원이면 충분했던 3주 여행비가 117만원으로 오른 것이다. "산이랑 물을 끼고 있는 곳은 어디나 여자들이 예뻐요. (중략) 가끔 성격이 고약할 때가 있어요. (중략) 그게 다 워낙 덥고, 또 산이 옆에 있기 때문이에요. 나는 층층이 진 산등성을 보면서 이 사람들이 땅을 어떻게 변모시켰는지, 그것을 어떻게 현기증 나는 계단 논으로 길들였는지에 주목했지만, 중국인들은 사람을 관찰하면서 땅이 사람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봤..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17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