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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광해의 유배지와 이아 전시장_231005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침대 2개로 나누어서 잠을 잤더니 같이 여행 온 느낌이 나지 않는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광해의 적소지 터를 찾아갔다. 덩그렇게 표지석이 하나 남아있고, 광해가 지었다는 칠언율시가 번역되어 있다. 한문으로 된 글을 번역하지 못한다는 것이 좀 슬픈 일이다. 우리 조상들의 오랜 기록들은 전부 한문일텐데, 제대로 배우지를 않아서 해석이 불가능하다. 안그래도 남아있는 역사기록이 너무 빈약해서 왜곡과 편견이 심할텐데. 한문은 요즘 세상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어서 배울 일이 없어졌고, 그나마 아는 글자도 점점 줄어들어 거의 머리 속 장식품이 된 듯하다. 1889년에 생겼다는 중앙 성당을 가봤더니, 그 당시의 성당은 기와집으로 지어졌었고, 지금 남아있는 성당은 1960년대 말에 새로 건축된 ..
나는 왜 내가 힘들까_마크 리어리_231006 viernes, seis de octubre_Пятница, шесть Октябрь 자아는 몸과 기억이 결합된 상태이다. 그런데, 자아를 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내외부의 자극에 대한 자연스런 반응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초기 인류가 자기고찰 능력 없이도 잘 살았을 것임을 보여주는 또다른 증거가 오늘날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나타난다. (중략) 사람들은 하루 중 대부분을 자아를 끄고 자동모드를 켜둔 채로 살아간다. 자아 없이도 운전하고 말할 수 있을 뿐아니라 먹고, 읽고, 텔레비전을 보고, 음악을 듣고, 운동을 하고, 사랑을 나누는 등 수많은 활동을 할 수 있다." (46~7쪽) dk
여행의 추억, 그러나 백록담 남벽등산로 폐쇄_231004 우주신을 비행기 태워 보내고 났더니 더 쉬고 싶다. 호텔에서 뭉기적대다가, 피곤해서 그랬겠지만 10시 반이 넘어서 절물휴양림을 산책하려고 나왔다. 가는 길에 내일은 뭐하지 하다가 영실로 해서 백록담을 갈까. 그럴려면 오늘 가야지. 차를 영실등산로 주차장으로 돌렸다. 그랬더니 1시간이 걸린다. 헐, 할 수 없다. 백록담은 예약을 하지 않았으니 어차피 오르지 못할 것이다. 가다가보니 산악박물관이라고 관음사 탐방로(?)로 보이는 주차장이 보인다. 백록담을 오르려면 이곳에서 출발해야 하는 모양이다. 백록담까지는 무리가 될 것같아서, 그냥 영실로 간다. 신혼여행 마지막 날, 일찍 아침을 먹고 버스를 타고 영실주차장에서 내려서 백록담을 올라서 장관을 보았다. 그리고 어리목으로 내려왔다. 92년 10월 11일~14일..
평화는 매우 비싸서 돈이 아니라 상처가 든다_231002 lunes, dos de octubre_ Понедельник, два Октябрь 정신없이 잘 자고 일어나서 커피 한 잔과 도넛 한 개, 사과 한 개로 아침을 먹으며 강정 바다를 바라보았다. 눈앞으로 비닐하우스와 서건섬이 보이고, 바다빛은 검붉다. 해가 너무 뜨거워 테라스의 낭만을 즐기려던 계획은 포기하고, 후다닥 거실 식탁으로 돌아와 앉았다. 열 시가 다 되어 차에 올라 법환포구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걷는다. 테라스에서 바라보던 바다색은 시커매서, 정겨운 느낌이 아니었는데, 눈높이를 대폭 낮추고, 해가 남중고도를 끌어올리고 난 다음에 보이는 바다색은, 검푸르다. 게다가 광자가 파도에 부딪혀 만들어내는 수많은 파동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난다. 해군기지 공사가 마무리 되었는지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있는 구조물이 아름답다. 사람들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서, 애꿎은 젊은이들이 ..
[ 휴양림 ] 곶자왈 도립공원, 진도항에서 추자도를 거쳐 제주항으로_231001 domingo, uno de octubre_ Воскресенье, один Октябрь 근사하고 평온한 바다를 건너 이름은 들어봤어도 어디에 있는지 생각도 해보지 않은 추자도에 도착했다. 진도항(팽목항)에서 50분이 걸린다. 수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태어나서 처음 와 본 곳이 이렇게 붐빌 때마다, 세상은 넓고도 넓어 겨우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놀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섬이름은 폭풍을 피하는 후풍도에서 가래나무(추자나무)가 많아서 추자도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가래나무는 토종 산호두나무다. 호두와 비슷한 모양의 가래나무 열매는, 알멩이가 작고 쓴 맛이 나서 먹기에 좋지 않지만 지방이 풍부하다고 한다. 가래나무는 가구나 조각에 사용된다고 한다. 밤새 잠을 설쳐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지만, 8시 배를 타기 위해서는 7시 40분까지는 가야 한다. 어제 밤에 사다놓은 샌드위치 한 조각을 커..
디케의 눈물 모든 사람이 와아happy한 멋지고 평등한 여민동락-시민과 더불어 즐거움을 누리는 세상을 살고 싶지만, 사람들마다 그 기준이 다르다. 지금으로 충분하다는 사람이 많다. 그다지 많이 둘러보지 않기 때문이다. 싯다르타는 네 개의 성문을 전부 나서보고 나서, 세상은 괴로움으로 가득차 있으니 그것을 평안하게 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배를 두들기며 술 마시고 노래부르며 노예를 부리고 있으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나는, 지금 이대로가 좋다. 내가 좋으니, 주변에서 쓰레기가 썪는지 알 수가 없다. 망조가 든 나라는, '일하는 척하면서 세금으로 배 채우는, 어려운 말로 국곡투식하는 사람들의 부패'가 판을 치고, 그밑에서 떡고물을 먹으려는 사람들의 욕심 또한 활개친다. 부패한 것을 도려낼 책임은, 예나..
농원에서 진도로, 멀다_230930 sábado, treinta de septiembre_Суббота, тридцать Сентябрь 이렇게까지 시간이 걸릴 줄은 몰랐다. 오전 9시에 출발해서 진도 산소에 5시 20분에 도착했다. 어제 밤 8시에 고구마를 삶아서 잘라서 건조기에 넣었다. 참깨단을 태워서 깨끗하게 삶았는데, 건조기에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다. 일단 60도에 10시간을 했는데, 너무 말랐다. 55도에 8시간 정도로 하는 것이 좋겠다. 고구마를 캐면서 상처간 난 것들을 모아서 고구마 말랭이를 만든 것인데, 대체로 실패다. 8시에 출발하려고 했는데, 8시에 일어나는 바람에 9시에 출발했다. 아침도 먹지 못하고 고구마 말랭이만 정리하고 출발했다. 국도 구간을 제외하고, 진천에서 고속도로에 올라 선 순간부터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담양의 환벽대의 꽃무릇을 보려고 잠시 쉬고, 점심을 먹으려고 30분 정도 쉰 것을 제외하고는 두 번..
[호찌민-달랏] 걸을 수 있는 베트남을 기대한다_230926 베트남 여행을 출발하기 전에는, 쉬는 여행만 할 수 있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8박 9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생각의 변화가 일어났다. 첫번째로, 베트남 공산당의 지배가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다. 민주주의 체제는 아니겠지만, 어떤 억압도 느껴지지 않는다. 사룸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많이 만났고, 아름다운 미소로 반겨주는 어머니들도 많이 만났다. 부패는 적어지고, 자유는 더 넓어지고, 민주주의는 견고해지며, 공화주의는 깊게 뿌리내려지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 두번째로, 짙푸른 열대우림을 개척해서 걸을수 있는 베트남을 만들어야겠다. 테니스와 자전거가 인기있는 운동경기로 발전하는 것을 보면,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너무 많이 피는 담배를 끊고, 숲을 거니는 문화가 만들어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