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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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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파를 네 줄 심다_밭일은 짜증나고, 책은 재미있고_230906 miercoles, seis de septiembre_Среда, шестb сентября 풀밭은 길고, 어두워서 작업 내용은 보이지도 않고, 덥고. 밭일 하는 동안에 짜증이 날만하다. 어려운 책을 읽으면 답답하기는 해도 다른 책 읽으면 되니까 회피할 방법이 있다. 밭일은 놔 두면 되기는 하는데,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짜증이 나더라도 일을 끝내야 한다. 그래도 또 정리해야 할 것들이 조금 더 정리되었다. 6시 반에 간신히 눈을 떠서 간단하게 아침을 떼우고, 그리미와 함께 쪽파를 심는다. 어제밤에 쪽파를 심기 위해서, 고구마 줄기를 걷어 치우고, 퇴비를 뿌려 두었다. 마침 해가 넘어가고 있어서 기분좋게 가볍게 일을 끝냈다. 총 4줄의 쪽파를 심는데, 보통 8월 말에 심는 모양이다. 작년에는 마늘밭 한 귀퉁이에다가 풀만 뽑고 대충 심었더니, 싹은 잘 났는데, 병충해 때문에 거의 쪽파를 먹지 ..
고추를 건조기에 넣고 참깨를 베다_230806~07 늦었다. 참깨는 7월 30일 ~ 8월 3일 사이에 베어야 한다. 장마가 길어서 참깨의 절반이 쓰러진데다 수확도 늦어져서 말이 아니다. 누나가 내려와서 고추 3줄과 아로니아를 수확하고 올라갔다. 오후 3시에 부천에서 출발하여 5시가 조금 넘어 농원에 도착했다. 조금 쉬다가 건조기에 넣었다. 이번 고추는 왠지 질겨서 고추 꼬다리가 잘 따지지 않는다. 전지 가위로 전부 잘라내야 해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오랜만에 우주신에 쇠고기를 구워 주었다. 2등급 특수부위는 100g당 7천원인데, 오뚜기 참기름이나 우리집에서 만든 참기름에 찍어서 먹으면 맛이 좋다. 저녁을 먹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비닐하우스 청소를 시작했다. 자전거를 옮기고, 어지럽게 널린 물품들을 정리한 다음에 비닐을 가져다가 바닥에 두겹으로 깔..
고추를 따서 건조기에서 말리다_230728 veintiocho de julio viernes_ двадцать восемь Июль Пятница 26일(수) 공항에서 천재를 보내는데, 매우 허전하고 걱정스럽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살벌한 주거 환경에서 인종 차별과 언어 문제를 극복하고 잘 해낼 수 있을까?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데도 걱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기운이 쫙 빠졌다. 그런 상태에서 27일(목) 저녁에 고추를 두 줄 땄다. 지난 주에 처음 딸 떄보다는 많은 양이다. 원래 두 번째가 가장 양이 많이 나온다. 날이 더워서 이기도 하겠지만 해가 조금 남았는데, 배가 고프다. 감귤 주스를 세 컵이나 마시고 간신히 두 줄 작업을 끝냈다. 오늘 새벽 4시에 잠을 깨어 설치는 바람에 7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아침을 먹고 났더니 8시가 다 되어 간다. 두 개의 바구니를 챙겨들고 밭으로 갔다. 간밤에 비가 제법 왔는지 축축하다. 날도 흐려서..
제초매트를 자르고 고추를 따다_230720 오전 6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느라고 시간을 많이 썼다. 7시가 다 되어가자 해가 쨍하다. 어제 밤에 약을 쳤으니 오전에는 고추를 딸 수가 없다. 그늘에서 제초 매트를 자르기로 했다. 대략 15미터 길이로 잘랐다. 3시간이나 걸려서 두 개의 제초매트를 잘랐다. 아무 생각없이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 해야 한다고 마음 먹은 지 1년 여만에 일을 끝냈다. 음성에 다녀와서 푸욱 쉬다가 6시가 넘어서 밭으로 갔다. 일단 고추를 따 보았다. 보기 보다는 잘 익은 고추가 보이지 않았다. 세 줄을 땄는데도 한 바구니다. 내일 아침에 마저 따기로 했다. 배추를 심을 자리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강낭콩을 캐고 난 자리에 풀이 많지 않다. 풀을 뽑으면서 오전에 작업해 둔 제초매트를 깔았다. 제법 시간이 많이 걸린다. 8시가..
고추밭 줄을 매고 약을 치다_230719 diecinueve de julio el miércoles_ девятнадцать Июль Среда 아무리 몸수여도 농사를 계속 지으려면 기록을 해 두어야 한다. 안그러면 참고할 것이 없어서 일의 갈피를 잡기 어렵다. 지난 한 달 동안 그리미와 너무 많은 일을 하다보니 생각하는 시간을 갖지 못했고, 몸이 힘들어서 기록을 하지 못했다. 몰아서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 기록이 중요하다. el registro es importante. регистрация важна. 레기스트라찌야 바쥐나. 6시가 못되어 찌푸둥하게 일어났다. 어제 밤에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선풍기만 돌리고 그냥 잤더니, 상쾌하게 잠을 자지 못했다. 커피 한 잔과 사과 한 개를 잘라서 어머니와 나눠먹고 작업복으로 갈아 입었다. 고양이들에게 밥도 주고, 수국이 피고 있는 사진도 찍었다. 내친 김에 연꽃 사진도 찍었다. 시원한 아침의 호사다. 꽃..
감자를 캐고 낮달맞이를 심다_230615~16 dieciseis de junio el viernes_шестнадцать Июнь Пятница 오늘(16일, 금) 아침은 5시에 잠이 깨고, 고양이들을 풀어주고 밥을 준 다음에 다시 드러누웠다가 6시에 일어나서 움직였다. 지난 사흘 동안 너무 열심히 움직여서 몸이 매우 피곤하다. 내가 이러니 그리미는 얼마나 힘들겠는가. 어제부터 손에 물집이 잡혀 있다. 감자를 캐러 나갔다. 다음 주가 하지인데, 우박을 맞은 이파리가 더 이상 작물 생장에 힘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일찍 캐기로 했다. 감자의 알맹이가 적당하다. 다만 이파리가 너무 싱싱해서 캐면서 마음이 약간 불안하다. 결국 이파리가 많이 마른 것과 풀들이 자라서 정리를 해 줘야 하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해서 캐기로 했다. 그렇게 캤는데도 한 시간 동안 두 바구니를 캤다. 총 4개의 이랑인데, 한 개 이랑 정도를 캤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음 주에 ..
마늘을 일찍 캐니 줄기가 살아 있어서 좋다_230613~14 el catorce de junio el miercoles_четырнадцать Июнь Среда 어제 13일(화) 천재와 카레로 점심을 먹고 그리미와 함께 농원으로 내려왔다. 그리미가 만든 바질 치아바타를 가져오지 않아서 오늘 아침에 건빵에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일을 나갔더니 9시가 넘어서자 배가 고팠다. 2시 반 경부터 집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고 3시부터 책도 읽고 바이올린도 하려고 했는데, 거참 묘하다. 아무것도 못하고 2시간을 뭉기적거리며 TV 주변을 서성이다가 저녁으로 닭죽을 두 그릇이나 먹고 일하러 나갔다.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밭 입구에 심은 매화나무 주변에 풀을 제거하고 금잔디(메리 골드)를 옮겨심기로 했다. 장난이 아니다. 둘이서 하는데도 겨우 한 그루를 정리하고 났더니 해가 뉘엿뉘엿 기운다. 한 그루를 하고 났더니 뭔가 요령이 생긴 느낌이다. 입구 쪽의 물막이 언덕과 두 번째, 세..
열흘 남짓만에 가뭄이 들다_230606~08_seis de junio martes_шесть Июнь Вторник 6일(화) 오후에 농원에 도착했다. 고추와 고구마가 물이 부족해서 피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마늘밭도 타들어 가기 시작한다. 작물들의 상태가 좋아서 호스를 전부 철거했는데, 나흘 만에 다시 설치해야 할 모양이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자. 5월 달에는 일주일 간격으로 비가 내려서 뿌리가 충분히 내렸으니 더 이상 가뭄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다. 고추밭에 진딧물 약과 영양제를 섞어서 뿌렸다. 첫 농약 살포다.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참 신기한 것은 농약을 치고 나면 확실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저 액체일 뿐인 약에 무엇이 들어있기에 진딧물이 사라지고 나방이나 나비의 알들이 사라져 버리는 것일까. 알고 보면 간단하겠지만, 왠지 알고 싶지는 않다. 약을 뿌리고 나서, 양말목 묶은 것이 풀어졌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