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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_221109 el nueve de noviembre_девять ноябрь

뭘 좀 알았으면 좋겠다.

 

생각이나 느낌을 한 마디로 잘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잘 정리된 순간과 주제들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정리된 내용을 반복해서 외우거나 말하지 않으면 금방 잊히지만, 정리된 순간만은 즐겁다. 정리를 할 수 있으려면, 뭘 좀 알아야 한다.

 

인류 역사에서 내가 평가하기에 가장 중요한 일들을 수행한 현인들이 돌아가신 해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친구사이(7942)에 빨리팔고(8289) 들어가자.

 

1) 7942 : (42) 1642년에 갈릴레오가 죽고 뉴턴이 태어났다 / (79) 1879년에 맥스웰이 죽고, 아인슈타인이 태어났다.

2) 8289 : (89) BC 480년경에 부처와 공자가 죽고, BC 399년에 소크라테스가 죽고 / (82) BC 289년에 맹자가 죽고, BC 323년에 알렉산더가 죽는다.

 

1-1) 갈릴레오는 지동설을 증명해 냄으로써 과학을 "신의 이름을 더럽힌 자들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켰다.

1-2) 뉴턴은 중력을 발견하고, 우주가 중력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1-3) 맥스웰이 전기력과 자기력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정식을 만들어내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전자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했다.

1-4) 아인슈타인은 시공간이 하나라는 것을 증명하고, 중력장 방정식을 통해 내비게이션을 완성시키게 했다.

 

2-1) 부처는 죽은 해는 공자와 비슷한데, 80년을 살았다. 모든 생명은 계급이 없이 동등하며, 누구나 공부하여 깨달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2-2) 공자는 70년을 살았기에 부처를 형이라 해도 된다. 학문을 집대성하여 정리했고 제자들을 무수히 양성하여, 교육과 철학의 원조가 되었다.

2-3) 소크라테스는 70년을 살았고, 영원한 진리는 없고, 우리는 모두 편견과 잘못된 지식에 사로잡혀 살고 있음을 알려 주었다.

2-4) 맹자는 알렉산더보다 형이며, 80까지 살면서 정치 철학을 제대로 정리해 두었다. 인의예지와 역성혁명을 잘 정리해 주셔서 늘 고맙게 생각한다. 인仁 측은지심惻隱之心 / 의義 수오지심羞惡之心 / 예禮 사양지심辭讓之心 / 지知 시비지심是非之心 / 역성혁명 : 여민동락하지 않는 군주(정치가, 권력가, 자본가)는 왕이 아니라 도적에 불과하다.

2-5) 알렉산더는 323년에 33세의 나이로 죽었다. 페르시아와 아시아에 핍박을 받던 그리스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었으며, 스승인 아리스토텔레스가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헬레니즘 문화를 통해 문화와 인종, 종교의 융합, 세계시민의 개념을 만들어냈다.

 

[ 1.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

 

"시간 판단은 언제나 동시성의 판단으로 귀결된다. “만약 내가 ‘기차가 여기에 7시에 도착한다’라고 말한다면, 이는 ‘내 시곗바늘이 정확히 7을 가리키는 것과 기차의 도착이 동시적인 사건’이라는 뜻”이라고 아인슈타인은 6월 논문에 썼다.” (3%)

 

시간에 대한 이 설명을 동어반복에 A는 A다라고 주장하는 듯한 이 묘한 설명을, 박문호가 간단히 정리한다. 단순해서 멋지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을, '시계로 재는 것'이라고 했다"

 

"서로 다른 관찰자들이 시간을 상이한 방식으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나누므로, 따라서 모든 순간은 동일한 실재성을 갖고서 공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1.5억 km = 1AU다. 빛이 초당 30만 km를 이동하므로, 태양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500초 = 8.333분이 걸린다. 태양 바로 옆에 사는 사람이, 자신의 하트를 내게 보내면, 정확히 500초 후에 내가 그의 하트를 본다. 하트를 본 즉시 내가 다시 하트의 답을 보내면, 다시 정확하게 8.333분 후에 그가 내 하트를 받아볼 수 있다.

 

이게 재미있다. 우주 공간에서는 내가 그로부터 "하트를 받은 순간"과 "하트를 보내고 나서 음악을 듣고 있는 그"가 동시에 존재한다. 즉, "500초 전의 하트를 보낸 그"와 "음악을 듣고 있는 그"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의 과거와 현재가, 또는 그의 미래와 현재가 동시에 존재한다. 놀랍다.

 

"서로 다른 관찰자들이 시간을 상이한 방식으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나누므로, 따라서 모든 순간은 동일한 실재성을 갖고서 공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략 / 아인슈타인은 편지에서) “물리학을 믿는 우리로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구분이 환영일 뿐이건만, 고집스럽게 쉽게 사라지진 않습니다.” (3~5%)

 

아인슈타인과 괴델은 시간에 대해 비슷한 결론을 공유했다. 인생의 마지막을 프린스턴에서 함께 보낸 그들은, 별일 없이 겸손했다. 그들이 연구한 것에 대한 보답으로, 세상이 베풀어준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을 감사해하면서. 이들에게 세상이 좀 더 무관심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자유와 비밀과 고난의 공간에서 뭔가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았을까. 

 

“(괴델은) 어떤 것을 아무리 확신해도 옳음을 증명할 확실한 방법이 없는 한 논쟁을 벌이려 하지 않았다. (중략) 아인슈타인은 1955년 3월에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제 필생의 연구에 쏟아지는 과도한 존경이 저를 아주 불편하게 만듭니다. 나 자신이 어쩌다 보니 사기꾼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3~5%)

 

[ 2. 시간은 거대한 환영에 불과한 것일까? ]

 

어쨌든 시간은 무엇일까? 뭐라고 답변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거부할 수도, 되돌릴 수도 없게 우리는 초당 1초의 엄격한 비율로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6%)고 답변해도 시간은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

 

일단 시간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빅뱅과 함께 탄생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래, 그러면 빅뱅 이전의 시간에는 무엇이 있는데? 어리석은 질문은 하지 말라고, 호킹이 답한다.

 

“호킹은 빅뱅 이전에 무엇이 있었냐고 묻는 것은 마치 북극점의 북쪽이 어디냐고 묻는 것만큼이나 어리석다고 했다.” (6%)

 

시작점에 서 있는데, 어디에서 출발하느냐고 묻지 말자. 빅뱅과 함께 시간이 탄생했고, 우주 공간이 계속 빛의 속도보다 빨리 팽창하고 있다면, 그러면 지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만약 이 팽창이 영원히 계속된다면, (중략) 별은 다 타버릴 것이고, 블랙홀은 증발해버릴 것이며, 원자와 아원자 구성 요소들도 붕괴할 것이다. 머나먼 미래에는 남은 입자들(주로 광자와 뉴트리노들)이 텅 빈 허공 속으로 흩어져, 서로 너무 멀어지는 바람에 더 이상 상호작용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공간은 ‘진공 에너지’의 미미한 흔적 말고는 텅 비게 될 것이다. 하지만 거의 무無 상태인 그러한 미래의 황무지에서도 시간은 갈 것이다.” (6%)

 

정말로 시간은 영원하다고. 아니다. 영원히 팽창하던 힘이 다시 축소하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빅뱅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나는 '빅 크런치 big crunch'다. 빅뱅으로 팽창하던 지구가 완전히 축소되어 버리면, 아무것도 남지 않고, 시간은 사라져 버린다.

 

시간은 우리의 뇌가 기억하는 "어떤 순간의 느낌"이다.

 

“우리가 의식하는 지금–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표현에 의하면 ‘그럴듯한 현재’–은 사실 약 3초의 간격이다. 바로 그 기간 동안 우리의 뇌는 도착하는 감각 데이터를 짜 맞추어서 통일된 경험을 만들어낸다. 또한 분명 기억의 본질은 우리가 시간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과 상당히 연관되어 있다.” (7%)

 

차라리 어느 카페 화장실에서 발견했다는 이 말이 더 유용한 시간의 정의가 아닐까?

 

“시간은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주는 자연의 방법이다.” (7%)

 

[ 3. 숫자 사나이 ]

 

다.

 

(to be continued like reading a testa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