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가를 시가의 70%에 근접하게 평가하겠다는 정부의지가 반영된 것인지 수년 째 계속해서 땅값이 오르고 있다. 농지 2천평에서 연매출이 천만원(쌀값 20kg = 10만원) 정도되는 것으로 해서 지가 대비 매출액을 한 번 계산해 보자. 회사 다닐 때 이런 계산 참 많이 했었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기간 동안 대지 가격은, 2016년에 39,900원/m2으로 1,200원 정도 오르고 난 이후 변동이 없다.
농지를 구입해서 첫 수확을 거둔 2003년의 지가 대비 매출액은 42.4%였는데, 2018년에는 11.5%에 지나지 않는다. 지가와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쌀값은 최초 8만원(20kg)에서 10만원(20kg)으로 한 번 오른게 전부다. 그것도 다른 농가의 쌀값에 비하면 두 배나 비싼 값이다. 결국 농지는 팔아서 그동안 한 푼도 받지 못한 인건비를 회수하고 다시 훨씬 저렴한 농지를 사서 농사를 짓는 것이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바람직한 영농이다.
인건비 회수를 위해서는 우리 농지와 주택을 원하는 최고 가격에 팔고 머나 먼 곳으로 이사해서 평당 3만원 정도 하는 저렴한 농지를 구입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식의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힘들고,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가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결국 농부의 인건비 회수는 불가능하고, 농지를 구매한 투자자금의 이자와 세금을 내고 식량을 조달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똑같은 면적에 추가 투자를 하여 비닐 하우스나 버섯 재배사를 운영하게 된다면 지가 대비 매출액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생산한 것을 먹겠다는 생각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첫 번째 생각은 얼마든지 접을 수도 있는데, 투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체력이 받쳐줄 때까지 지금과 같은 농사를 짓는 것이 최선이고, 더 이상 이 땅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함부로 귀농하지 말고, 작은 텃밭을 가꾸며 사는 곳에서 자연과 더불어 즐겁게 사는 것이 최선이다. 시골은 농사 짓지 않고도 즐겁게 살 수 있는 곳이다. 잘 기획을 한다면.
오랜만에 숫자놀이 한 번 해 보았더니 즐겁다. 좋은 오후(도브르이 진 Добрый день)
2003년(지가 추정 / 매출 800만원)
답 4,503 m2 공시지가 3,000원/m2 계 13,509,000원
전 1,630 m2 공시지가 3,300원/m2 계 5,379,000원
합 계 : 18,888,000원 지가 대비 매출(인건비 제외) : 42.4%
2015년 (매출 1,000만원)
답 4,503 m2 공시지가 10,900원/m2 계 49,082,700원
전 1,630 m2 공시지가 11,500원/m2 계 18,745,000원
합 계 : 67,827,700원 지가 대비 매출(인건비 제외) : 14.7%
2016년 (매출 1,000만원)
답 4,503 m2 공시지가 11,900원/m2 계 53,585,700원 지가 상승률 : 9.2%
전 1,630 m2 공시지가 12,000원/m2 계 19,560,000원 지가 상승률 : 4.3%
합 계 : 73,145,700원 지가 대비 매출(인건비 제외) : 13.7%
2017년 (매출 1,000만원)
답 4,503 m2 공시지가 13,000원/m2 계 58,539,000원 지가 상승률 : 9.2%
전 1,630 m2 공시지가 13,700원/m2 계 22,331,000원 지가 상승률 : 14.2%
합 계 : 80,870,000원 지가 대비 매출(인건비 제외) : 12.4%
2018년 (매출 1,000만원)
답 4,503 m2 공시지가 14,000원/m2 계 63,042,000원 지가 상승률 : 7.7%
전 1,630 m2 공시지가 14,800원/m2 계 24,124,000원 지가 상승률 : 8.0%
합 계 : 87,166,000원 지가 대비 매출(인건비 제외) :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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