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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사다 놨는데 안 쓰고 뭐하냐_180606 쓰리다

야외 샤워기의 나사 하나가 빠져서 지난 두 달 동안 사용을 못했다. 부품을 구하려고 여러 건재상과 타일 가게를 다녀왔지만 나사 부품만을 따로 팔지는 않는다 한다. 통째로 갈아야 하는데, 국산은 10만원이 넘는다. 그렇게 거의 한 달 동안 숙제로 남아 있었다.


금속 나사가 없다면 나무로 깎아서 끼우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정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으로 오후 일을 하고 돌아왔더니 샤워기가 고쳐져 있었다. 어찌된 일인가 궁금했다.


아버지께서 낮잠을 주무시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부품 사다 놨는데 고치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느냐. 누군가가 추궁을 한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창고의 서랍장에 가 보았더니 새 부품이 비닐 포장에 쌓여 잘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거참.


조상님들이 가난한 농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다 못하여 보내신 모양이다. 신묘한 기운을 받으셨다.